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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 Chun Dec 05. 2021

NFT와 메타버스 (2/2)

인터넷은 현실 생활에 필요한 기술일까 가상 생활에 필요한 기술일까? 대부분 '현실'이라고 답할 것이다. 사람들은 친구를 밖에서 만나는 시간보다 카톡이나 인스타를 통해 만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어떤 사람은 유튜브, 웨비나 활동을 통해 직장보다 많은 돈을 번다. 영향력만 따지고 보면 웹(Web)이라는 디지털 세계는 현실 생활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NFT와 메타버스 (1/2)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메타버스는 새로운 인터넷이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메타버스가 현실세계를 대체할 것이다.'라는 말은 '현실세계는 이제 필요 없다.'가 아니다. 현실에서만 가능했던 활동들이 가상현실에서 더 증폭되어 지금보다 더 나은 현실 생활을 만든다는 뜻에 가깝다. 실제 메타버스의 이름도 메타(더 높은, 초월한) + 유니버스(우주, 경험세계)의 줄임말이다.


더 나은 현실. 개방성. 투명성. 결합성.

더 나은 현실은 뭘까? 플랫폼의 제약을 받지 않고 더 쉽게 교류하고, 훨씬 개방적이며 빠르게 결합되는 형태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UFC 정찬성 선수를 예로 들어보겠다.)

Web 1.0

Web 1.0 : PC 통신. 정보 열람, 통신의 역할을 수행
- 정찬성 선수의 이름을 검색하고 전적과 경기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 의사결정권 주체 : 없다
- 매출형태 : 딱히 없었다. 정보를 올려주는 입점형 광고 정도?


Web 2.0

Web 2.0 : 사용자가 기업의 플랫폼 안에서 정보를 생산, 교류하는 커뮤티니 형태 (페이스북, 유튜브 등)
- 정찬성 선수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친구를 맺고 실시간 경기를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 의사결정권 주체 : 중앙화 플랫폼 (UFC 또는 중계 채널)
- 매출형태 : 플랫폼에서 중계한 경기 PPV, 광고 수익의 배분 (정찬성 선수의 유튜브 광고 또는 출연)

UFC를 운영하는 건 선수들과 팬이다. 나아가 운영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이들에 대한 정산은 업계 최고의 대우로 진행되지만, 이런 모든 결정은 UFC가 한다.


Web 3.0


Web 3.0 : 누구나 플랫폼 생산자로서 참여자 간의 의사결정을 통해 플랫폼이 발전하는 형태 (메타버스)
- 의사결정권 주체 : 사용자(=이미 서비스의 주체)
- 매출형태 : 참여자 누구나 인센티브를 받는다. 
- 정찬성 경기를 보는 참여자도 채널의 유입도, 매출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다. 실제 정산되는 방식은 중앙화 플랫폼이 아니라, 참여자의 의사결정을 통해 정해진다. 
- 정찬성 선수의 기여도에 따라 추가적인 PPV가 즉시 정산된다.

플랫폼을 구성하는 주체가 참여자이기 때문에 중앙 기업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참여자와 합의를 통해 배분 정책을 정할 수 있다. UFC보다 더 안 좋은 정책일 수 있지 않겠냐고?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다만 그런 플랫폼이라면 선수도 팬도 이탈하여 다른 커뮤니티를 만들 것이다. 이처럼 자생력을 가친 플랫폼이 생겨날 수 있는 인터넷이 Web3.0이다. (이 시스템 전반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Web 2.0 시대에 있는 우리는 누구나 콘탠츠 생산자가 되어 돈을 벌 수 있다. 유튜브는 사용자 간 폭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기업도 사용자도 모두가 Win-Win 하는 서비스 형태로 발전했다. 다만, 서비스 참여자에게 돈을 '정산'해주는 주체는 유튜브다. 내 콘탠츠를 기술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체도 유튜브이고, 언제든지 내 계정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유튜브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서비스가 더 확장될 수 있는 '콘탠츠' 또는 '커뮤니티'의 소유권이 기업에 있다는 특징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NFT가 나오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메타버스가 제시되고 있다.



메타버스의 생태계

웹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느낀 이유는 웹상의 활동이 현실 생활에 필요한 수익을 만들어주고, 친구 사이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는 재미있는 세상이었다. Web 3.0 시대는 이 경험이 더 '증폭'될 것이다. 특정 기업에 종속되던 서비스가 참여자 중심 형태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 Web 2.0의 정찬성 선수는 Web3.0에서 어떻게 돈을 벌까?


1.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익이 발생한다.

- 시청자는 UFC에 종속된 플랫폼이 아니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 수많은 플랫폼 사용자가 접속하여 정찬성 선수의 경기를 볼 것이다.  

- 경기가 끝나면, 중앙화 기업의 '정산'을 기다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정찬성 선수의 '지갑'으로 지급될 것이다.

- 경기와 관계없이 시청자(참여자)가 정찬성 선수를 후원할 수 있다.


2. 가상현실에서 콘탠츠 생산자의 품질은 더욱 높아진다.

- 정찬선 선수는 가상의 선수와 현실세계에 준하는 경험으로 훈련을 할 것이다.

-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피해는 없다.

- 실제 격투와 같은 수준의 훈련을 병행하면서 실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


물리적 제약은 없어진다. 다치지도 않는다. (출처 : giphy.com)


3. 가상현실에서 다양한 콘탠츠 생산이 진행된다.

- 기존보다 다양한 선수와 시합이 가능하다. (다른 체급)

- 1:1 외에 1:2 등 기존에 할 수 없던 콘탠츠 생산이 가능하다.

- 정찬성 선수의 승패를 결정하는 UFC 외에 다양한 조건을 연동한 중계 콘탠츠가 생겨날 것이다.
- 예를 들면, 승패 관련 없이 펀치 적중률에 배팅하는 서비스, 반칙, 오심을 검토하고 판별하는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다.

- 참여자는 시청자에 국한되지 않고 심판의 역할로, 플랫폼 기업의 역할에 서서 콘탠츠를 생산, 참여할 수 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까? 최근 방송 매체를 생각해보자. MBC, KBS 보다 tvN이 재밌고, 유튜버가 기획한 유튜브 콘탠츠는 더 즐겁다. 분명 같은 채널인데 참여자가 느끼는 시청각 만족도는 차원이 다르다. 기존에는 보여줄 수 없던 후원사 로고, 방송 심의에서 자유로운 대본, 좀 더 변칙적인 촬영 환경이 참여자가 공감하는 콘탠츠로 생산되었고 이는 콘탠츠의 질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특히 유튜브는 댓글과 재생산되는 콘탠츠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 (우리의 시청 기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메타버스의 본질. 더 나은 현실 세계

첫 번째, 메타버스는 '결합성'이 증폭될 것이다. 유튜브가 사라진다고 우리의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트위치라는 훌륭한 대체제가 있고 그 외 다른 형태로 서비스가 이식될 것이다. 또 유튜버와 구독자라는 끈끈한 커뮤니티는 사라지지 않는다. 메타버스는 이런 수많은 끈끈한 커뮤니티 간의 결합성을 높여 발전할 것이다.


두 번째, '투명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과거 유튜버 뒷 광고가 시장에 논란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뒷 광고가 없거나 밝히는 형태로 변화한 것처럼 시장은 커뮤니티 기반으로 참여자가 투명성을 검증, 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다. NFT는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세 번째, '상호 개방성'이 진짜 메타버스를 만들 것이다. 콘탠츠는 빠르게 다른 참여자를 통해 재생산되는 것처럼, 플랫폼 간의 개방성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리니지를 하고 디아블로를 하는 세상이 아니라 리니지와 디아블로가 결합되고 여기에 롤이 연계되는 서비스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오픈소스라는 블록체인 기술 특징을 바탕으로 이미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을 이끄는 대부분의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은 Web 2.0 세상에서 살았다. 블록체인 기술, 서비스의 특장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을 때 생겨나는 커뮤니티의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 곧, 패러다임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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