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sser panda
Jun 07. 2021
일은 적응할 때 고되기도 했지만
체력단련비를 지원해줘서 칼퇴하고
운동을 하거나 자기 계발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었다.
이 회사에서만 있을 건 아니니
나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수가 해줬던 말에 바로 이직을 생각하고 더 큰 물로 가야 할 준비를 차근차근했다.
1년은 채워야 다른 곳에 가도 신입이란 딱지는
뗄 수 있으니 1년은 버텨야 한다.
높은 집값과 작은 연봉 때문에 결혼 포기한 지대리.
지대리는 회사에 뼈를 묻을 사람이다.
무슨 일을 시켜도 무슨 소문이 돌아도
흔들리지 않고 항상 굳건하게 대표 편이다.
그나마 지대리도 친절하긴 했지만 완전한 회사 가족인지라 나처럼 이직을 생각하는 이방인과는 거리가 있었다.
사수가 나가기 전에 하도 회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편파적으로 해서 그런지 도통 정이 가지 않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도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그들과 동화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히스테리적인 과장에게도 밉보이지 않게 가끔 음료수도 갖다 주고 다른 말이 안 나오게 입막음하고 있었다.
자기 자리에 앉아 업무 시간에도 회삿돈으로 자기 먹고 싶은 간식거리를 사서 혼자 먹고 있는 꼴이라니.
그걸로도 모자라서 퇴근 1시간 전에 출출하다며
사다리 타기로 분식 내기를 건다.
조금 있으면 저녁 시간인데도 다 같이 하는데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간식을 먹다가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3킬로가 쪘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러 취미를 늘리고
분산시켜야 했다.
안 그러면 버틸 수가 없으니까.
지금 나를 위로해주는 건 술, 커피, 음악, 주식과 코인의 빨간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