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sser panda
Apr 17. 2023
부동산에서 눈을 뜨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를 했다.
주말에는 열심히 임장을 다니고
분석노트를 작성하고
반복되는 삶에 지루함을
느낄 새는 없었다.
만나는 친구들도 모두 투자이야기
아니면 할 말일 없어 애인과도
투자 이야기로 마무리되곤 했다.
ㅡ 우리 연애의 끝은 어디일까?
애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서로 만나는 친구들과 일, 사랑, 투자
이 3가지가 대화주제의 전부였다.
더 벗어날 수도 없는 도돌이표 같은
주제의 반복되는 고민의 흔적들만
남았지만 결국 결론은 없었다.
일이 끝이 없듯이 사랑도 투자도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 같이
우리 삶은 계속 됐다.
투자금을 모아 약간은 들뜬
내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모임에서 대화를 주도하는 건
나였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하기에는
하나를 이루면 자꾸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지점들이 찾아왔다.
ㅡ 이런 건가 보다.
뭔가 이뤄도 그 순간의 짧은 찰나의
만족감뿐 또 다른 고민이 불청객처럼
엄습했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게 인생이라
생각하는 순간,
그러다
나에게도 드디어 날벼락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