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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뿐인숲 Mar 26. 2021

그 무엇인가의 경계

열여덟 번 째


       


내 생각이 누군가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말도, 문자로 표현한 글도 의도대로 정확하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적당한 오해 속에 이해했다 믿을 뿐이다.     




적용한 색이 인쇄되어 나왔을 때, 의도와 다른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

모니터를 보며 조절한 색은 대부분 종이로 드러난 색과 다르다.

모니터의 방식과 잉크의 구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물로 나타날 색상의 정보 값은 이미 정해져 있어

마음속에 떠올린 그 값을 입력해주어야 

그 색이 구현된 종이를 만날 수 있다.     


같은 정보 값을 지니더라도 잉크의 종류와 찍는 종이에 따라

색상이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전하려는 색은 그저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봄이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꽃 피기 전 이미 봄이 끝난 사람,

꽃 지고 한참 흘러도 여전히 봄인 사람,

꽃이 아무리 피고 져도 봄이 없는 사람.     



봄의 경계를 아는 일,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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