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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이 Oct 18. 2020

클린 이팅?

환경과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식사

“You are what you eat”이란 말이 있듯이 “You are what you don’t eat”이라는 말도 있다.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것만큼 무엇을 먹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 또한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체중감량을 위한 식이요법 외에도 비건, 락토-오보, 플렉시테리언 등 다양한 식이 주의가 있고 우리가 무엇을 먹고 먹지 않겠다는 다짐은 개인적 선호 외에 정치적인 견해도 함께 반영한다.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주는 영향과 가축 도살의 환경적 +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나는 일찍이 내가 무엇을 먹는지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에는 충분한 고려와 지속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했다. 어떤 것들은 지키기 쉽지만 어떤 것들은 복잡해서 금방 잃어버리거나 지속적으로 지키기 힘든 것들도 있었다. 여러 번의 다짐과 실패를 반복하던 중 어느 날 인터넷에서 나에게 적합한 식이 주의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클린 이팅(clean eating)이었다.


클린 이팅이란 가능한 신선한 재료로 최대한의 적은 인공첨가물이 들어간 요리를 직접 해 먹는 것이다. 클린 이팅은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나 고기를 먹지 않는 베지테리언과 같이 일률적인 식이요법이기보다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정의하고 노력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더 가깝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된다와 같은 일률적인 규칙을 정해놓기보다는 각자 할 수 있는 한에서 기준을 정하고 최대한 클린 이팅을 실천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한 끼는 야채가 가득 들어간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던가, 인스턴트 음식은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다 등과 같이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클린 이팅은 특정한 음식을 정해놓고 그 외에는 먹지 않는 와는 식이 주의들과는 구분이 된다. 고기를 먹으면서도 혹은 채식을 하면서도 클린 이팅을 할 수 있다. 또한 채식을 하면서도 외식을 자주 하거나 배달을 시켜 먹으면 클린 이팅을 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평일에 일에 치여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할 시간이 없고 외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휴일 최대한 클린 이팅을 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클린 이팅의 핵심은 자연 상태에 더 가까운 상태로 최대한 덜 가공된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기준이 애매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최대한 적은 인공첨가물을 사용해 요리한다는 것은 가능하면 일차적인 재료를 사 와서 조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은 가능하면 피한다. 하지만 모든 재료를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올리브유를 사용한다고 해서 집에 올리브를 키우고 기름을 낼 수 없는 것이다. 또 빵을 하나 사 먹더라도 그 속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분석하면 클링 이팅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을 집에서 스스로 만들어 먹기에는 시간과 재능이 부족하다. 여기에서 클린 이팅의 모호한 경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모호함을 향해 클린 이팅은 그 기준을 스스로 알아서 정하라고 한다. 그래서 어디까지 스스로에게 허용할 것인가를 찾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무엇을 먹겠다는 것보다 무엇은 가능하면 피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누구나 사회 경제적인 배경으로 인해 각자 다른 기준이 있을 것이다. 꼭 유기농을 먹어야 클린 이팅인 것도 아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유기농이라고 해서 영양가가 꼭 더 많은 건 아니며 유기농으로 작물 된 채소도 환경호르몬을 완전히 피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클린 이팅에서 중요한 점은 내가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지금 먹으려는 것이 얼마나 가공되어 있는가를 통해 내 몸에 주는 영향뿐만 아니라 환경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클린 이팅을 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조금이라도 덜 나오는 방향으로 소비하고, 고기를 덜 사 먹고, 신선한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한 번이라도 더 찾는다. 내가 클린 이팅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클린 이팅을 하고 난 후 몸이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화 문제를 종종 겪는데 그건 확실히 내가 그날 혹은 그 전날 무엇을 먹는지와 관련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루에 한 끼라도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면서 내 몸에 귀를 더 기울인다. 이 글에서 잘 아는 듯 주절대도 나 또한 클린 이팅을 매일 잘 지키며 살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클린 이팅이라면 내가 지속해서 지키도록 노력할 수 있는 식이요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을 생각하며 건강하게 먹는 것의 지속가능성 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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