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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이 Jul 05. 2021

어머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오랜만에 문안인사드리옵니다.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고 반년이란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저는 브런치는 잠시 잊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었어요. 네, 저는 이제 독일에서의 생활은 과거형으로 떠올려야 하는, 더 이상 독일에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올해 2월, 베를린에서의 긴 삶을 정리하고 서울로 왔거든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더군다나 이사하는 과정은 더 그랬습니다. 코시국에 짐 정리와 국제이사라니, 힘들었어요. (더 많은 이야기는 차후에 기회가 되면 풀겠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일단 자가격리 2주를 하면서 방안에만 있다 보니 내가 지금 어느 나라에 와 있나 싶었어요. 가끔 문 틈으로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내가 한국에 있긴 한가보다 했어요.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잠시 나가 서울시내를 걸으면서야 비로소 내가 서울에 왔구나 싶었어요.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 전광판이 뒤덮는 건물과 가로수로 익숙한 풍경. 해외살이가 쉽지는 않았는지 저는 이런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어요. 


얼마 전까지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적게나마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인문학도의 길이 그러하듯, 앞으로 한동안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서울에서의 삶은 재미있습니다. 한동안 닿지 않았던 것들과 새로이 마주하고 나서야 독일의 긴 적막함과, 그것에 취해있던 나를 비로소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결코 좋지 않았음을 알아챕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갑자기 브런치에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문득 로그인한 브런치에 제 구독자가 8명이 되어있는 걸 발견했어요. 내가 반년 동안 한 것이 없는데 구독자 수는 늘어있었습니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무심코 클릭하다 닿게 되는 인연 중 8명이나 되는 사용자 분이 제 브런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온라인 세상이라는 게 그래요, 소셜 네트워킹이니 뭐니 해도 사실 클릭 한 번에 좋고 싫음, 혹은 친구와 적이 판가름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쉬는 동안에 8명이나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다시 이따금 사는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이제까지 두서없이 몇 글자 적어본 단이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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