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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밤 May 10. 2021

백신과 별 없는 하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이야기(~D+7)

"젊은이들이 아침에 부모와 동료,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고 나서
바로 그날 저녁에 저세상에서 앞서 가신 분들과 저녁을 먹게 될 줄이야."
     -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중

접종기록을 남길 생각은 없었는데,

접종 후 7일 뒤 응급실에 가게 되면서 기록으로 남긴다.



업무 특성상 백신 접종 대상이 되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사실은 많이... 불안했지만 접종하기로 했다.


4월 0일(목) 13:47 백신 접종(왼팔)

* 접종 후 팔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있었으나 특별한 이상반응은 없었음.

15:00 타이레놀 2알 복용

왼팔에 접종을 맞았고 딱딱? 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살짝 통증이 있었음.

21:30 왼팔이 찌릿찌릿 해졌고, 살짝 두통이 있었음. 타이레놀 2알 복용

4월 0일(금)

03:00 팔다리의 찌릿한 증상들과 오른손 뼈마디, 왼쪽 무릎 통증, 열은 38도를 넘지 않았다.

두통은 과음 후 숙취 해소하는 느낌이었고, 몸살이 있었는데 10km 러닝 후 쑤시는 정도의 느낌으로 견딜만했다. 기력은 없었지만 이상반응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생각보다 견딜만했다.

요약 → 두통, 미열, 몸살, 관절통 등. 견딜만했다.

4월 0일(토)

금요일과 비슷한 정도였고, 점차 나아지는 추세였다. "너무 걱정했나 보다. 생각보다 괜찮네."

4월 0일(일) ~ 0일(월)

팔이 살짝 찌릿찌릿할 때가 있었지만, 증상이 완화되는 추세여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 왼쪽 겨드랑이에 구슬이 박혀있는 것처럼 불편했는데 주사 맞은 쪽의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4월 0일(화)

03:30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인가? 오른팔 저림 증상과 양팔 모두 찌릿찌릿했다.

잠을 깰 정도였고, 왼손 4번째 손가락이 특히 찌릿찌릿했다.

출근 후 일하면서 조금씩 저림 증상과 찌릿찌릿한 느낌이 있었지만, 백신 관련 문의를 하니 유사한 사례가 많다고 하여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도 병원 진료를 보았고, 타이레놀 처방을 받았다.

4월 0일(수)

오른팔 저림 증상이 간헐적 양팔 저림 증상이 되었고, 심해지지는 않았으나 나아지지도 않았다.

타이레놀은 매일 식후 1알씩 복용했다.

4월 0일(목)

증상은 계속 유지되었다. 양손은 점점 차가워지고 감각이 살짝 둔해지는 느낌이었다.

점점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했다.

퇴근 후 집에서 아이와 놀며 집안일을 하는데, 저림 증상과 관절통, 찌릿찌릿함이 심해지고 있었다.

어? 목과 입 주위 오른쪽 볼까지 찌릿찌릿 해진다. 불안했다.

몸에 기력도 없고 쳐지고, 그런데! 두통이 갑자기 심해진다. (혈전증일 수도 있었다.)

'접종 후 4∼5일이 지난 뒤 14일째까지 다리에 통증이 있거나 강한 두통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각적으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기사를 봤었다.

22:00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게 되었고, 오한과 열(38도)이 오르면서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어 음압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흡곤란, 시력상실, 구토 증상은 없었다.

코로나 검사 2가지(신속, 정밀)를 마친 후 음압실에서 엑스레이 검사와 의사와 초도 진료를 보았고,

신속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응급실로 이동했다.

피검사, 심전도 검사를 했고 수액과 마약성? 무슨 주사를 맞았다.

2시간 정도 지났을까 검사 결과 "이상이 없습니다. 혈액도 깨끗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지만, 백신과의 인과관계도 찾기 어렵고,

저림 증상과 찌릿찌릿한 증상이 옮겨 다니기 때문에 원인을 찾기 힘들고, 이렇고 저렇고,

그러니까 결국은 "모르겠습니다."였다.

그래... 혈전증 아닌 게 어디냐...

최근 한 달간 비상착륙도 연이어 2번이나 하고, 태어나 주사 한번 맞아본 적 없던 내 삶에 갑작스레 원인모를 이유로 응급실에 가게 되다니... 난 아직 지옥 같은 별 없는 하늘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아직 사랑하는 가족이 많이 있단 말이다.





과거의 역사처럼 21세기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까?

https://youtu.be/A9KdUT2O1YM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

(가사 일부)

지그 지그 지그 죽음의 무도가 시작된다.

발꿈치로 무덤을 박차고 나온 죽음은

한밤중에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지그 지그 재그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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