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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뭔들 May 16. 2024

아직 철이 없는데 마흔이라뇨

갑자기 닥친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하여


나는 철이 없다.

아마 대한민국 통틀어 철이 없는 마흔 중 손에 꼽으라면 열 손가락 안에 들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어느덧 마흔이라는 나이를 맞이했다.

옛말에 마흔이면 ‘불혹’이라 하지 않았던가.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내면을 단단히 잡는 나이, 마흔.


그러나 온갖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고,

쇼츠와 각종 도파민에 중독되어 있는,

20대 때보다 더 감정기복도 심한 것 같고,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이 우선인,

결혼도 하지 않았고, 연애도 장기휴업 (그렇지만 내 연애, 정상영업합니다!)  중인,

나는 철없는 마흔이다.


30대 초만 해도 40이라는 나이는 꽤 멀게만 느껴졌는데,

시간은 나의 머리채를 잡아서 40 앞에 딱 앉혀놓은 것이 아닌가.

대통령께서 하사한 만 나이라는 유용한 제도가 있어 어떻게든 39라고 스스로 합리화해 보지만,

그럴수록 ‘내 나이 40’이 더욱 또렷해지는 건 기분 탓일까.


그렇다 해도 나는 내 나이가 싫지 않다.

20, 30대를 거치면서 받아온 수료증 같은 느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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