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건에 대하여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괴테-
이 격언을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 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방향만 본인이 잘 알고 있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한 기준으로만 빠르게 나아가지 않으면 뒤처져 불안해하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귀감을 안겨줬다.
그런데 인생은 정말 속도가 아닌 방향이 맞을까?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말 역시
나는 요즘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부분은 아니라고 느낀다.
방향이라 하면, 내가 반드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해야만 될 것 같고,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내가 나아갈 방향을 반드시 정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이 방향으로 정했어!"
"나는 저 방향으로 갈 거야!"
방향을 정한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방향을 정하지 못한 많은 어린이와 어른이들은
자신이 방향을 정하지 못했음에 또 뒤처짐과 조급함, 불안함을 느낀다.
'왜 나는 방향을 정하지 못했지? 남들은 저렇게 잘만 정하는 데 말이야.'
그러다 보니 스스로 자책하고, 또 조급해져서 무리한 선택을 하게 된다.
또 속도를 낸다는 것과 방향을 정한다는 것 역시,
인생을 하나의 '선'(line)으로 보는 것 같다.
인생은 시작과 종료가 있는 하나의 선.
한 방향, 또는 하나로 정해져 있는 한 가지의 선 위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규정짓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방향도 고정된 것이며, 왠지 변할 수 없는 것 같고,
변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그 방향에서 결과를 보아야지만, 우리는 어느 정도 맞는 방향을 선택한 것처럼 만족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느끼는 건 인생은 속도도, 한 가지 방향도 아니다.
인생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고, 그 살아가는 시간 동안 다채로운 경험으로
그저 다양하게 풍성하게 채워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방향을 정한다는 것은 분명 효율을 높여주는 면에서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인생에 효율을 논하는 게 맞는 건가?
그러다 만약 그 방향이 틀리다고 깨닫거나 느낀다면?
거기서 오는 혼란스러움은 말도 못 할 것이다.
인생은 속도도, 방향도 아니다.
그냥 세상에 있는 많은 경험들과 기회들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저 경험들을 다 하지 않아도 되고, 다 해봐도 되고 그건 본인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맞고 틀린 것도 없다.
그냥 채워가는 거다.
고정된 속도나 방향은 없다.
내 인생에서 언제든 방향과 속도는 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