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을 읽다 보면, 결말이 보인다?

나만의 대본 분석 POV (Point of View)

by 뭔들


[대본을 읽다 보면, 이미 결말의 70%가 보일 때가 있다]

- 나만의 대본 분석 POV (Point of View)






처음 대본을 받으면, 이야기의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순간들이 있다.

스포를 맞춘다기보다, 장르와 소재가 지닌 방향성 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읽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히어로물이라면,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고 빌런을 넘어서는 승리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것이 곧 뻔한 이야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장르와 소재에는 축적된 구조 문법이 있고, 그 흐름 위에서 각 작품이 자신만의 변주를 만든다.


이럴 때 나는 대본을 읽으며 동시에 트레일러를 떠올린다. 어떤 장면과 대사가 작품의 첫인상이 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반대로 트레일러만 먼저 봤을 때는, 그 짧은 몇 분만으로도 작품의 톤 앤 매너를 가늠하게 된다.


물론 예상과 다른 30%의 결말이 존재한다. 그 선택이 작품을 더 좋아하게 만들기도, 혹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좋은 소재와 장르가 좋은 결말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 때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결국 나는 대본을 볼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보다, ‘어떤 구조를 선택했는가’를 먼저 보게 된다. 아마도 그것이 내가 작품을 읽는 방식이자, 나만의 POV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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