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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Dec 15. 2023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일과 휴식 사이에서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고민

최근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1주일을 계획했던 여행은 3일로 줄어들었고 생각이 많아진 채로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행을 일찍 마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휴식'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그런데 그에 비해 올레길을 걸으면서 몸도 지쳐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며 수수료까지 내가면서 돌아온 가장 큰 이유는 '여행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어디든 여행을 가면 행복해질 줄 알았다. 그리고 실제로, 간간이 여행을 갈 때마다 나름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서 이번에도 그런 기대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행으로도 행복하지 않아 당황했다. 현재 백수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기에,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행복을 찾는다면, 다른 것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은 '경험'이 아닌 '상태'다


자주 보는 재테크 채널에서 본 내용 중에 인상 싶은 문장이었다. 돈과 관련한 이야기 중, 행복하기 위해 돈을 소비해서 순간의 행복감을 얻는 것은 금방 사라지고 만다는 뜻이었다. 반대로, 돈을 쓰지 않고 모은다면 돈을 모아 안정된 행복을 지속적으로 지켜야할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이 되었다. 그러면서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게 되었다. 나도 이전까지는 무언가 돈을 쓰고, 행동을 해서 행복을 '사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잠깐의 행복은 이후 더 큰 행복을 갈망하게 할 뿐,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행복할 때는 언제일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재미있는 게임을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볼링을 칠 때 등등 짧은 순간들이 많은데, 그것은 '즐거운 경험'이 될 수는 있지만, '행복하다'고 느낄만큼 그 감정이 크지 않은게 문제였던 것 같다. 물론 위의 재테크 채널처럼 나는 절약하고, 돈을 모으는 사람이기에 통장 잔고에서 오는 안정감이 행복을 주는 건 공감한다. 그 부분에서는 행복하다. 그런데, 지금의 나에게는 다른 행복이 필요한 것 같다.

많은 것들이 펼쳐진 가운데, 내 선택은 뭘까


또다시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지금 행복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해 '지금까지의 삶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과거와는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30대이기에 전혀 새로운, '망상'과 같은 것에서 시작하여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나의 환경에서 가능한 것들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또한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생각과 마인드가 달라졌기에, 과거에는 행복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은 행복의 힌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생각한다. 이제 무언가를 '발견'하면서도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약간씩의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일단, 여행은 가까운 일본에라도 해외여행을 가보려 한다. 여행 자체가 재미가 없어진건지, 좋아하던 '국내여행'이 재미없어졌는지를 알려면, 해외를 가보아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귀찮고, 해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갈 생각도 못했다면, 지금은 머리가 컸으니 '어떻게든 잘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준비한다.


그리고, '작지만, 다양한 것들에 도전'해보려 한다. 내가 꾸준한 습관으로 성취하지 못한 것들의 대부분은, 계획을 세울 때 처음부터 '원대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지만 하루동안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여 이 백수의 시기를 '온전한 자기계발'로 채워보려 한다. 물론, 공부만 하는 '고시생' 같은 삶까지는 아니지만, 지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하지 않고 싶다. 다행히 MBTI 'J'형이 된 이후로는, 나름 동기부여도 잘하면서 업무와 내가 할 일들을 잘 해냈는데, 백수가 되었다고 의지가 약해지지 않으면 좋겠다.

가장 어려운 건,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내 주변 환경도 함께 변하고 있다

퇴사와 함께 내 주변 환경도 많이 변하는 중이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낯을 가리고 내향적인 성격이라 걱정이 된다. 사람들과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그러려면 내가 용기를 내야 한다. 내가 먼저 다가가되, 예의를 지키는 현명한 인간관계를 잘 다져나가고 싶다.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할까,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현명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을 만나는게 스트레스가 아닌,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혼자 고민하고 땅굴을 파다보면 내가 나를 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되도록이면 이 감정에 사로잡히기 싫어 더 바쁘게 나를 몰아치는데, 생각이 많아지지 않으면 좋겠다. 과한 생각은 내 정신 건강에 굉장히 해롭다.



오늘도 나는 내가 오늘 하기로 한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성취감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계획해둔 일을 잘 마치면 뿌듯하다. 그 사이에 갑작스러운 일 때문에 무언가를 못할지라도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으로 인해 내가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의 행복을 잘 찾을 수 있는 지금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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