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언제 어떻게 무엇을?
이전 편에서 컨택 메일에 Curriculum vitae (CV), transcript (성적표), 영어 성적표 (TOEIC, TEPS 등) 그리고 내 이력을 간단히 정리한 PPT 자료를 첨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 각 서류들은 왜 필요하고 각 서류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Curriculum Vitae (CV)
통상 이력서라고 통칭되는 서류이다. 다만 Business용, 혹은 취업용으로 쓰이는 서류를 Resume라고 하며 학계에서 쓰이는 이력서를 CV로 부르는 듯 하다. 그럼 이 CV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게 될까?
아래 이미지는 내가 처음으로 컨택을 시도했을 때 작성했던 CV의 첫 장이다. 이름과 학교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는 임의대로 바꾸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름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름을 기재하고 그 밑에 그 당시 내 소속을 기재했다. 해당 시기에는 나는 학부생이었기 때문에 xxx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명시했다. 또 연락처도 같이 기재하여 내 CV를 읽고 교수님들께서 편한 루트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모든 연락은 이메일로 주고 받기는 했다.
그 다음으로는 Education, 즉 내 학력을 기재했다. 이 역시 그 당시에는 학부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그냥 학교 이름과 언제부터 다녔는 지, 그리고 학교의 위치는 어디에 있고 학과는 무엇인지를 기재했다. 내 경우 중간에 병역의 의무로 인한 군 휴학을 했었기 때문에 이 역시도 같이 기재했다. 사람들의 스타일/기호에 따라 군 복무 기간을 따로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데 본인 희망대로 쓰면 될 듯 하다. 어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 지 쓰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 데 이 역시 본인의 자유다.
그리고 그 밑에는 Research Interests를 기재했다. 사실 먼저 Research Interests를 쓰고 그 다음에 Education을 써도 상관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CV 작성은 본인의 기호에 맞게 작성하면 되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학부 과목을 수강하면서부터 열역학, 유체역학, 열전달 쪽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학부 연구생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마이크로, 나노 스케일의 전달현상에 관심이 많았기에 관련 항목들을 기재했다. 지원자와의 research fit을 중시하는 교수님이라면 아마 이 부분을 유의깊게 볼 지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는 내가 보유한 skill set을 명시했다. 프로그래밍 언어, 실험 스킬, 다룰 수 있는 SW 툴들을 기재하면 된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면서 학부 과정동안 다루었던 언어들, 그리고 CAD 프로그램들, 열역학 solver들을 명시했다. 지원자의 기존 배경 지식 혹은 tool을 활용하고자 하는 교수님이 있다면, 이 부분이 중요할 수 있겠다. 특히, 연구 중 자주 사용되는 시뮬레이션 툴이라든가, 코딩 능력은 어디서든 환영받을 skill set임이 틀림없다.
그 외에 기재할 수 있는 후보로는 Journal Publication, Conferences, Awards & Honors, Projects 등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기존에 학부 연구생을 하면서, 혹은 어느 기관에 소속되어 연구활동한 경력도 있고 그 성과가 정량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 (ex. 논문 - 국내든 해외 저널이든), 이 부분을 어필함으로서 단순히 연구를 해본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글로 옮겨 peer review를 받아 본 적이 있다거나 academic communication 능력이 있음을 어필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전략이 되겠다.
다만, CV 작성 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바로 '자기가 어필하고자 하는 이력이 위로 가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없거나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CV와 같은 서류를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첫 장 혹은 첫 몇 문장 정도만 대강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따라서 단 기간 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좀더 매력적인 스펙을 위쪽에 배치함으로서 CV를 열자 마자 본인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한 줄 한 줄이 눈에 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Transcript, 성적표
본인이 자대 대학원을 진학하든, 타대 대학원을 진학하든, 혹은 해외 대학원을 진학하든 성적표 제출은 기본이 된다. 본인이 학부 과정을 이수하면서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고, 그리고 학부 전공 과목들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깊은 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인덱스가 학점이 되고, 각 과목 별 성취도를 보여줄 수 있는 서류가 바로 성적표가 되겠다. 일반적으로는, 본인이 재학하고 있는/졸업한 학교 홈페이지에서 성적표를 발급받아 이를 컨택 메일에 첨부하면 된다. 학점이 대학원 입시의 전부는 아니지만, 분명 매우 큰 portion을 차지할 게 명확한 스펙 중 하나이고, 이는 지원자의 첫 인상이자 지원자를 평가할 교수님들 입장에서도 가장 먼저 찾아봄직한 지표가 되므로 성적표 첨부는 사실상 선택이 아닌 기본이라고 생각된다.
공인 영어 성적표
사실 공인 영어 성적표는 필수는 아니다. 본인이 어떤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든, 일반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대체로 TOEIC이나 TOEFL, TEPS 등의 공인 영어 성적표 제출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TOEIC으로 지원에 문제가 없으나 서울대학교 대학원의 경우에는 TEPS 또는 TOEFL 시험 제출이 요구된다. 가장 정확한 것은 본인이 희망하는 학교 모집요강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해당 모집요강에서 요구하는 최소 영어 성적을 넘겼음을 증빙하는 자료로서 공인 영어 성적표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 되겠다.
기존 연구 경력 정리 PPT
이 자료의 경우 첫 컨택의 경우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지원자가 연구 경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다른 연구실 합류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을 어필하고자 한다면, 해당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를 수행했고, 어떤 skill set을 익혔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 지 보여주는 건 괜찮은 전략이 된다. 또, storyline을 잘 꾸려나가서 궁극적으로 왜 본인이 컨택하고자 하는 연구실에 진학하고 싶은 지로 연결된다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학부 3학년 때 자대에서, 그리고 학부 3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타대에 가서 학부연구생 경험을 마친 후 4학년에 들어서서 새로운 연구실에 컨택을 하고자 하였을 때 기존 연구 경험들을 내 입맛에 맞게 정리하여 PPT로 만들어 첨부하였던 바 있다. 다행히(?) 해당 교수님께서 내가 만든 PPT를 열어보셨고, 나쁘지 않게 평가하셨던 모양인 지 간략하게 그 자료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하신 뒤 나를 연구실의 일원으로 받아주셨던 적 있다. 오히려 희망 지도교수님과의 미팅 혹은 인터뷰에서 자기가 만들 자료를 통해 그 흐름을 본인 위주로 만들어 나가는 것 역시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이다.
사실 정답은 없다. 정답은 없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연구실이 인기랩이라면, 학부연구생으로 참여하는 것조차 경쟁이 붙는 연구실이라면 컨택 메일은 빠르면 빨리 보낼 수록 유리하다. 혹은, 진학 희망 연구실이 학부연구생을 받지 않더라도, 본인이 지원하게 될 입시 시즌에 그 연구실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지 여부만을 확인할 수만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컨택 메일이 된다.
통상적으로는, 입시 5,6개월 정도 전에 컨택메일을 보내서 TO를 파악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라도 컨택메일을 보내서 학부 연구생으로 연구실에 합류함으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연구원들과 교수님께 좋은 인상을 심어줌으로서 희망 랩 진학에 한 발자국 씩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
설사 답장이 오지 않을 경우, 짧으면 3,4일 길면 1,2주 정도 기다렸다가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보고 그래도 정 답장이 없을 경우 다른 교수님께 컨택 메일을 보내는 것을 권장한다. 교수님들마다 메일을 관리하는 스타일이 제각각으로 다르고, 진학 문의 메일을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한번에 답장하는 교수님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텀을 두고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 연구실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작성이 늦어졌습니다. 컨택 메일 작성 2편 및 Road to Graduate School를 기다리시던 분들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