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육아 격무로 월요일 아침은 몸도 마음도 녹아내린다.
간밤에 세 아이와 있었던 일들을 되내이자면, 아이들 밤 육아가 그저 씻기고 책 읽어주다 재운다 이 세마디로 표현되는게 목 끝 어디부터 억울함이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랄까. 아침이 되어도 리셋이 안되고 지난 밤의 걸죽한 감정과 피로가 불청객처럼 질질 끌려 들어와 있다. 계란과 단호박으로 아이들 식사를 대충 챙기고, 어제 큰 아이가 던져 부서진 장난감 자동차부터 찾는다. 감정 조절을 배우는 5살, 어떻게 이끌어야할지 고민이 된다. 집에 있던 유일한 본드로 밤늦게 붙여놓은 자동차 뚜껑이 잘 자리 잡았나부터 확인한다. 목공본드라 그런지 택도 없다는 걸 알고나니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동차를 던진 아이에게, 그리고 나머지 투, 쓰리에게도- 이럴 때는 답이 없다. 얼른 거리두기를 하는 수밖에- 등원을 서두른다.
아침 육아를 도우러 오신 시아버지 앞이라 간신히 정신줄을 챙기고, 아이들을 보낼 채비를 한다. 텅빈 집, 계획대로라면 바로 식사를 하고 청소를 해야하지만- 손하나 까딱일 힘이 없는 월요일이다. 삐그덕대는 손목관절을 움직여 남긴 잔반과 감자칩을 뜯어 입속에 부었다. 녹슨 기차에 마구 쌓여있는 싸구려 석탄 던지듯 해치운다. 그러고도 무려 한 시간은 현생을 잃어버리고 방황했다. 10시 안에 집정리 마치겠다는 목표는 늘 월요일이 고비다. 9시 30분부터 청소를 시작해서 11시가 넘어서야 땀을 흠뻑 흘린 채 끝이 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녹아나는 정신이지만 몸을 움직여 청소를 하니 조금씩 평온해짐을 느낀다. 한 주의 시작에 하기로 한 주간 가족신문 만들기를 후다닥 끝내놨다. 아무 생각이 없어야 매일의 계획이 실행된다. 며칠 전에 사둔 갱지로 가족신문을 출력해보니 더 그럴싸하다. 갱지를 보통 유아들은 보기 힘들어한다던데, 이 종이는 신문지 보다는 밝은 재질이라 아이들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소소한 재미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바지런한 엄마의 노고는 그거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