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 없는 마케팅의 성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으로 IMC를 이해하는 방법

by 이건승
IMC 집행, 왜 의사결정을 받기 어려운가?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마케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에 가깝습니다. 브랜딩 캠페인, SNS 광고, CRM, 옥외광고, BTL을 동시에 조율하며 고객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현대 마케팅의 표준이 되었죠.


하지만 막상 예산 승인을 받으려 하면 반드시 이 질문이 돌아옵니다.

이 캠페인, 얼마나 효과가 있을 거예요?


디지털 광고는 클릭률과 ROAS로 어느 정도 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딩 캠페인은요? 옥외광고는요? BTL은요?


클릭이 찍히지 않는 채널의 효과를 어떻게 숫자로 설명할 것인가 — 이 질문에 막히는 순간, 마케터는 두 가지 함정에 빠집니다. 하나는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채널의 예산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으로 좋을 것 같다”는 말로 밀어붙이다 신뢰를 잃는 것입니다. 결국 예산은 ROAS가 바로 보이는 퍼포먼스 채널로만 쏠리고,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채널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MMM(Marketing Mix Modeling)은 바로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론입니다.



MMM이란 무엇인가?


MMM을 한 줄로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매출 변동을 설명하는 여러 요인 중에서 각 마케팅 채널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추정하는 방법

쉽게 비유하면, 오케스트라 연주가 감동적이었을 때 — "이 감동이 바이올린 덕분인지, 첼로 덕분인지, 아니면 지휘자의 지휘 덕분인지"를 역으로 분해해 보는 작업과 비슷합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전체 연주만 들릴 뿐, 각 악기의 기여를 따로 떼어 듣기 어렵죠. MMM은 매출이라는 '연주 결과'를 놓고, 각 채널(악기)이 그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를 통계적으로 추정합니다.


이 비유가 IMC 마케팅과 잘 맞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만 잘 연주한다고 명연주가 되지 않듯, 마케팅도 개별 채널의 최적화만으로는 전체 성과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채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를 보는 것이고, MMM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려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질문이 있습니다.

"그거 어트리뷰션(Attribution)이랑 다른 건가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어트리뷰션이 고객 개인의 클릭 여정을 추적하는 방식이라면, MMM은 집행한 예산 총량과 매출 총량 사이의 관계를 집계 데이터 기반의 통계 모델로 추정합니다. 그래서 클릭이 없는 채널 — 옥외광고, TV, BTL, 브랜딩 캠페인 — 도 모델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 MMM의 핵심 강점입니다.


단, 한 가지 전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MMM이 내놓는 기여도는 "측정값"이 아니라 "추정값"입니다. 통계 모델이 관측된 데이터 패턴을 바탕으로 “이 채널의 영향이 이 정도였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계산하는 것이지, 실제 개별 고객의 행동을 직접 추적해 얻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MMM은 정답을 선언하는 도구라기보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추정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MM이 빛나는 두 가지 순간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채널별 기여를 사후적으로 추정해야 할 때

블프 기간에는 Paid 광고, CRM 채널, 브랜딩 캠페인, 옥외광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집행됩니다. 매출은 크게 올랐지만, 사실 어떤 채널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채널 담당자는 자기 채널이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라스트 클릭 데이터는 마지막 접점만 보여주죠.


MMM은 이런 상황에서 실시간 운영 도구라기보다, 사후적으로 채널별 기여를 추정하고 다음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즉, “이번 블프 매출 상승에 각 채널이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가”를 사후적으로 해석하고, 다음 블프의 예산 배분 근거를 만드는 데 유용합니다.


클릭이 없는 채널의 효과 추정

옥외광고나 BTL은 클릭 데이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산 회의에서 늘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채널들이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직접 추적이 어렵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MMM은 이런 채널에 대해서도 간접 신호를 활용해 영향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직접 추적이 안 되는 채널을 어떻게 모델에 태울 것인가?


클릭이 없는 채널을 MMM에 포함시키는 핵심 아이디어는 이것입니다.

직접 추적이 안 되면, 관련 있는 간접 신호를 대리 변수(Proxy Variable)로 활용한다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브랜드 검색량 추이

옥외광고나 BTL을 집행하면 클릭은 남지 않지만, 브랜드명 검색량이 올라가는 패턴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 트렌드나 구글 트렌드에서 브랜드명 검색량을 주 단위로 추출해 MMM 변수로 활용하면, “이 채널이 브랜드 관심도에 영향을 주었는가”를 간접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브랜드 검색량은 단순한 대리변수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특정 채널 효과가 매출로 이어지는 중간 경로(매개 변수) 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델에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앱 직접 유입 변화

브랜딩 캠페인이나 옥외광고 집행 이후 앱 직접 실행이 늘어나는 패턴도 유효한 신호입니다. 집행 기간과 비집행 기간의 앱 직접 유입을 비교하는데, 이때 포인트는 동일 요일·동일 시즌 기준으로 비교해야 시즌성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 집행한 월요일 vs 광고를 집행하지 않은 전달의 동일 월요일"을 비교하는 식입니다.


3. 지역별 매출 변화

특정 지역에만 옥외광고를 집행했다면, 해당 지역의 매출 변화와 비집행 지역의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지하철에만 광고를 집행했다면, 수도권 배송 주소 기준 주문량 변화와 비수도권 주문량 변화를 비교해 보는 것이죠. 이 접근은 MMM 자체라기보다 실험적 비교 설계와 함께 사용할 때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4. QR코드·전용 랜딩 URL

팝업스토어 현장 포스터, 인플루언서 협찬 패키지 동봉 카드, 쇼핑백 인쇄물에 캠페인별 고유 QR코드나 전용 URL을 심으면, 완전한 추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반응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팝업스토어 방문객이 QR코드를 스캔해 앱을 설치한 건수, 인플루언서 협찬 카드에 적힌 전용 할인코드 입력 건수를 집계하면 오프라인 BTL이 온라인 전환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부분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MMM 모델에서 보조 변수나 검증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변수들을 조합하면 이런 흐름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옥외광고 집행량, 브랜드 검색량 변화, 앱 직접 유입 변화를 함께 놓고 보면 “옥외광고가 브랜드 인지를 높이고, 이것이 검색과 직접 유입을 통해 매출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있었는가”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다시 한번 강조하면,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며 모델 구조에 따라 결과 해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G사의 가상 사례


상황 설정

패션 커머스 플랫폼 G사는 4개 채널에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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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예산 회의마다 "이 채널을 계속 집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요구받습니다. 특히 옥외광고는 클릭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매번 예산 삭감 대상 1순위에 오릅니다.


STEP 1. 데이터 준비 "무엇을 모아야 하는가?"

MMM의 시작은 주 단위 데이터 테이블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래는 G사의 가상 데이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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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3~5주 차에 옥외광고를 집행했고, 이 기간에 브랜드 검색지수와 앱 직접 유입이 동시에 올라가는 패턴이 보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광고가 종료된 6~7주 차에도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이처럼 광고 종료 후에도 효과가 일정 기간 남아 서서히 감소하는 현상을 MMM에서는 애드스탁(Ad-Stock) 개념으로 반영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MMM은 마케팅 변수만 넣는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패션 커머스처럼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큰 업종에서는 가격, 할인율, 쿠폰, 시즌성, 공휴일, 날씨, 경쟁사 행사, 상품력 같은 비마케팅 변수도 함께 반영해야 해석력이 높아집니다.


애드스탁(Ad-Stock)이란 무엇인가?


STEP 2로 넘어가기 전에, MMM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생소한 개념인 애드스탁(Ad-Stock)을 먼저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개념을 모르면 데이터를 아무리 잘 모아도 모델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왜 광고 효과는 즉시 사라지지 않는가?

지하철을 타다가 패션 앱 광고를 봤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자리에서 바로 앱을 켜서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SNS를 보다가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발견했을 때, 문득 그 광고가 떠오르며 검색을 하게 됩니다. 혹은 친구와 쇼핑 이야기를 나누다가 "거기서 봤던 브랜드인데" 하며 앱을 열 수도 있죠.


이처럼 광고는 집행 즉시 소비자의 머릿속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옅어집니다. 광고를 집행한 주에만 효과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실제로는 2~4주에 걸쳐 분산된 효과를 한 주에 몰아서 보는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치 오늘 심은 씨앗의 열매를 내일 당장 수확하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현실을 수치로 반영하는 것이 바로 애드스탁입니다.


채널별로 잔류 기간이 다른 이유

광고 효과가 얼마나 오래 남는지는 채널의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것을 잔류율(λ, lambda)로 표현할 수 있는데, 0에 가까울수록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1에 가까울수록 오래 남습니다.


채널별 잔류율이 다른 이유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면 이렇습니다.

SNS 광고 (λ = 0.3, 잔류 기간 약 1~2주) 피드를 스크롤하다 스쳐 지나가는 광고입니다. 노출 빈도가 높고 콘텐츠 소비가 빠른 환경 특성상, 기억에 남는 강도가 약한 편입니다. 오늘 본 광고는 내일이면 수십 개의 새로운 콘텐츠에 묻혀버립니다. 효과는 빠르게 발생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소멸되기도 합니다.


유튜브 브랜딩 캠페인 (λ = 0.6, 잔류 기간 약 3~4주) 영상 콘텐츠는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브랜드 스토리, 감성적 메시지, 음악이 결합된 영상 광고는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해 기억의 지속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 노래 나오는 광고"처럼 광고 자체가 기억의 단서가 되기도 하죠.


옥외광고 (λ = 0.7, 잔류 기간 약 4~6주) 매일 출퇴근길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옥외광고의 특성입니다. 한 번에 강한 인상을 주기보다, 낮은 강도로 반복 노출되며 브랜드 인지를 서서히 쌓습니다. 광고가 사라진 뒤에도 이미 형성된 브랜드 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옥외광고의 잔류율이 높은 이유입니다.


CRM (λ = 0.1, 잔류 기간 약 1주 미만) 앱 푸시나 문자메시지는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채널입니다. 열어보는 순간 클릭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지나쳐버립니다. 일주일 전에 받은 푸시 메시지가 오늘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잔류율이 가장 낮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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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 잔류율이 처음부터 정답으로 주어지는 값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업계 경험치나 벤치마크를 참고해 설정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속 보정해야 합니다. 같은 채널이라도 브랜드 인지도, 타깃 연령대, 크리에이티브 품질에 따라 실제 잔류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STEP 2. 애드스탁(Ad-Stock) 변환

- 광고 효과의 잔류를 수치로 반영하기

개념을 이해했으면, 이제 실제 계산으로 넘어갑니다. 애드스탁 공식은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애드스탁(t) = 이번 주 광고비(t) + 잔류율(λ) × 애드스탁(t-1)

한 줄로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이번 주의 광고 효과 = 이번 주에 새로 집행한 광고 + 지난주까지 쌓인 광고 효과의 잔류분."

즉, 지난주 애드스탁에 잔류율을 곱해서 남아있는 효과를 계산하고, 여기에 이번 주 새로운 광고비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옥외광고를 예시로 실제 계산을 해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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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옥외광고를 6주 차부터 집행하지 않았음에도, 애드스탁 값은 8주 차까지 692로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에서 관찰된 "광고 종료 후에도 매출 효과가 서서히 줄어드는 패턴"의 통계적 표현입니다. 단순히 "이번 주 광고비"만 변수로 쓰면 이 잔류 효과를 모델이 놓칠 수 있습니다.


STEP 3. 회귀분석 모델 구성

데이터가 준비되었으면, MMM의 핵심인 회귀분석 모델을 구성합니다. 수식이 나오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모델이 보는 관점은 단순합니다.

주간 매출 = 기본 매출 + SNS 효과 + CRM 효과 + 유튜브 효과 + 옥외광고 효과 + 시즌 효과 + 기타 외생 변수 + 오차

보다 구체적으로 쓰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됩니다.

주간 매출 = 기본 매출 + (SNS 효과 × SNS 애드스탁) + (CRM 효과 × CRM 비용) + (유튜브 효과 × 유튜브 애드스탁) + (옥외광고 효과 × 옥외 애드스탁) + (시즌 효과 × 시즌 더미) + 오차

Python으로 실제 돌리면 이 구조가 코드로 구현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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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현실적 이슈가 하나 있습니다. IMC 상황에서는 채널들이 대개 함께 움직입니다. 블프 기간처럼 SNS, CRM, 브랜딩, 프로모션이 동시에 커지면 모델은 전체 매출 상승은 잘 설명하더라도, 개별 채널의 몫을 깔끔하게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를 변수 간 상관관계, 즉 멀티콜리니어리티 문제라고 합니다. MMM이 유용하지만 동시에 까다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STEP 4. 모델 결과 해석

모델을 돌리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출력됩니다. (가상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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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² = 0.91 (모델이 매출 변동의 91%를 설명)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숫자는 두 가지입니다.

1. p값 : 이 관계를 얼마나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p값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해당 변수의 실제 효과가 0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금과 같은 결과가 우연히 나올 가능성”을 보는 지표입니다. 통상 p < 0.05이면, 해당 변수와 매출의 관계가 우연만으로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다만 이것이 곧바로 강한 인과를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MMM은 어디까지나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2. 계수(Coefficient) : 해당 변수가 매출과 어떤 방향으로 연결되는가?

옥외광고 계수가 2.1이라는 것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옥외광고 애드스탁이 100만 원 증가하면 주간 매출이 약 210만 원 증가하는 방향의 관계가 추정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옥외광고만 집행했을 때의 절대 효과”가 아니라, 다른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옥외광고가 변했을 때의 평균적인 관계라는 점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채널 간 효율 비교를 할 때 계수 숫자만 단순 비교하면 안 됩니다. 변수 단위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CRM 비용, SNS 애드스탁, 유튜브 노출량은 단위가 다르므로 계수 크기만으로 “어느 채널이 더 효율적이다”를 바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비교는 보통 표준화 계수, 기여 매출 분해, ROI, 한계 ROAS 같은 지표를 함께 봐야 더 정확합니다.


R² = 0.91 역시 좋은 출발점이지만, 이것만으로 모델이 충분히 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MMM에서는 R²가 높아도 변수 간 상관관계가 높으면 채널별 기여 분리는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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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5. 수확 체감 구간 파악 : 예산을 얼마나 더 써야 하는가?

MMM의 또 다른 핵심 개념은 수확 체감(Diminishing Returns)입니다. SNS 광고를 1,000만 원 쓸 때와 5,000만 원 쓸 때 효과가 정확히 5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이미 본 사람에게 반복 노출되는 비효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광고도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화분에 물이 부족할 때는 물을 줄수록 식물이 잘 자라지만, 이미 충분히 준 상태에서 더 많이 준다고 성장 효과가 비례해서 늘어나진 않습니다. 오히려 낭비가 생기죠.


실무 MMM에서는 이런 구조를 반영하기 위해 단순 선형 회귀만 쓰기보다, 로그 변환이나 포화 함수(Hill function) 같은 방식을 함께 적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G사의 SNS 광고 실제 지출 구간별 한계 ROAS, 즉 마지막 100만 원을 추가로 썼을 때 늘어나는 매출을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은 패턴이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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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G사가 주 1,150~1,300만 원 구간에서 SNS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데, 이 구간의 한계 ROAS가 초기보다 이미 많이 낮아진 상태라면, 추가 집행의 효율은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CRM이나 유튜브 브랜딩은 아직 수확 체감 구간에 덜 진입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분석의 실무적 결론은 명확합니다. SNS 광고를 무조건 더 늘리기보다, 일부 예산을 CRM 고도화나 유튜브 브랜딩으로 재배분할 때 전체 마케팅 ROI가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STEP 6. 옥외광고 효과 추정 결과

이제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클릭 데이터가 없는 옥외광고, 계속 집행해야 하는가?

가상의 모델 결과를 보면, 옥외광고의 계수가 2.1이고 p값이 0.028로 나타났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는 해당 변수와 매출 사이에 통계적으로 무시하기 어려운 관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 브랜드 검색지수와 앱 직접 유입을 함께 변수로 넣은 상태에서도 옥외광고 변수의 설명력이 남아 있다면, 옥외광고의 영향이 단지 이들 간접 신호만으로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모델 구조와 변수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독립적 기여가 확정되었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신중하게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예를 들어 3주간의 옥외광고 총 집행 비용이 2,760만 원(920만 원 × 3주)이고, 모델 기준으로 이 기간의 기여 매출 추정치가 약 4,800만~5,200만 원 수준으로 계산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물론 이것은 통계적 추정이며 오차 범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클릭이 없으니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상태에서 벗어나, “이 정도 수준의 기여가 추정된다”는 식으로 보다 근거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MMM의 현실적 한계


MMM은 유용한 도구인 것은 맞지만, 만능 도구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1. 충분한 데이터 히스토리가 필요합니다.

통계 모델이 의미 있으려면 최소 1~2년 치 주간 단위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채널을 막 론칭했거나 데이터 축적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블프 기간처럼 변수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구간은 모델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내외부 변수가 동시에 너무 많이 움직이면 각 채널의 기여를 분리하는 일이 더 어려워집니다. MMM은 블프 기간의 실시간 대응 도구라기보다, 블프 이후 사후 분석과 다음 의사결정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3. 결과는 어디까지나 추정값입니다.

모델 설계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변수 선정이 잘못되거나 중요한 통제 변수가 빠지면, 오히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MMM의 결과를 “정답”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가설”로 보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4. 채널들이 함께 움직이면 분리가 어려워집니다.

IMC 캠페인의 본질은 동시다발성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채널 간 기여를 분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집니다. 전체 성과는 설명할 수 있어도,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세밀하게 나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5. 애드스탁 설정과 함수 형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애드스탁의 잔류율, 포화 함수의 형태, 변수의 스케일링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돌리고 끝내는 모델이 아니라, 여러 가정 아래에서 비교하고 보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 질문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MMM의 진짜 가치는 복잡한 통계 모델 그 자체에만 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어떤 채널이 잘했는가"에서 "채널들이 함께 어떤 효과를 만들었는가"로 질문을 바꾸는 것에 있습니다.


IMC 마케팅의 본질은 채널 간 시너지입니다. 옥외광고가 브랜드 인지를 높이고, 그 인지가 검색을 만들고, 검색이 SNS 광고의 전환율을 높이는 구조. 이 연결 고리를 보지 못하면 채널별 최적화가 전체 마케팅의 최적화를 오히려 망치는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거창한 모델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당장 네이버 트렌드나 구글 트렌드를 열어 지난 캠페인 집행 시점과 브랜드 검색량 변화를 겹쳐 보는 것, 그리고 그 데이터를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 보는 것. 그 정도만으로도 MMM적 사고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던 채널의 효과를 더 나은 방식으로 질문하고, 더 근거 있게 설명하려는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