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경성크리처 2' 리뷰
혹평세례라는 극약처방 맞은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 비록 180도 달라진 완성도까지는 아니지만, 시즌 1에서 보여줬던 단점은 어느 정도 수습한 채 스토리를 마무리지었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2'는 79년이 지난 2024년 서울을 배경 삼아 이야기가 이어진다. 2024년의 윤채옥(한소희)은 '은제비'라는 이름으로 실종자들을 찾는 일을 한다. 그러던 중, 심부름센터인 부강상사를 운영하는 장호재(박서준)와 만나게 된다. 경성의 봄을 함께 했던 장태상(박서준)과 똑 닮은 외모를 지닌 호재와 엮이면서 채옥은 끝나지 않은 자신의 운명과 악연을 파헤쳐 간다.
700억 원이라는 높은 제작비에 유명 작가와 감독(강은경 작가 & 정동윤 감독), 그리고 한류 스타들이 뭉쳤음에도 올드한 연출과 대사, 느린 전개, 어색한 연기력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혹평을 받고 났더니, 제작진이 절치부심하여 시즌2 전체를 재편집하며 쇄신했다.
확실히 '경성크리처 2'는 시즌 1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졌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를 줄이면서 러닝타임도 훨씬 짧아졌고, 회차도 7부작으로 줄였다. 지적받았던 느린 전개도 한 층 빨라지며 속도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액션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호재와 쿠로코 대장(이임생)이 황량한 도로 위에서 펼치는 추격신 및 일대 다수 격투신으로 꽉 채운 오프닝 시퀀스부터 눈과 귀를 잡는 액션 장면으로 사로잡는다. 특히 얼굴을 가리고 검은 옷으로 통일해 그림자처럼 쫓는 쿠로코들과 두 주인공이 그려내는 빠른 템포의 액션들은 독보적이다.
시즌 1에서 전혀 살지 않았던 멜로 케미도 시즌 2에선 괜찮아졌다. 아무래도 시즌 1에서 두 주인공 간 얽힌 서사들을 남김없이 들려준 덕분인지, '경성크리처 2'에선 긴 설명 없이 이들의 애틋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시즌 2로 보완하였다 하더라도 '경성크리처' 시리즈는 여전히 아쉬운 면이 많이 남아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45년을 배경으로 삼았던 시즌 1에서 담아낸 항일 정신이 시즌 2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 세기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는 그들을 이야기한다고는 하나, 크리처를 위해 일회적으로 소모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시대의 비극과 일본의 만행을 상징하는 소재 나진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불친절했다.
두 주인공인 호재, 채옥과 주변인들과의 관계성 또한 잠깐 스쳐가는 소품처럼 활용해서 아쉽다. 마치 무언가 있을 법한 관계성에 대한 묘사는 대폭 생략한 채 냅다 결말로 달려가기만 한다. 여기에 떡밥은 계속 뿌리는데 반해 명확하게 복선 회수가 되지 않고 새로운 시즌을 암시하는 듯한 결말도 다소 당황케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