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굿파트너' 리뷰
나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굿파트너'가 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최근 SBS 드라마 '굿파트너'는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가 속한 법무법인 대정의 이혼전문팀과 이들이 맡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이혼 전담 변호사들이 담당하는 사건이다 보니, 2000년대 대표 이혼법정물 드라마였던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에 비견될 충격적인 사례들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굿파트너'에서 등장하는 이혼 사례들을 자극적으로 부각하기보단 빠르게 해결해 나간다. 이혼 드라마 특유의 구구절절한 소재나 교훈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혼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다룬다. 이혼을 통해 벌어지는 부부 사이의 대립,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아이와 부부의 심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이혼 가정의 수가 증가하는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혼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뤘다. 이 때문에 이혼 혹은 이혼 위기에 놓였던, 혹은 결혼과 이혼에 대해 고민하는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렇다고 이혼을 극복하는 재결합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혼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극복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의 메시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감정적인 울림의 감동이 아닌 논리적인 통찰의 감동을 안긴다.
이혼 사건을 다루는 대정의 이혼전문팀도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한다. 냉철하고 똑 부러지는 베테랑과 감성은 기본이요 열정이 넘치는 신입 사원이라는 기본 구도로 배치, 상극으로 마주했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성장하고 협력하는 멘토 멘티 관계로 발전하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혼에 대한 법률 상담과 소송, 법정 장면을 통해 두 캐릭터의 워맨스를 빌드업해나간다.
'굿파트너'를 통해 작가로 데뷔한 이혼전문변호사 최유나의 현실감 넘치는 필력 또한 돋보였다. 업계 전문가다운 디테일한 부분들이 드라마 곳곳에 반영돼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비록 차은경-김지상(지승현) 부부의 이혼과정 이후 전개의 힘이 떨어진 점이나 한유리-전인호(피오)의 부자연스러운 관계 변화 등 입봉 작가로서 한계도 있었으나, 마지막 회까지 시청률이 15%대 이상을 기록한 점을 고려한다면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셈.
'굿파트너'의 중심축이었던 장나라의 변신 또한 눈길을 끌었다. 약 20년가량 되는 연기 경력을 지닌 연기 베테랑이지만, 동안 외모로 인해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남아있어 저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차갑고 냉철한 법조인으로 완벽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올해 SBS 연기대상의 대상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다.
드라마 선구안이 좋기로 소문난 남지현은 '굿파트너' 흥행을 통해 다시 한번 능력을 입증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력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이 훌륭했다. 장나라와의 호흡이 척척 맞는 케미도 일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