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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cherry Apr 07. 2024

감상기록 - #3 (그저.. 감상)

2024년 1분기를 돌아보며

 올해 1월 했던 다짐이 있다.

 과거를 반추하거나 관성처럼 마음앓이하는 것은 덜 하고 ,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에너지를 집중하여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보기로.


 지난 약 10년은 일과 외부를 우선순위에 두고 올인했으며, 열정과 노력이 가져다 줄 미래의 가능성들을 자신했고, 때로는 오만했었다. 그러나 그 결과가 가져온 불안과 무기력은 스스로를 기만하였으며 비관주의자로 만들었다.


 근 1년은 변곡점에 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 사회나 주변이 원하는 가면을 쓴 내가 아닌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 놓여 완전한 분리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나를 홀로 놓아두는 시간을 하루에 한시간, 그리고 일주일 중 하루 가지면서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있다.


 꿈꾸었던 것이 특별히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작은 희망을 품고 같은 마음을 가진 또는 그럴 것이라 믿었던 타인들과 달리던 시기를 지나, 좌절하고 무력해지고 그럼에도 미련이 남아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던 시기를 또 지나왔고, 더 이상 지금까지 해온 것들로 이룰 수 있는 미래가 딱히 기대되지 않고 정해져 있다는 사실과 현실적인 한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때는 무기력했고, 받아들인 지금에서야 비로소 다른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 때의 열정적인 시간들은 시기적인 의미가 있었고, 일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쳤던 그 때를 지금도 그리워한다. 누군가는 ‘올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지만, 아마 지금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혹은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또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아이가 성인이 될 만큼, 신입사원이 시니어가 되고도 남을 만큼 시간이 흘렀고, 사람도 관계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며, 나 자신도 변할 수 있음을 인정한 지금,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음에, 아니 더 솔직하게는 불안도가 높거나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차갑거나 뜨겁다고 느낄 때 한 발 물러나 관조하는 자세를 시도하게 되었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관심은 어떤 재료들로 건강하고 맛있게 샌드위치를 만들지, 장기적으로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할 지, 깔끔하고 소소한 삶을 가꾸어나갈 방법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찾아갈지 등이다. 물론, 여전히 현재의 일과 외적인 것들에 몰입할 때가 많지만, 더 이상 장기적인 방향은 아니니 집착하지 않고, ‘다른 진심’을 늘려가려고 한다.


 삶의 방향이 변하고 있고, 어쩌면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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