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총 균 쇠의 핵심은 결국 지리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역사를 진료해주는 의사가 있다면, 불평등으로 신음하는 인류와 역사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총과 균, 열쇠 문에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지리학적으로 불리한 요건에서 발전한 국가시군요."
물론 지리적 약점을 극복한 국가도 있을 것이다.
지도상에서 잘 보이지 않는 네덜란드가 세계 무역을 장악한 시절이 있었으며,
벨기에의 브뤼셀에는 유럽연합과 나토, 유엔 등 국제기구들이 자리 잡고 있어 현재 전 세계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에 천혜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한 국가도 있다.
전 세계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매장된 국가 베네수엘라는 한 해 사이에 물가가 137만 배나 상승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2차 대전 당시까지만 해도 세계 최 부유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던 아르헨티나는 현재 양극화와 정치적 혼란 속에서 갈 길을 잃었다.
지리가 국가나 개인의 운명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지도를 펼쳐보면 대륙이나 국가의 흥망성쇠에 아주 큰 작용을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환생듀스 101
책을 리뷰하기에 앞 서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환생 듀스 101?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나름 밸런스를 맞추려고 열심히 나눈 티가 나는 지도다.
본인도 어디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A지역은 모로코를 중심으로 남북을 나누어보면 될 듯하다.
아름다운 도시는 많지만 부유하다고는 볼 수 없는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 포르투갈 덧붙여 모로코까지를 비교적 살기 좋은 국가로 분류, 모로코 이남지방에 노예제도가 아직 존재하는 모리타니와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을 기피하는 지역으로 분류하면 될 것 같다.
B지역은 부유한 유럽 국가의 시민이 될 것이냐,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될 것이냐, 아프리카 내륙의 고무나무 수액이 될 것이냐의 선택지가 열려 있다.
C지역은 G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극과 극의 선택지가 펼쳐져 있다.
부유한 북유럽 국가의 시민이 되지 않더라도 발트해 연안의 발트 삼국 중 한 곳에서만이라도 태어나도 사람답게 살만하다.
얼마 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다큐를 봤었는데 그곳의 국민들은 상당히 평화롭고 아름다운 환경에서 사는듯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지역 역시 아래로 내려올수록 싸한 느낌이 느껴진다.
중동지역의 분쟁지역 시리아에 태어나거나 이집트의 화약고 캄차카 반도에서 태어날 수도 있으며 조금 더 운이 나쁘면 유엔 공신 최빈곤국인 소말리아의 해적이 될 수도 있다.
중동지역이나 아프리카의 동쪽에서 극빈곤층으로 사느니 조금 더 쭉 내려와 C지역의 최남단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바오바브나무 열매를 따먹는 것이 나을 듯하다.
D지역을 선택한 사람들은 큰 욕심이 없는 성향을 가지고 있을 듯하다.
북유럽의 콜라반도 주변에서 태어나거나 동유럽에 사는 것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세계 최대의 담수호 카스피해 주변에서 밥걱정은 안 하고 유목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유 알레르기가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D지역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척이라도 할 수 있다면 중동지역에서 부유한 사우디의 귀족이나 카타르의 국민으로 태어날 가능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자칫 잘못해서 오른쪽으로 떨어져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게 되면 본의 아니게 AK소총을 게임이 아니라 현실에서 보게 되는 진 경험을 누릴 수도 있다.
다른 곳은 아래로 내려올수록 빈곤한 국가에 살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이 지역은 인도와 스리랑카, 인도네시아를 거쳐 최남단에 위치한 호주에 태어날 또 다른 희망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E지역은 중국인, 인도인, 동남아 인종 중 하나로 태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단 생존율은 높을 듯하다.
티베트 쪽이 약간의 잡음이 있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종교나 정치로 인한 전쟁과는 거리가 멀고 중국, 인도, 동남아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티베트나 네팔, 파푸아 뉴기니 같은 곳에서 태어나게 되면 문명의 이기를 누리기는 어렵겠지만 삶의 목표가 장수라면 E지역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E라는 알파벳이 위치한 히말라야 산맥이 여러분의 심장과 다리를 더욱 튼튼하게 해 줄 것이다.
F지역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태어나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바이칼호의 깨끗한 물을 마시며 러시아인으로 살아갈 가능성도 있으며, 조금 더 동쪽에서 태어나면 베링해의 참치잡이가, 운이 조금 더 따라 한 발자국 더 동진한다면 단풍 국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다음은 이 지도에서 가장 작게 분배된 지역 G다.
헬조선이냐 진짜 헬조선 인민공화국에서 태어나는가의 문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삼가겠다.
H지역은 어디서 태어나던지 섬사람으로밖에 살아갈 수가 없다.
시드니와 캔버라의 호주, 웰링턴의 뉴질랜드가 우리를 기다린다.
뉴칼레도니아 같은 지역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섬사람으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이름 모를 섬에서 태어나면 손짓 말짓으로 소통을 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I 지역에는 천조국 미국이 존재한다.
슈페리어호 주변의 위스콘신주와 서쪽의 LA, 남쪽의 루이지애나에 점을 하나 찍어보자.
삼각형이 만들어지는 이 지역은 I지역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땅이자 많은 것을 누르며 살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반면 중부의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지역은 무시무시한 황열병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페루와 칠레 같은 익숙한 나라들이 위치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I지역의 중부보다는 남부 쪽에서 태어나는 것이 더 여유로운 삶을 보장해줄 것이다.
칠레 같은 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부유하며 안전하다.
J지역 역시 워싱턴, 뉴욕이 위치한 미국을 제외하면 대한민국보다 살아가기 어렵다.
남아메리카 북쪽에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37만 배의 인플레이션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가 위치한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작은 나라(프랑스령 기아나, 가이아나, 수리남)들이 위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평소에 듣지 못하던 낯선 나라들일 것이다.
이 글을 쓰며 필자는 H 지역에서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했다.
인구수로 보나 땅 면적으로 보나 호주와 뉴질랜드라는 좋은 국가에서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섬에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팀 마샬의 직업은 기자다.
25년 이상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였으며, 파이낸셜 타임스의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기자로도 지냈다.
지리의 힘은 총 10개의 지역으로 지리를 나누어 경제, 분쟁, 빈부격차 등을 설명하였다.
중국,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북극 순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중국
중국이 티베트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인 이점.
강대국의 경유지가 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지리적 특징.
등이 서술되어 있다.
마샬이 우리에게 소개해줄 첫 번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일대일로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일대일로 맵
중국은 위 사진처럼 총 44억 명의 시장을 하나로 이으려는 일대일로를 구상하고 있다.
실크로드를 재현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야망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으나 아직 중국이 넘을 산들은 많다.
외부적으로는 인접한 국가가 너무 많고 국제분쟁도 그만큼 많았다는 문제점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국가가 강제로 주도하고 있는 산업의 팽창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로는 티베트가 있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베트 고원에 자리 잡은 티베트족은 아직까지도 독립을 외친다.
달라이 라마와 세계 각국의 스타 그리고 티베트족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에게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의 대답은 아주 명확하다.
힘과 돈으로 티베트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티베트를 자국의 영토로 삼으려는 이유는 바로 수자원 때문이다.
황하와 양쯔강의 수원은 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티베트나 인도에 넘어가거나 독립하여 댐을 건설하게 되면 중국은 극심한 갈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해양강국이 되고자 하는데 걸림돌이 많다는 것이다.
인도양을 통해 물자를 나르려면 말라카 해협 등 타국의 영해를 지나야 하며,
태평양으로 배를 띄우려면 필리핀과 일본의 영해를 지나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있다.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미얀마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고 아프리카에도 철도와 댐 등을 건하며 해상통로와 자원 확보를 위한 밑바탕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미국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50여 개의 주가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있다.
30여 국이 조금 안 되는 유럽연합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연합국가의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프랑스를 예로 들어보자면 프랑스인 입장에서 자국민인 프랑스인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며,
그다음에는 유럽인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미합중국은 미국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한다.
사실상 하나의 국가이며 그 소속감과 유대감 역시 뛰어나다.
미 해병의 강력함은 국가가 자신을 다시 찾아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한다.(죽어서든 살아서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이지만 이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축복받은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미국 사실 동부 연안만을 차지했던 비교적 작은 나라였다.
이 나라는 19세기 유럽 내전으로 가난해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부터 북미 대륙을 차근차근 구매하기 시작하며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루이지애나주를 프랑스로부터 구매한 일이다.
단돈 1천5백만 달러짜리의 협약서로 미국을 아래와 같은 거대한 영토를 구입했다.
이 지역은 미시시피강의 상류가 흐르는 지역으로 송로로도 적합했으며, 면적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거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리 돈으로 150억짜리 땅의 너비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를 합친 면적과 맞먹을 정도다.
19세기 나폴레옹과의 전쟁 때문에 돈이 필요했던 스페인으로부터 플로리다까지 사들인 미국에 남은 것은 서쪽이었다.
당시 캘리포니아 연안을 장악하고 있던 나라는 미국의 남부에 위치한 멕시코였다.
지금과는 다르게 두 나라의 인구수와 경제력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었는데, 미국은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일단 이주민들을 정착시켰다.
풍부한 자원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착한 이주민들은 돌연 미국 서부에서 독립선언을 해버리고 이후 텍사스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귀속된다.
이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까지 매입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미국은 언제까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게 될까?
많은 학자들은 중국이 21세기 중반쯤에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장은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오바마가 말했듯 러시아와 미국의 격차를 점점 벌어지고 있으며, 유럽연합 역시 미국의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한동안 지구의 경찰은 미국이 될 듯하며, 나토의 수장은 벨기에나 다른 EU 국가의 사람이 될 수 있겠지만 군 사령관은 계속 미합중국 출신의 국민일 것이다.
2013년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25% 는 이민을 갈 경우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미국을 꼽았으며,
상하이 대학 전문가들이 뽑은 세계 최고의 대학 20개 중 17개 대학은 미국에 있다.
나도 미국에 살고 싶다.
서유럽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탄생했지만 근대의 발상지는 서유럽이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서유럽도 지리적 축복을 받은 지역임이 분명하다.
빙하나 사막이 있는 지역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서유럽에 미국과 같은 단일 패권국가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도 지리와 연관된 긴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과 인도 사이의 히말라야 산맥만큼은 아니어도 유럽은 많은 산맥과 강으로 지역을 나눌 수 있다.
피레네 산맥은 스페인과 프랑스를, 알프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도버해협은 영국과 프랑스를 나누었다.
산업화가 서유럽에서 이루어진 탓도 있지만 서유럽과 남유럽의 빈부격차의 문제가 대두되는 데는 지리적인 문제도 한 몫했다.
피레네와 알프스 산맥은 서유럽과 남유럽의 교역을 방해하였으며 동쪽은 추위와 강이 국가를 작게 나누어 버렸다.
산맥들과 강들은 나라를 작게 나눠 놓았고, 뒤늦게 유럽 국가는 단일된 하나의 나라가 갖는 이점을 부러워하지만,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연합은 하나의 국가라고 보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늘 EU의 수장이 되기 위하여, 지독했던 전쟁의 상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을 할 것이며 경제위기로 신음하는 남쪽 국가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할 것이다.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유럽의 봄날은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러시아
우리가 흔히 불곰국이라 부르는 이 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합한 만큼의 국토를 지배하고 있다.
얼어붙은 시베리아의 내부는 아직도 개척되지 않은 지역이 있어 마치 러시아의 속내와도 같다는 평을 받는다.
거대하고 차가운 땅덩어리를 누가 침공했었겠어?라고 짐작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 러시아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몽고의 침입으로 국가는 큰 위기를 맞이 했었고 18세기에는 스웨덴이 19세기에는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그리고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많은 러시아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강인함을 중시하고 나약함을 경시한다는 처질의 표현은 러시아를 잘 말해주지만, 러시아가 군사력을 위해 온 힘을 쏟는 이유는 근대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원한 것만 같았던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동유럽의 국가는 차례 때로 나토에 가입했다.
자연스레 세력이 약해진 러시아는 사실 유럽만큼이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인도의 5배, 영국의 25배에 달하는 땅을 차지하고 있으나 인구는 1억 5천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나이지리아나 파키스탄보다 적다.
영토에 비해 적은 인구수만큼이나 문제 되는 것은 인종과 인구의 분포도다.
광활한 영토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도시마다 작물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시베리아 지역에서 나오는 자원은 긴 동계로 인해 꽁꽁 얼은 보물상자 취급을 받고 있다.
우랄 산맥 서쪽의 유럽 대륙의 러시아인들은 전 영토의 25%밖에 차지하지 않는 지역에서 국가의 78%의 인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백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시아 대륙의 러시아인들은 산업화에 뒤쳐져 있고 대부분이 몽골계의 아시아인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낮고 중국자본의 영향을 받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서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조용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토와 힘겨루기 구도를 이어나갔던 러시아지만 사실은 연합군에 비해 부족한 전력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분쟁지역이 워싱턴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용하여, 유럽의 난방용 가스의 상당량을 자국이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기로 삼아 러시아는 서쪽의 유일한 부동항을 차지했다.
물론 크림반도에서 대양으로 나가려면 에게해를 지내야 하고 에게해를 지나더라도 지브롤터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를 지나야 한다.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항구,
하나 산 넘어 산 아니, 바다 건너 또 다른 바다가 러시아를 기다리고 있어 푸틴의 자유로운 항해는 당분간은 어려워 보일 것이라 전망된다.
한국과 일본
팀 마샬은 한반도를 적에게 침략당하기 쉬운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개마고원, 태백산맥을 거론하며 한반도가 동서로 나누어져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지 않은 산들을 지닌 것이 맞다.
대만의 가장 높은 산도 4000미터에 달하는 것 보면 백두산이나 한라산 같은 남북한의 최고봉도 외신들의 시선에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2050년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많은 정책들을 시험하고 펼치고 있지만 침체화되고 있는 내수시장과 인구감소는 일본 경제의 커다란 소실을 안겨올 것이다.
두 나라의 영토 분쟁과 한반도 전쟁이 재발하면 남한과 미국, 일본은 어떻게 움직일까? 하는 가정하에 마샬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기재하였으니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챕터라고 생각된다.
라틴 아메리카
광활한 대륙을 지닌 또 다른 아메리카지만 앵글로 아메리카와는 달리 눈부신 번영을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지역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인구는 6억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의 GDP는 1억 2천만 명의 영국, 프랑스를 통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서쪽은 세계에서 가장 산맥인 안데스 산맥이 자리 잡고 있어 동서의 교류를 가로막고 있고 중앙은 정글과 모기 등으로 인해 접근이 매우 어렵다.
서구 열강은 아메리카로 침투해 총 균 쇠로 많은 원주민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우거진 밀림과 황열병 역시 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물론 희생자의 절대적인 수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말이다.
북쪽은 멕시코와 비교적 작은 국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의 그늘 아래에서 살아가는 운명의 나라이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기도 하다.
멕시코와 미국이 맞닿은 3141킬로미터의 국경지대는 대부분 사막이다.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는 이 지역은 국경의 완충지 역할을 하기에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멕시코인들을 막아줄 수 있다는 지리적 축복에 일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을 직접 구매해서 읽으실 독자분을 위해 줄거리와 내가 아는 지식들의 나열은 여기까지만 작성하도록 하겠다.
페이지를 계속 넘기다보면 대서양을 건너 아프리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을 지나 북극에서 이 책을 통한 여행을 마칠 수 있다.
지리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왜 내가 지리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한다.
가방끈이 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웠던 학문 중에서 지리가 가장 재미있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한다.
가끔은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불문과에 진학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실소하기도 한다.
물론 지리학과를 선택했으면 몰랐을 언어와 문학을 배우며 스스로 성장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좌우지간 이 책의 구매를 시작으로 다시 지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로 결심을 했다.
지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팟캐스트 '신과 함께'에 최준영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편을 챙겨 듣는 것을 추천한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한국의 도시를 소개해주는 코너도 들을만하다.
출퇴근 시간에 이따금 들어보시면 지리에 대한 흥미가 많이 생기실 것이다.
이 책의 중심내용은 역시 총균쇠와 비슷하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러시아가 바다에 집착하는 이유,중국이 니카라과 운하공사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유는 지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