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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Mar 20. 2024

거의 매일 나에게 하는 말

참 좋은 습관인 것 같다.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고작 하루에 영어 단어 5개를 하면서 엄청 만족을 한다.

그것도 새로운 단어를 하는 것도 아닌데 새롭게 느끼며 한다.


내가 영어가 많이 모자라서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인지

그저 매일 출근 도장 찍듯이 영어 단어 공부를 하는데

조금도 조바심도 없이 언젠가는 말문이 뜨이겠지 한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내 머리가 받아들이면 

언젠가 머릿속에 있던 영어가 튀어나오겠지 하면서

단어 위주로 하다가 이제는 문장으로 건방지게 하더니

요즘에는 소리를 내어 원어민처럼 해보자고 물을 마신다.


일본어가 어느 날 갑자기 말문이 트이니 그냥 나왔는데

일본에 갈 때만 해도 아는 단어는 서너 개뿐이었다.

일본에서 계속 살게 될 거라는 계획이 없어서 무시를 했는데

살아야 한다니 어쩔 수없이 일 년 반을 대학에 다녔었다.

일 년 반의 코스가 모두 다 끝났는데도 말문이 뜨이지 않아

영어로 일본어를 배워서 그런가 하면서 허탈해했는데

어느 날 머릿속의 생각들이 술술 입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듣고 있던 일본인이 일본어가 물 흐르는 듯이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영어도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그러면서 지치지 말자고 조금씩 매일 꼬박꼬박 하는데

이렇게 하다가 보면 언젠가 죽기 전에는 그날이 오겠지 한다.


막연한 결과를 기다리면서 하는 일은 효율이 떨어진다고

목표가 너무 막연하게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너무 가깝게 목표가 확실하면 나라는 사람은 그것으로

불안하고 억압되어서 지쳐버리고 그래서 관둘 것 같다.


그래서 잘난 몇십 분의 공부를 하고 나면 나에게 말을 한다.

오늘 이렇게 했으니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전혀 안 한 것보단 나을 거고

안 했다면 뒤로 퇴보를 했을 텐데 제자리에는 있는 거라고.


이런 정신력으로 나는 아이들에게도 칭찬을 하는데

노력한 결과가 나빠도 노력 한 만큼의 뭔가는 남아 있을 거라고

어제보다는 조금 앞으로 나아간 것이니 잘한 것이라고 

작은 만족을 많이 느끼도록 하는데 이게 좋았던 것 같다.


몇 년을 기다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서 가는 것에서

매일 반복하는 연구실 일에서도 작은 색다름을 찾아내는 것도

어제보다 조금만 나아지면 된다는 이런 습관이 작용한 것 같았다.


커오면서 들었던 커다란 목표와 완벽한 결과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나를 질리게 했는지 덕분에 나는 작은 가치를 찾자고

내가 쓰러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커다란 자격도 거창한 능력도 없지만 

나는 나에게 대단하다고 많이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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