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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Apr 14. 2024

bbb 통역 봉사의 희열

 작은 봉사가 주는 힘

연달아 며칠 통역 봉사를 했다.


말이 봉사이지 정말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해 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나라 밖으로 나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부산에서 지내는 3개월 동안은 하겠다고 마음먹고 기다려도

겨우 한두 번의 기회밖에 오지 않아서 많이 섭섭했었다.


헌데 이번에 무슨 일인지 계속해서 부탁을 해 왔다.



























모두 택시 운전사 아저씨인데 일본 손님과 소통을 해 달라는데

도착지가 동대문 시장의 어딘지를 물어봐 달라고 하셨다.

얼른 종이를 꺼내어 원하는 질문을 적고 일본인에게 답을 듣고서

동대문 시장 근처에 이런 호텔이 있냐고 거기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서울을 거의 몰라서 호텔 이름을 적어 놓은 그대로 읽었다.

목소리가 어르신인듯한 운전사 아저씨는 일본 손님이 뭐라고 한다고

무슨 말이냐고도 물어봐 달라고 하는데 카드 지불이 되냐고 하는

극히 간단하고 당연한 이런 일도 내가 필요한 일이었구나 했다.

아이가 앞 좌석에 앉았는데 위험하니 뒤로 기대어 앉게 해 달라고

뒷좌석에 앉은 어른에게 전화를 넘겨 말을 전하고 확인을 했다.


계속 받은 전화가 전부 운전사 아저씨인 것에도 의문이 들었는데

전에는 경찰서에서도 병원에서도 통역을 부탁하는 전화를 했었다.

그래서 생각을 해 보니 휴대폰이 생각났고 쉽게 가능한 통역이 떠올라

젊은 사람들은 이제 이런 것으로 소통을 하니 전화가 없구나 했다.


휴대폰만 켜면 통역이 가능하니 이런 봉사도 사라지려나 했는데

전화 주신 운전사 아저씨들은 자유롭게 휴대폰을 쓰지 못하시는지

나와 비슷한 연령이어서 거북하게 느껴지는 휴대폰 통역보다는

전화로 부탁하는 통역이 더 편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고 듣고도 쉽지 않은 것들을

이 아저씨들도 알면서도 손쉽게 바로 쓸 수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니

이런 봉사도 단념을 해야 하는 것인가 했던 아쉬운 감정이 사라지고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나는 엄청 다행이라고 안심을 했다.


이 간단한 봉사를 한 번이라도 하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그날은 무엇을 해도 의미가 있어 뿌듯하게 든든하게 지낸다.

이게 봉사의 맛이라고 할까 지불한 노력보다 엄청 많이 받아서

어떤 날에는 이렇게 거창하게 느껴도 되는 일인가 했다.


이젠 나이가 있어서 몸으로 하는 봉사는 도리어 방해가 될 것 같아

이 정도가 좋은데 대신 내가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래서인지 전화를 마치고 나면 엄청 전화 주신 것에 감사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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