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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Apr 29. 2024

B형에서 AB형으로 살아간다.

혈액형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 검사한 것은 B형이었다.

몇 명 안 되는 B형을 보고 엄청 활발한 성격이라고 하시더니

예를 들면 다방 마담이던지 계주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한 반에 O형과 A형이 거의 다였는데 B형은 몇 명이 안되어

나는 귀하다고 생각하고 선생님은 다른 뜻으로 말씀하셨다.

그때 난 거창하게 멋진 직업은 아니지만 별로 싫지 않았고

내 성격과 잘 맞겠다고 역시 특별한 혈액형이라고 생각했다.


첫 아이를 가지고 산부인과에서 혈액형 검사를 필수로 했는데

떡하니 AB형이 나와서 일본은 검사 방법이 다른가 하면서

이제까지 믿고 살았던 세월은 무엇이었나 하며 엄청 웃었다.

그리고 부산의 큰 병원에 와서 낳은 첫째는 B형이었다.

둘째 때도 일본의 산부인과에서 한 혈액형 검사는 AB형이었고

부산의 큰 병원에서 낳은 둘째의 혈액형이 A형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AB형이 맞기는 하다는 것으로 그렇게 AB형이 되고

내가 혈액형이 어떻게 변하냐고 하니 동생도 변했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는 검사가 확실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많다고 했다.

내가 AB형이 되었다고 하니 엄마도 AB형이라고 해서

AB형이 이렇게 흔한 혈액형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둘째 며느리가 시집와 얼마 되지 않아 다 같이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엄청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자신의 혈액형이 AB형이라고 말을 꺼냈다.

AB형은 바보가 아니면 천재라고 했다면서 바보가 아니니 천재라는데

첫째 며느리가 시어머니도 시누이인 나도 모두 AB형이라고 하면서

이 집 여자들은 모두 AB형이네 하기에 나도 천재가 4명이나 되네 했다.


혈액형의 성격... 이런 것을 믿어도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와 아이들 둘이 모이면 정말 각자 다른 방향의 생각으로 어렵다.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하다가 그냥 주저앉는 것이 많은 가족으로

같은 것을 보면서 좋아하고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적어서

흥은 덜하지만 한쪽으로 쏠리는 일에서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며칠 전 아들이 영상 통화로 안부를 전하면서

자신 밑에 있는 4학년 재학생의 노트북 화면을 봤더니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화면에 가득 늘어놓으면 혼란스럽지 않냐고 했더니

자신은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알아서 상관없다고 했다는데

어디서 듣던 말이어서 혈액형이 뭐냐고 물었더니 AB형이라고 했단다.


A형 아들은 막 웃으면서 AB형 사람의 답이 똑같아 놀랬다고 한다.

나는 같은 대답을 했다는 것에서 부정하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컴퓨터 화면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파일을 만들어 넣어 두면 머리에 잘 떠오르지 않아서 눈앞에 두는 건데

그걸 그런 식으로 몰아간다는 것에서 조금은 억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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