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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대학의 법대를 졸업했다면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by seungmom

어느 동네 어느 집 아이가 법대에 합격을 했다면 잔치를 했을 거다.

그랬던 아이가 그 법대를 무사히 졸업을 하고 고시에도 통과했다면

본인은 당연하겠지만 곁에서 지켜보던 가족은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 아이가 내가 키운 아이가 맞는 건지 하면서

이제까지 막 불렀던 이름조차 묵직해져서 그냥 부르지 못할 것 같다.


그 어려운 최고 대학에 최고봉이라는 법대에 붙고 졸업을 했으니

어느 정도로 공부를 했을지 지원했던 아이들은 모두가 그럴 텐데

그 속에서 뽑힌다는 것은 노력은 당연하고 머리는 더 당연한데

거기에 조상의 은덕도 있을 거고 본인의 일생의 운도 쓰였을 거다.


이들은 모든 것을 다 걸고 합격과 졸업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공부가 얼마나 힘이 들건지 그러니까 악을 품고 공부만 했을 것이다.

그런 어려운 공부를 하는 아이를 보고 있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감히 그런 세계를 꿈도 꿔 본 적이 없는 나는 엄청나 보여 존경까지 했었다.


비상한 머리는 아니지만 공부도 그리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끈기가 없어

죽도록 공부만 해야 하는 고통이 뭔지 공부를 안 했던 나는 조금은 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들에게 이런 험난한 모험을 감히 시키지는 못하고

본인이 원하면 막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다.

최고라는 법에 대한 공부는 아니지만 과학 분야에 자리를 잡았는데

공부라는 것이 머리가 있어도 열정이 있어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니 가장 어렵다는 법을 공부해서 끝까지 해 냈다는 것은

이런 모든 것을 지나서 결국엔 끝까지 해 냈다는 것이 된다.

본인은 이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부모는 무엇을 느꼈을까

나는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감동에 한참을 울었을 것 같다.


그런 노력으로 검사나 판사나 변호사가 되고 그래서 나도 인정을 했다.

저런 열정이라면 저런 끈기를 가졌다면

그 많은 공부를 해 냈다면 그런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왜? 하는 의문이 들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어려운 공부를 하면서 세월을 보냈으니

그 값어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했었다.

그렇게 힘든 공부를 해서 이루어 낸 자신을 대신하는 이름을

저렇게 허접하게 취급할 수가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분명 법대에 입학을 했을 때엔 지금과 같은 결말을 꿈꾸진 않았을 것 같다.

스스로 왜 이 공부를 하는 것인지 공부의 목적이 확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집안의 경사라고 축하를 받았을 텐데 그랬던 자식이 법정에 서 있다면

그것도 검사도 판사도 변호사도 아닌 피의자 신분이 되어 있다면

그걸 바라보는 엄마의 입장은 모든 것이 자신의 탓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뭘 잘못 키워서 저런 판단을 하게 되었을까 하면서 말이다.


연구실을 다니는 아이들에게 괜히 한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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