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쪽으로 몰아가는 기사
이 제목으로 보자면 한국의 아이들은 다 이럴 거라고 하는데
그러지 않은 아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텐데
이렇게 학원을 보내니 아이 낳을 생각을 못한다고 하는데
다 같이 여유가 되어서 학원을 보낼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본다면
아이들의 어린 시절 그 아까운 시간을 왜 학원에서 지내게 하는지
그럼 그렇게 큰 아이들은 다 같이 좋은 대학에 좋은 대기업에 다니는지
좋은 대학에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가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은 아는지
그동안 이런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많이 봤지만
아직도 학원을 보내면 좋은 대학에 대기업에 다닐 거라고 믿나 보다.
이 공식이 다 맞는 것이어서 대학 진학 경쟁이 그렇게 치열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것이 되었나
이런 어리석은 일에 동참을 하려고 힘들게 돈을 벌고
그러면서 아이에게 주는 것은 학원비를 지불하는 것이라면
아이들은 나중에 뭘 추억하면서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될 건지
젊은 부모들이어서 이런 내용에 휩쓸리는 것인지 안타깝다.
가장 부유했던 80년대 말 일본에서도 이런 뉴스가 많았다.
학원에 보내려고 일주일에 한 번 신간센을 타고 동경으로 간다는 것도
유능한 입학 학원에 다녀야 유명한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된다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이 정도의 투자는 당연하다고 했었다.
이런 뉴스가 나오면 평범한 주부인 주변의 일본인 엄마들은
저건 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라며 딴 세상이라고 했는데
주변에 초등학교 때 사립 중학교에 보내려고 학원을 보냈던 집은
아이를 부속 사립 중학교에 보내 그 계열 대학의 졸업장을 받았다.
다른 일본 친구의 두 딸은 학원도 안 보내고 능력에 맞춰서
4년제 공립대학을 나오고 알아서 취직 자리도 찾아냈는데
처음부터 알아서 합격을 하면 대학 학비는 주겠다고 했다는
이 친구는 노후자금과 학비는 따로 마련해 두었다고 했다.
사립 대학교를 나온 아이와 공립대학을 나온 아이와 비교하면
두 아이는 거의 비등한 월급을 받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그동안 들인 학비와 학원비로 남은 것이 없는 사립대학의 부모는
이 하나밖에 없는 딸이 다 책임을 지고 지금 같이 살고 있다.
아예 우리 공주라고 부르면서 하나뿐인 딸에게 모든 것을 주었던
이 부모는 80년대에 엄청 잘 살아서 돈은 써야 들어온다고 하며
딸아이에게 들어가는 엄청난 학원비에 학비를 10년 이상 냈는데
그러는 사이에 일본은 가라앉기 시작하고 다시 회복이 안되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않았을 거라며
사립 대학의 학비에 주변이 흥청거리니 덩달아 용돈도 부담이었는데
그걸 해결하자고 하나씩 팔게 되니 사무실도 집의 크기도 줄어들어
졸업을 하고 취직 자리를 찾을 즈음에는 정말 초라해졌었다.
알아서 대학을 가라고 했던 친구의 딸 둘은 공립대학에 붙어서
대학을 마치면서 취직을 했는데 그것도 알아서 평범한 회사로
크게 자랑할 만한 곳도 아니지만 혼자서 사는 데는 지장이 없어
이 친구는 살던 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후를 즐기고 있다.
난 이 두 친구를 보면서 노선을 공립대학에 보낸 친구 쪽으로
이 친구의 선택이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준다고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 학벌보다는 자립심이 더 중요했고
덕분에 부모의 노후도 아이들과 분리되어 서로 만족이 되었다.
그러니까 평범한 중산층이라면 이 뉴스에는 해당이 안 된다.
그러니까 절대로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고 그래야만 하는 것이
스스로 노력한 아이들이 날고 싶을 때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소중하고 귀한 내 아이는 그저 새로운 환경을 즐겼으면 좋겠다.
공부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인성이 먼저고 독립이 되어야 한다.
아이는 나를 떠나게 되는데 그땐 주변과 어울릴 줄 알아야 하고
내가 없어도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
내 아이의 웃는 그 표정을 기억해 두고 언제 이빨이 나왔는지
아이가 커 가는 시간들을 같이 즐기면서 지켜 봐 주면 된다.
그러다가 글을 읽어 보려고 하면 그때 글을 알려 주면 되는데
흥미를 느끼게 만들고 그걸 아이도 좋아하면 되는 것이다.
주입 방식의 학원은 반드시 아이를 편협하게 만들 것이다.
만약 학원에 보내면서 키웠는데도 아니더라고 한다면
그 아이는 학원에 안 보내도 되었던 아이라는 증거이다.
학원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아이는 당연하게 있다.
그런데 아이들을 모두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학원이 필요한 건지는 부모가 결정하는 일이지만
옆집 아이가 간다고 해서 보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비가 버거워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왜 아이를 보면서 학원을 떠올리는지 모르겠다.
공부는 원해서 해야 하는 것으로 그래야 머릿속에 남는다고
내가 한 경험과 주변 사람들이 결과로 증명을 해 주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나 악기도 다 집에서 시켰는데
어설픈 나의 방식으로 아이가 흥미를 느끼며 좋아한다면
그땐 전문가를 찾아가자고 했는데 필요가 없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는 돈으로 악기를 사줬다.
학원도 안 다니는 아이들이 공부에 지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그냥 가지고 노는 수준의 악기를 곁에 두고 지낸다면
그 악기가 아이들의 곁을 지켜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겠지 했다.
너무 학원이나 대학에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기사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학원을 안 다닌 엄마가 학원을 안 다닌 아이를 키웠는데
그 엄마인 나도 그 아이들도 정신적으로는 엄청 단단해서
어떤 환경에도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