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재판소의 결정
마지막 남은 믿음이었는데 허탈해서 힘이 빠졌다.
다른 뭔가 큰 그림이 있어서 24일은 이렇게 된 건지
더 큰 결정에서는 반드시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지
이젠 기대라는 것을 하지 말아야 살 것 같아진다.
작년 12월부터의 시간은 뉴스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가져도 될 거라는 의견들에 공감을 하면서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을 누르면서
3월 24일 이 날짜까지 버텨 왔는데 힘이 빠져버렸다.
뭔가 차분하게 해 지지 않아서 그저 기다렸는데
아직도 아직도 하면서 지나치더니 봄이 와 버렸다.
나에게도 이 시간은 소중한데 나는 나를 보고 있지 않고
헌법 재판소에 핑계를 하면서 그냥 흘러 보내고 있다.
그동안은 정말 헌재의 결정을 의심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봤던 일이었으니까 답은 정해 졌다는 말들에
당연하다고 발표만 기다려 왔었는데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날이 오면 마음 편하게 열심히 살아야지 했었는데
발표 날짜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문제는 결과였다.
그날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지 조금도 생각하지 않아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나는 어쩌고 있을 건지 걱정이 된다.
내가 한 시민이 바란다고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바란다고 해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아니니
그저 한 명의 시민인 내가 마음을 바꿔야 하는 것 같다.
오늘의 발표에 덜컥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