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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ㅁㅎ Jul 31. 2019

나는 요즘 세미나 연사와 일한다 1/2

유명환 마케터 되다

 현재 회사의 공동대표가 만난 이야기는 흥미로운데, 나에게는 그 정도가 조금 더 크다. 팀에 합류하고 나서 이 둘의 이야기를 천천히 보는데…. 가만! 나와 대표님이 만난 스토리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이 아닌가.


 올해 상반기 나는 스타트업에게는 제법 익숙한 재단에서 홍보일을 했다. 팀이 당시 세분화되면서 홍보팀은 팀장과 나 이렇게 둘이 맡았다. 그렇다. 팀장님이 곧 내 사수인 것이다. 인원이 인원이다 보니 스스로 커버해야 할 부분도 상당했는데, 가장 큰 게 재단의 뉴스레터였다.


요새 누가 보냐 뉴스레터를 솔직히….


 뉴스레터라…. 그러니까 메일로 받아보는 바로 그 뉴스레터…. 뉴스레터를 뭐 이벤트 때문에 구독한 경험은 있지만, 그걸 읽느냐 하면 당연히 NOPE! 페이스북도 한물 간 마당에 무슨 이메일을 보고 있겠나. 잠깐? 이게 데이터가 남기 때문에 요거 제대로만 올리면... 취업도...?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나는 인턴이 끝나기 전까지 오픈율과 클릭률 2배를 달성해 포폴 남기고 깔끔하게 엑싯(EXIT)하기로 다짐했다. 초반에는 요즘 인기인 뉴스레터를 따라 하기도 하고, 톤앤매너도 바꿔가며 “나라면 열어볼까?”, “나라면 클릭할까?”를 계속 물어봤다. 내가 준 변화에 따라 반응이 바로 찍히니까 이게 은근히 시도할 맛이 났다. 실제로 뉴스레터 발송한 날은 수치 얼마나 올라갔나 1시간마다 확인해보곤 했다. 

서서히 각이 잡히는 순간

 근데 하다 보니 A/B테스트라는 게 보였다. 이게 뭐지 싶어서 보니까 하나의 변수만 다르게 해서 비교해 보는 것이었다. 오 안 그래도 나는 무슨 요일 몇 시가 가장 반응이 좋을지 궁금했던 차여서 이거를 해보고 싶다고 팀장님께 말했다.  

Can I sit here?


 조금씩 데이터가 쌓이던 즈음, 뉴스레터 관련 세미나를 연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나는 뭐 세미나니까 알람 설정해놓고 당일날 신청하면 되겠다 했는데, 응?? 열린 지 10분도 안 되어 마감되었다.

수강신청도 아니고, BTS 콘서트도 아니고 이메일 세미나인데? 그때 정말 놀랐다. 이메일 마케팅에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이 많은걸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에도 이거 가고 싶은데 못 가게 됐다는 불쌍한 영혼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참석 방법을 알아낸 끝에 나는 당일 세미나에 가게 됐다. 버스로 10분이면 갈 구글 캠퍼스를 반대 방향 버스를 타 10분 정도 늦었는데…. 사람들 가득가득했고, 다들 연사에게 열중해 있길래 나는 쭈뼛쭈뼛 어디에 앉아야 하나 서성거렸다. 자리가 하필 외국인만 있는 맨 뒷자리에 있길래 “Can I sit here?” 겸손한 영어를 던지며 그 테이블 남은 한자리에 앉았다. 당연히 알지 못했다 그때는. 이들이 내 동료가 될 줄은.

래퍼아님ㅋ

 외국인 셋과 어색한 눈인사를 나누고 연사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Segmentation, Automation, Funnel (뭐래는 겨...?) 어려운 용어가 많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메일을 언제 많이 읽을까?’, ‘제목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등 내가 원하는 핵심은 건질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 연사에게 다가갔다. 포스가 꽤 있는 비주얼이셔서(타투도 나를 주눅 들게 하는 데 한몫함) 다가가기 살짝 어려웠으나 철판 깔고 인사드리니 오? 굉장히 친절하게 인사를 받아주셨다. 명함을 교환하고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때는 몰랐다. 이 연사가 내 사수이자 대표가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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