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된 채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스마트 폰이 일상에 깊이 들어오면서
고독도 사라졌다.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온갖 메신저에
실시간으로 접속 된 채로 24시간을 살아간다.
예전엔 혼자 감당했던 사소한 사건들과 감정들이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그러나 손쉽게 공유한 감정들로 만들어진 손쉬운 유대와 안정은 잠깐의 무관심에도 손쉽게 불안해질 뿐이다.
각종 가십과 정보들이 손가락 끝에서 간단히 검색되고, 관심을 끌만한 모든 이야기는 순식간에 공유된다. 하지만 순식간에 공유된 최신 정보들은 그 속도만큼 순식간에 구식이 되고, 그곳에서 잠깐 무심해지는 순간 나 역시 구식의 인간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모두가 24시간 접속 되어 있기에
모두는 자유롭게 고독할 자유를 잃었고
고독을 되찾기 위해서
고립 됨을 감수하거나 고독을 구매한다.
고독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카페 한구석을 차지해보지만 나보다 앞서 고독을 찾아온 이들로 이미 번잡해진 장소에 고독은 진작 사라졌으며, 지불된 고독의 값이 비쌀 수록 금액만큼의 과시욕은 홀로 된 시간만큼의 불안감과 결탁하며 다시금 손쉬운 공유로 이어진다.
고독해질 자유를 잃은 세상에서는
손쉬운 공감과 좋아요의 수 만큼 불안의 숫자도 많아졌다.
가끔은
우리 모두가 방문만 닫으면
아무것에도 연결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홀로 섬 같아질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