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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Jan 01. 2023

새해 다짐이 중요한 이유

새해에는 사랑으로
균형 잡힌 사람이 되고 싶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새해 다짐이다. 새해의 목표를 세우고, 새해의 이상을 머리와 마음 속으로 스케치해보는 일 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해 다짐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해를 더할수록 소중해지고 절실해지는 시간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허투루 보낸 시간은 그리 많지 않고 나름 열심히 살았던 것 같으나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매해 그 어느 때보다 새해 다짐이 중요해진다. 


다 이루지 못했어도, 조금 일그러졌어도, 흥청망청 흘려 보냈어도 그 자체로 고유한 빛을 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 것 같다. 아니 나는 그 열차를 보낸 것 같다. 그곳에서 내림으로써 말이다. 근사한 로망과 커다란 부피를 가졌던 꿈. 나는 아직 이루지 못한 사람의 여느 변명처럼, 이런 저런 생활의 분주한 이유로 나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어느덧 서른하고도 중반이 눈앞이다. 새해 카운트를 세고 나면 새로운 나이의 삶의 꾸러미가 내게 펼쳐진다. 나는 새해를 앞두고 적잖이 나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이것은 단지 내가 어른으로서 마땅히 이 사회에서 해야할 일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나의 꿈에 대한 절실함에서 비롯된 책임감이었다. 


그럴 듯한 말보다, 생각으로만 이룬 탑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으로 옮겨진 말이었다. 지난 해, 나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작은 실천의 큰 보람을 맛보았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블로그는 작은 새싹에서 어린 나무 정도 성장하였고,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청춘 단상을 올리는 인스타그램에도 75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다. 나의 역량을 표출하고 표현하는 두 개의 창구. 즐거움과 동시에 나의 실행력을 높이는 의무감도 내포한 일이었다. 그 결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업로드는 나의 아주 일상적인 매일 습관이 되었다. 


그저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저 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던 나날들. 실행으로 실천된 목표는 꽤나 강력한 힘이 있었다. 우선 ‘나도 무언가 꾸준히 행하며 말을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구나’하는 믿음이 생겼다. 꾸준한 실행과 실천이 한 사람에게 주는 묵직한 내면의 울림도 경험했다. ‘안될 것 같았는데’, ‘안될 것 같았는데’ 의구심을 품고 중도 포기를 하던 습관도 깨뜨려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새로운 목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한 해가 지날수록 실천의 무게가 더 무겁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심한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즐거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천해 보았기에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새해에 나는 어떤 방향으로 더 나은, 더 깊은, 더 너른 사람이 될까. 어떤 가치를 품고 익게 하는 어른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스스로 미소 지을 수 있는 변화를 꿈꾼다. 


노트 어딘가에 목표를 세우기만 한 사람이어서 우물쭈물 변명으로 점철된 사람으로 남긴 싫다. 변명을 늘어놓기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어물쩡거리기엔 지금의 건강한 젊음이 너무나 아깝다.


1월 달력을 앞에 두고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책을 읽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새해엔 ‘중심이 잡힌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곰곰이 생각의 낱말을 곱씹다가 중심이라는 말이 스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랑에 있어 나의 불안한 자존감에서 나온 말이 분명하였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중심이 잡힌 사람’이 맞을 것이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일에 조금 더 자신감과 확신이 있는 사람. 자신을 아끼는 마음으로 내면을 맑게 가꾸고, 넉넉한 사랑을 확인하며, 균형 잡힌 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을 케어할 때 비로소 삐뚫지 않은 사랑을 내보내고 받을 수 있다. 진실하고 진솔한 사랑 말이다. 


그런 사람만이 사랑의 앞과 옆, 안과 밖, 모든 방향에서 진실된 자기 자신일 수 있다. 


그런 사람만이 주어진 시간을 휘둘리지 않고 균형감 있게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 나 자신이 중심되어 말이다.

사랑은 종종 오해와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잘 걸어 나아가도 잠시 삐끗하기도 한다. 그럴 때 불안한 자존감과 안정된 자존감은 극명하게 다른 대처를 하고야 만다. 


사랑으로 균형 잡힌 사람은 쉽게 곤두박질 치거나 우울의 늪으로 빠지지 않는다. 사랑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차분한 목소리로 문제를 해결해가며 사랑을 지속해 나간다. 사랑이 불러일으킨 작은 스크래치들을 진솔한 대화로 풀어가며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는 문턱에서 마침내 용기를 내는 멋진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그런 사람을 꿈꾸나 아직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나와 너, 우리가 균형 잡힌 사랑은 결국 나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에서 온다.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건강한 투자를 하는 것만이 사랑에 관한 불안한 자존감을 안정으로 바꿀 수 있다. 사랑이 조장한 오해, 그 나쁜 생각으로부터 덜 괴롭힘을 받을 수 있다. 


불안한 자존감은 결국 나의 생활을 건강하게 꾸리지 못한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사랑은 결국 균형 잡힌 생활로 드러난다. 독서, 운동, 명상, 취미 등 나를 위한 시간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심는 일이기도 하다. 


균형 잡힌 생활이 없는 사람은 사랑에 쉽게 지치고, 쉽게 상처 받는다. 결국 그 사랑은 무너지고 사라지고 만다. 또다시 반복되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사실 ‘사랑의 균형이 잡힌 사람’이 되기 위하여 그동안 나는 부단히도 노력했으나 아직 그 끝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 때, 그 말이 수면 위로 한번 더 떠오른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목표의 방향은 결국 나로 돌아간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즐기고 싶은 것. 내가 나를 위해 해주고 싶은 것.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 내가 지키고 싶은 것. 내가 이루고 싶은 나의 모습에 집중해본다. 그것들로부터 나에 대한 세밀한 사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따뜻한 위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큰 목표는 세워졌다. 다가오는 새해의 날,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나는 사랑으로 균형 잡혀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그것이 나의 내면에 흐르는 새해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법이다. 나는 사랑의 균형을 위해 하루하루 실천할 것이다. 


내가 더 깊고 더 너르고 더 따뜻하고 더 세밀하고 더 밀도 있는 사랑을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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