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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ash Oct 14. 2023

그렇다면 초등돌봄, 어떻게 할까?

(이글은 브런치북 "대한민국의 미래와 교육재정"과 연관되는 글이며,

 초등돌봄과 관련하여 3번째 글입니다)



판을 깨서는 안된다


초등돌봄(방과후학교)의  추진여부 및 주요 추진주체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전글에서 검토하였습니다(학교 vs 지자체 vs 타부처 vs 학원 )


물론 학교현장에서 어려움이 있고 불만이 많다는 점은 고려하여야 합니다만,


그렇다고 판 자체를 깨면 안됩니다


저출산으로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 이런 평가까지 외국사람들한테 받는 상황에서, 


저출산대책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소리를 듣는 초등돌봄을 아예 불필요하다고 없애 버리거나


아니면 다시 처음부터 다른 데서(이를테면 지자체 등) 추진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하면 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초등돌봄은


1. 당연히 추진(오히려 부족한 부분은 확대)해야 됩니다.


2. 학교(교육부/교육청)가 중심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타부처, 지자체, 민간에서도 지역별 실정에 맞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보완할 점은? (전담 행정)인력 보완이 필요하다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교현장에서의 불만은 크게 3가지로 집약되는데 인력, 시설, 예산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력입니다


예산이라는 것은 결국 인력과 시설로 수렴되기 때문에 포함하여 보면 되고,


시설은 일정부분은 공감이 되나 방과후학교만을 위한 별도의 시설은 적절한 수준에서 추진해야 합니다.

(돌봄교실은 현재 대부분 기존교실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일일이 별도의 시설을 새로 만든다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방과후에 수업준비를 하시는 선생님에게 방해가 될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전부 별도의 건물을 짓는 것은 예산낭비입니다. 또한, 2022년도 초등돌봄교실 시설예산의 절반이상이 불용된 것에서 보이듯이 일선학교에서도 시설확충에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초등돌봄이 원활하게 유지(또는 확대)하기 위한 대전제는 (전담 행정) 인력 확보입니다.


이부분은 일선 교사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얼핏보면 방과후학교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직접 가르치거나 돌보는게 아니고 


돌봄교실에서는 별도의 기간제 돌봄교사가, 각 과목별로 담당강사가 수업을 진행(일례로 미술이면 미술강사, 바둑이면 바둑, 방송댄스면 댄스강사 등)하니 무슨 교사의 업무부담이 있냐고 반문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돌보거나 가르치지 않더라도, 행정업무가 상당합니다


방과후학교를 위해 보육교사와 강사들을 섭외해야 하고, 수요조사하고 신청받고, 예산을 집행하며

학부모 민원상대하고 혹시 문제가 생기면 수습하는 일 등이 있습니다.


이런 업무를 교사가 본연의 업무 외에 별도의 업무로 담당하는 것입니다

(교사들의 별도 업무중에 가장 싫어하는 것중에 하나가 방과후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업무과다로 힘들어하시다가 안좋은 선택을 하신 선생님도 방과후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일선 교사들이 싫어할수밖에 없는 업무이고, 확대하는데 반대하는 것입니다.



한편 교사가 퇴근도 일반 직장인보다 빠르고 실제 수업시간도 길지않고 뭐가 힘드냐고 할수도 있습니다


이건 "가르치는 일"의 특성을 고려해야 됩니다


가르치는 일은 4시간 수업을 했다고 해서 4시간 일을 하는게 아닙니다


수업은 해당 수업시간만 일하는게 아니라 수업준비도 일입니다


저도 전문강사가 아니지만 강의 준비할때 3시간짜리면 30시간 이상을 준비합니다.

(물론 유사한 내용으로 계속하게 되면 다음번에는 그 준비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래도 강의 업데이트 등 수업시간만큼의 준비시간은 소요됩니다)


또한 교사는 가르치는 일만 하는게 아니라 생활지도도 합니다


집에서 우리애 하나 지도하기도 힘든데, 수십명의 아이들을 지도하는게 보통힘든게 아닐겁니다


그런데다 온갖 행정업무가 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교사의 과도한 행정업무는 줄여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방과후학교를 위해 별도의 전담 인력을 넣는게 맞습니다


또한 이 업무를 꼭 교사가 해야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방과후학교 업무는 직접 가르치거나 돌보는 업무가 아니라 교육행정 업무입니다.


교육행정 공무원이 해도되고, 공무원이 아니면 전담전문인력(임기제)을 채용해도 됩니다



한편 (상당수의) 교장들도 방과후학교니 학교운동장 사용이니 이런 것들을 싫어하는데 이는 학교내에서 발생하는 일은 교장의 책임관할이기 때문에 책임을 가능한 최소화하고 싶은 것입니다.


교장들이 책임지기 싫어하는데는 학부모들의 문제도 일정부분 있다고 봅니다. 

합리적인 범위에서의 책임이 아니라 무조건 학교탓을 하는 일부 학부모들이 있으니 당연히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거죠


문제나 사고는 아무리 조심해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고의과실없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을때는 교사와 교장을 보호해주고 불합리한 민원을 제기하지 않아야 학교현장에서 책임지고 교육활동을 할 것입니다.


결국 학교의 소극적인 태도는 교장과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원이 학부모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늘봄까지 해야하나?


(인력 충원을 전제로) 늘봄학교(야간, 즉 희망자에 한해 9시까지 돌봄)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생활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의 노동환경에서 매일 6시 칼퇴근하는게 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4~5시까지 돌봄을 운영한다면, 맞벌이부모중 그때까지 집에 갈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학원뺑뺑이로 대표되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됩니다.


늘봄학교를 한다고 모든 아이들이 늦게까지 학교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다가 부모가 모두 야근을 하는 등 일찍 하원이 어려울때 선택적으로 안전하고 든든하게 공교육이 맡아주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게 왜 안하려고 하고 다른데 떠넘기려 하고 서로 싸우고 할 만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인력충원 및 예산지원을 전제로 할 경우) 단순히 돌봄시간의 연장뿐 아니라 다른 점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이들에게 아침 또는 저녁급식을 줄수는 없을까? (외국의 사례)

- 운동장 등 학교시설을 아이들(또는 지역주민)이 방과후나 주말에도 사용할 수는 없을까?

- 학원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꼭 협의의 교과가 아니라)을 추진하면 안될까? 

- 재량휴교일에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면 안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바로 욕할수도 있고 황당한 소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나라가 망하게 생겼고,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한국의 노동현실, 여성(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부담을 가지는 현시이니까요)의 양육부담으로 인한 직업활동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과감히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점을 바꿔보자 : 위기를 기회로


"대한민국의 미래와 교육재정(브런치북)"에서 교육재정의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객관적인 Fact와 제도적 문제점, 저출산 등을 이유로 초중등 교육재정(교육교부금)을 감액시킬 필요를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초중등교사 및 교육청공무원들의 신규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교육부나 교육청 또는 교장, 교사의 대표 등으로 권한이 있는 위치에 있다면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변화에 저항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보아 적극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려 할 것 같습니다. 



방과후학교 등 저출산 대책으로서의 사업을 확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 재정(예산)과 관련 인력의 감소를 완화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산 완화 및 학령인구 유지에 기여함을 통해 예산과 인력의 감소원인 자체를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이고, 대안은 어렵게 찾을 것이 아니라 작은 인식의 전환으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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