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용 Sep 12. 2023

소시오패스 부장은 히어로를 꿈꾼다

3. 나는 소시오패스 부장과 일한다 - 영웅 심리

#1.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결해도 영웅이

소시오패스 부장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만이 해결사라 착각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본인에게서 비롯되었음에도 자신이 매듭짓는 것에 나 없으면 이 조직은 안 굴러가나 싶은 마음을 품는다. 마치 자신이 회사를 모두 이끌어가는 착각 속에 빠져 산다.


"노력하니 기회를 줍시다"

그는 일이 너무 많고, 맞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맞지 않아 졌다. 소시오패스 부장이 팀장으로 있을 때, 가스라이팅을 당해 그는 업무에 맞지 않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스라이팅으로 외향적이었던 그는 주눅이 들고, 업무에 자신이 없어졌다. 마치 원래 일을 못했던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소시오패스 부장은 그에게 업무량을 늘렸다. 자신이 업무 처리하기 귀찮은 일을 모두 그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와 관련된 다른 회사 동료들도 그의 늦어지고 부정확한 업무처리에 개선을 요구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요구가 모아졌다. 그러자 부장은 개선을 위해 기회를 한번 더 주자며 관리자로 너그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듯 했다.


"업무를 재조정하고 제가 더 맡겠습니다"

기회를 주자는 말과 함께 자신이 더 관리하겠다는 말을 다른 부서장들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기 꺼려했던 업무를 대신 봐달라는 요청을 했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자신이 부족한 직원을 품고 간다는 연기를 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불만을 일단락시켰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문제를 해결한 사람처럼 보였다. 실제 부장의 표정도 자신이 해결한 듯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주변인들의 불만만을 사그라지게 한 것뿐이었다. 실무를 는 그의 업무 프로세스나 업무량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부서원들을 통제하려 들어 업무량이 늘었다. 모든 부서원과 팀장에게 무엇을 놓쳤는지 체크하기 위해 사사껀껀 모두 보고받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들 뭐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이렇게 실질적인 것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기에 그는 주말까지 희생하며 일을 해야만 했다. 근본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지 않는 회사를 보며 개인의 발전이라는 희망사항을 포기했다. 매일 영혼이 이탈한 표정으로 기계처럼 일하기 바빴다. 이와 반대로 소시오패스 부장은 자신이 업무를 잘 관리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분노의 대상을 심어주려 했다. 원인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팀에 있다는 것으로 돌리려 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부서는 놀고 있고, 불필요한 인원이 많다며 그가 야근할 때 듣기를 바라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러한 고생은 그에게 나중에 득이 되며, 업무 개선도 해줄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을 약속이었다. 소시오패스 부장의 허세는 그에게 자신을 영웅시하며 의존하기를 바라는 욕구를 그렇게 포장했다.


#2. 나는 이미 히어로

영화에서 영웅에 환호하는 팬이 있듯 소시오패스 부장은 자신의 편과 라인을 꿈꾼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외롭다, 내 마음을 다 몰라줘"

부장은 팀장시절부터 술자리에서 자신이 외로운 위치에 있음을 강조했다. 수많은 성과를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시샘하는 사람이 많아 자신은 외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주변 환경을 자신이 자초했다는 것을 망각했다. 다른 팀이나 부서원들과 협력보다 비난하기 바빴고,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가 기본이었다. 비난과 무시를 통해 적 또는 타깃을 만들어 함께 공격했다. 때로는 한 사람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부서원, 동료, 팀장들 모두 부장과 대화하기를 꺼렸다. 결국 소시오패스 부장은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은 고립된 처지를 다르게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불쌍한 처지에 있음을 강조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 사람에게는 소시오패스 부장은 열심히 일하는 데 협조를 못 받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내가 하면 싹 다 정리되는데"

외부 또는 새로운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항상 소시오패스 부장은 다른 티 도는 사람들을 비난과 무시라는 말을 했다. 동시에 소시오패스 부장 자신의 능력을 높이 평가받도록 능력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자신의 팬 또는 편으로 만드는데 집중했다. 대표적인 예가 항상 각 부서장이 없는 자리에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바로 자신이 그 부서장 자리에 있으면 싹 다 정리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일이 소시오패스 부장이 온다고 해도 정리될 수는 없었다. 다른 부서장들의 실적, 임원진들의 이해관계 등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이점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게 말한 이유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영향력 있는 존재인지 알리고, 이를 통해 존경받고자 하는 욕구일 뿐이었다.


"야근하는 이유는 여자 직원들을 지키기 위함이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은 마음과 함께 여성 직원들로부터 강한 남자, 어른으로 보여주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주 52시간 도입 이후 회사는 야근을 줄이기 위한 직원들의 의견을 받았다. 그중 의견 하나가 부장이 야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인사담당자는 직원들의 의견을 부장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부장은 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모든 부서 사람들이 부장이 직접 야근을 줄이겠다는 말을 꺼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부장은 자신이 야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자신의 주된 야근 사유를 여직원들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이라 말했다. 사무실은 치안이 위험하지도 않은 도시지역임에도 부장은 뻔뻔하게 그 말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멋진 남성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러한 말을 듣는 직원들은 소시오패스 부장이 유튜브와 주식보는 모습들이 떠올르며,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에필로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소시오패스 부장은 사람들의 심리를 조작하는데 능하다. 자신의 잘못으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드높이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신의 부당행위를 인정받으려는 말을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현혹하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를 멋진 사람으로 과대 포장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대우해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드러낸다.

소시오패스 부장을 겪고 퇴사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가 있다. 소시오패스 부장이 회사에서 골목대장 놀이를 한다는 내용이다. 겪어본 자들의 시선은 정확하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자신을 신격화하고, 셀프영웅화하기 바쁘다. 그러면서 통제력과 선택권을 장악하려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조직은 점점 영혼을 잃어버린다. 이런 모습일수록 소시오패스 부장은 좋은 환경에 위치한다. 자신에 대한 충성을 강조할수 있고, 회사에 대한 올바른 의견을 판단할 능력을 상실한다. 그럴때 일수록 자신은 영웅이 될 수있고, 통제력을 강력히 발휘해 견제 대상이 사라진다. 그렇게 조직은 엄석대와 같은 일그러진 영웅을 양산해 조직은 망가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시오패스 부장은 대신 책임지기를 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