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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용 Nov 15. 2023

소시오패스 부장은 미안함을 꺼린다

6. 나는 소시오패스 부장과 일한다 - 미안함

소시오패스 부장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괴물이라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은 본인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부장은 너무 멀리 와버렸다 느꼈고, 멈출 수 없었다. 더구나 자신의 스타일은 버릴 수 없는 나이가 됐다고 생각했다.


#1. 미안함보다 자신의 처지를 강조한다

"나 지금 일어났어, 내 집 앞에서 보자"

조직생활에서 회식 외에 필수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자리가 종종 있다. 출장이나 행사 참석 등이 대표적이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이런 자리도 자신의 편리를 우선순위로 생각했다. 늦게까지 집에 머물다 장소에 도착하려는 속셈이었다. 이러한 출근 패턴은 매월 한 번씩은 했던 습관이었다. 늦잠으로 못 일어나는 경우는 전화로 업무를 한다. 직원들에게 지시하거나 협력업체와 입을 맞춰둔다. 그러면서 힘겹게 출장을 했다 보고를 올리기도 했다.


"외롭게 가고 있어, 좀만 기다려"

가끔 이런 날이 있으면 유야무야 넘어가지만 더 큰 문제는 약속에 늦는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은 주인공처럼 늦게 가는 것은 습관이 돼버렸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그날도 지각했다. 회사 임직원 대부분이 참가하는 행사였다. 담당자는 부장이 언제 올지 전화를 걸었다. 30분 늦을 것 같다는 답변이 들렸다. 그러면서 소시오패스 부장은 혼자 외롭게 약속 장소에 가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미안하다는 말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자신의 처지 강조가 더 앞서 말했다. 선발대는 보내고, 후발대는 그를 기다려야만 했다. 약속장소에서 그는 분명 전화를 해 자신의 팀원에게 마중 나올 것을 지시할 것이 뻔했다. 그럴 바엔 후발대를 남겨두는 것이 이래저래 편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 내 자리 어디냐?"

소시오패스 부장은 약속한 시간보다 약 5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본인이 말했던 시간보다 20분 더 늦은 셈이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은 미안하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머쓱한 표정으로 행사는 어디인지부터 찾았다. 기다렸던 후발대는 예상했다는 반응들이었다. 이미 1시간 가까이 늦을 것을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기존에 늦었던 과거가 있기에 예상이 가능했다. 행사장에서도 머쓱한 표정은 계속 됐다. 머쓱한 표정은 잠시 아무 일 없는 일이었던 것처럼 그는 자리에 착석했다. 그렇게 행사는 진행되었다.


#2. 미안함을 넘어 불편하게 만든다

미안해하지 않는 것은 그의 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업무적인 사항도 미안함이 없는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의 실적에 눈이 멀어 상처 입고 놓치는 사람들에 대해 반성이나 위험에 대해 무감각하다.


"오늘 oo업체 xx님 오셨습니까?"

먼 길을 온 사람들과 만나는 중요 회의자리였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회의 주최자였다. 그러나 회의에 소집된 사람들 중에는 소시오패스 부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년 동안 서로 갈등을 빚고, 자신의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법이라는 굴레로 인해 계약해지는 어려웠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생각했다. 계약해지를 결심했다. 계약이 약 2달 남은 상황에서 중요 회의자리에서 그도 초대했다. 그리고 자신의 발표시간에 갈등을 빚는 업체와 계약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압력에도 계약해지 하겠습니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계약해지를 말하며 굴복하지 않고 당당한 드라마 주인공 같은 멋진 모습을 상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사실 소시오패스 부장을 보는 회의 참석자들은 부담스러웠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갈등 있는 업체와 동일한 협력업체 대표들이었다. 갈등 있는 업체에 대한 비난과 계약해지 언급은 업체들에게 부담이었다. 더구나 소시오패스 부장이 계약해지를 하자 서로 눈치만 봤다. 대부분 업체들은 먼 지방에서 3시간씩 넘게 걸려왔다. 오랜만에 모이는 반가운 자리라는 점을 생각했을 그 상황에서 껄끄러운 말들은 더욱 불편함을 가중시켰다.


미안함은 없다, 자신이 당한 것만 기억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계약해지를 말한 건 보복이었. 자신의 보복을 위해 다른 사람까지 부담을 준 모양새가 됐다. 그냥 소시오패스 부장은  보복행위만 기다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회의나 다른 협력업체는 망신을 위한 도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몇 개월 뒤 계약해지를 당한 협력업체는 앞의 배경은 자르고, 자신이 당한 보복에 대해 이곳저곳 말하며 다녔다. 자신이 겪은 수모에 대해 토로하며 회사이미지나 거래 관계 악화됐다. 이러한 악화된 이미지는 오히려 소시오패스 부장에게는 고생한 훈장처럼 포장됐다. 자신이 욕받이를 하며 회사를 키웠다는 고생의 흔적으로 미화했다. 이렇게 공개적인 망신과 계약해지는 회사와 협력업체에 큰 피해지만 미화된 사실로 소시오패스 부장에게는 회사 내부에서 고생을 인정받는 꼴이 됐다. 다른 업체나 멀리서 온 손님 어느 누군가에게도 미안함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에필로그. 미안함을 기대하지 말자

소시오패스 부장은 매우 영악하다. 미안하거나 고마운 구실을 잘 활용하여 얻고자 하는 바를 성취한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보다 자신 감정해소에 더 집중한다. 애초에 다른 사람이나 어떤 행사는 그에게 수단이지 감정적인 최종 골인지점이 아니다. 따라서 소시오패스 부장과 인간대 인간으로 감정적인 교류 또는 공감을 한다는 것 조차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최대한 소시오패스 부장과는 감정적으로 엮이지 않는 방법이 최선이다. 대화와 소통을 최소화하며 교류를 끊어나간다. 소시오패스 부장과 엮이면 어떤 피해가 올지 모른다. 정면돌파가 항상 최선의 답은 아니다. 정면돌파를 추구할수록 더욱 수렁에 빠지는 것이 소시오패스 부장 그들과의 관계다. 그래서 더욱 감정적인 교류는 기대도, 이용당하지도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시오패스 부장도 슬슬 자신을 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자 그는 또 다른 구실을 만들려고 한다. 단지 그 목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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