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내향인이 영업하면 좋은 이유
외부시선에 너무 상처받지 말자, 그러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상처를 받는 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영업으로 일하며 크게 상처를 받는 것은 거래처의 갑질이 아니다. 영업직무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상처는 오히려 고객들의 말이다. 가끔 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영업사원을 보고 같이 온 자녀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공부 못하면 영업이나 판촉 일을 한다는 식으로 자녀들에게 공부의 동기부여를 한다. 경쟁사와 머리와 손발이 모두 바쁘게 다투는 전쟁터와 같은 유통시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힘이 빠진다. 적성이나 개인적인 이유에 의해 그 일을 택했을 뿐 공부나 부와는 상관이 없다. 내가 아는 유통업계에서 대리점에 있거나 대표, 판촉 하시는 분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 출신에 고학력자들도 상당수다.
거래처 갑질보다 큰 고객들의 말 상처
거래처 갑질이라면 예상도 했고, 같은 처지의 선배사원과 술 한잔으로 쓰린 마음을 달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일부 고객들이 자녀들에게 말한 말들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직업에 대한 후회, 아쉬움, 씁쓸함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하나 싶어 원망스러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이렇게 꽤 큰 상처에 별다른 치유는 없다. 거래처를 방문한 고객이기에 못 들은 척 마음속으로 삭여야만 한다. 다만 앞으로 바꿔야만 하는 구시대적 마인드에 불가하며 내 자식은 저런 생각을 갖지 않게 하리라 다짐만 해본다.
내향인을 위로하는 영업 후 나만의 시간 만들기
그래도 마음의 위로는 필요하다. 내향인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 사실 영업으로 혼자 시간을 갖는 것은 회사에는 말하지 않는 영업사원들만의 비밀이었다. 월초 바쁘게 거래처를 다니며 영업에 집중하다 보면 월 중순경에는 목표 금액의 70~80% 매출이 채워진다. 나머지 기간은 관리나 다음 달 매출에 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다. 그러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나머지 20~30%가 채워진다. 이를 월초영업이라 하는데, 기본을 강조한 내 첫 회사는 엄청나게 강조했다. 실적 예측과 거래처 재고회전에 도움이 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러한 월초영업을 최대한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매일 마지막 거래처 방문 후 자투리 1시간이 한 달에 한 번은 남았다. 그리고 회사 몰래 나는 나는 사색하게 좋은 조용한 카페를 찾아다녔다.
나에게 위로받고 다시 나아가기
못다 읽은 책을 읽거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그러면서 상처받았던 사실도 떠올려본다. 상처받았던 기억에 대해 너무 아파하지 말자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또 다르게 힘들었던 마음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시간과 함께 힘든 마음들을 흘려보내려 해본다. 그리고 보낸 상처 자리에는 미래에 대한 생각, 계획, 모습을 그리며 새로운 동기부여로 채워본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청하는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마음을 풀어본다.
사무실에만 있는 현재, 가끔은 그런 시간을 가졌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가끔 혼자 외근을 나가도 지금은 업무나 약속에 쫓겨 그런 시간을 갖기는 매우 어렵다. 그 시절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영업은 정말 나와 같은 내향인에게 안 맞는다 생각했을 거다.
나는 여유 시간을 통해 내 마음을 정리하고, 사람들이 둘러싼 환경을 벗어나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렇기에 일하기 전과 다르게 영업이 적성에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