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수집 일지 28
50대 중반의 나이에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깊은 질문에 대한 나의 얕은 대답은 그저 소중한 사람들과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거라고 했다. 진짜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달리 떠오르는 다른 말이 없었다.
궁색한 답변 뒤에 이어진 질문은 “우리 존재가 그렇게 작은 가요?”였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놓고 하는 질문이라면 가늠할 수 없이 큰 잠재력과 위대함을 가진 존재이겠지만, 나라는 존재를 놓고 하는 질문이라면 ‘뭐 그렇게 크진 않은데요.’라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뒤돌아 생각해 봤다.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그리고 나의 자녀도 그렇게 살아가게 하는 것, 그렇게 무난하고 무탈하게 사는 것. 그것을 나는 꿈을 이루며 사는 거라 생각했었나 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가치에 맞추어 뒤처지지 않게 사는 걸 꿈이라 하는 게 허무하고 시시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을 이루는 것이 쉽고 만만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성실했고, 때론 치열했고, 매사 신중했어야 했다. 무리하지 않고 무난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나에게 되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처음의 나의 얕은 대답은 여전히 유효하다. ‘소중한 사람들과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 이제 여기에 질문 하나를 덧붙여 본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렇게 나의 꿈을 찾기 위한 질문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