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 거리 악기들의 여관
+
6월 21일 밤, 뉴욕 소호 거리에 있는 악기들의 여관 Music Inn 지하실에서 오픈 마이크를 잡았다. 제프 아저씨의 아들 쿨리도 대를 이어 악기를 만들고 있는 60년된 가게다.
++
매주 목요일 밤 9시부터 시작되는 공연 참가자는 보통 30명 이상. 의외로 뮤지션 보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많았다.
나는 제프 아저씨의 초대로 참여했다는 여행자의 특권으로 초반에 배치되어 열 시 반쯤 노래 두 곡을 할 수 있었다. 갓 코드를 붙인 노래들이라 메모를 보고 노래했는데도 버벅 버벅 틀리고 말았다.
아리조나 히치하이커, 요세미티 정령들을 만나고, 뉴욕에 와서 노래합니다.
+++
그래도, 자칭 타칭 예술가들로 넘친다는 소호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밤거리를 걸어 타임스퀘어 옆 나의 숙소 포트 어톨리지 터미널로 돌아왔다.
누워있어도 신체를 재제하지 않는, 아마도 뉴욕 맨하탄에서 유일한 공유 건물. 왠지 모르게 새벽 내내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곳. 언젠가 다시 뉴욕에 온다면 이 공간도 변해 있으려나..
부수고 짓고 부수고 짓고 먼지가 날리고, 서울처럼 쿤밍처럼, 뉴욕도 도시 이곳저곳 일 년 내내 공사장인듯하다.
(사흘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코미디언 크리스)
#세계여행 #미국여행 #worldtrave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