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토의 천사 크리스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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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하얀 형광등,
들것에 실려 엑스레이를 찍고
새하얀 1인실로 옮겨졌다. 오른팔 정맥에
바늘이 들어가고 붉은 핏속으로 주사약이 들어간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건 평생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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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라고 있는 게 아니라,
깨지라고 있는 것인가 보다. 그런데도
또 꿈을 꾸는 게, 살아있는 나와 우리의,
삶의 길인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는 동안은,
아마 다시 꿈을 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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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를 안쓰럽게 여긴 스물한 살의 간호사
크리스티안이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려왔다.
크리스티안과 어머니 스텔라 씨는 작은 집에서
버려진 개 네 마리와 함께 산다. 천사 같은
그들에게는 버스 강도를 당한 외국인 여행자인 나 역시
집 잃은 강아지처럼 불쌍해 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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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방랑자』, 1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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