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의 크루에세이12] 언제 죽을지를 결정한다면 몇살에 죽고 싶은가요?
원하는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100살까지는 살아보고 죽고싶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100년, 즉 한 세기를 살아보고싶기 때문이다. 100살 정도면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나이일 것 같다. 저때는 죽어도 후회가 덜 할 것 같다고 해야될까나.
어릴 때 부터 간간히 방송에 나오는 90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고 저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야겠다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609461
90년을 사신 분들은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교과서에 나오는 3.1운동, 6.25전쟁 등 대한민국 역사의 큰 발자취를 겪으신 분들이다. 나는 책으로 역사를 배웠지만 그 분들은 역사의 산 증인이다. 그 분들은 하나같이 60년 전 정말 못 살았던 조선이 눈부신 발전을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이 되는걸 생각하면 너무나 대단한 것 같다고 하신다.
(송해 할아버지는 역사의 산 증인이시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547950
나도 그런 분들을 보며 앞으로의 70년, 8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기대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살아온 근 30년 동안도 정말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어놓은 1998년 IMF, 온 국민을 하나가 되게 해준 2002 월드컵도 있었으며, 이건 정말 역사책에 나온다고 생각할 2017 대통령 하야 시위도 있었다. 물론 많은 사건들은 내가 유치원생 혹은 초등학생 때 일어난 게 많아서 온전히 그 사건의 임팩트(?)를 겪지 못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IMF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상흔을 남겨준 사건의 임팩트를 내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건, 그 시절의 내가 피부에 새길만큼 당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하게도 앞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걸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혹시나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 나는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 설레기도 하고 웅장해지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고 유토피아가 될 수도 있지만 어떤 방향의 미래이든 간에 내가 살아있는 동안 보고싶다. 그리고 내가 발 붙이며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모든 풍파를 겪고 100살이 되는 2092년에 나는 어떤 모습과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어떤 모습과 생각을 하고 있을까. 너무 궁금해진다. (그때도 1990년대 말처럼 세기말 테마를 가진 기묘하고 재밌는 이벤트들이 일어나진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일어날 때 마다 꾸준히 기록을 해둬야겠다. 온전히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어서 내가 100살이 될 때 적어놓은 글들을 보면서 '이렇게 살아왔었구나.'라는 걸 느껴보는 날이 오면 좋겠다.
다음 크루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정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요?
• 죽음이 올 때 당신은 어디에 있고 싶나요?
•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하고 싶은 일은?
• 언제 가장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나요?
[에세이 120] 사실 내가 거지같은거면 어떻게 해요?
• 나의 솔직한 감정이 나오는 순간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