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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은 Sep 07. 2020

당신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나요?

출간한 지 일주일된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D+7


 출간 후 매일매일 인스타그램에 소식을 올리고 있다. 책 출간 소식, 책 내용 사진, 책 이벤트 공지, 그리고 지금 쓰는 이 출간일기.. 등. 소심한 나답게 벌써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제 사람들이 ‘유쾌’, ‘소심’이란 단어만 봐도 질리는 거 아니야???‘ 머릿속이 시끄럽지만, 이리저리 털어버리고 고! 를 외친다. 밝고 즐거워 보이는 게시물이 내 피드에 또 하나 올라간다.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다. 출간 후 일주일 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 눈엔 내가 어떻게 보일까? 아주 완벽히 신나 보일까? 주최할 수 없는 흥이 느껴질까? 한시름 놓은 것처럼 보일까? 혹시 누군가 내게 “출간했는데 기분이 어때?” 하고 물었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얼굴을 맞대고 물었다면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을 거다. 감추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내 기분을 살필 시간도 없이 습관처럼 어떤 대답이든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쓸 수 있다. 애초에 출간 후 생기는 상황과 느끼는 기분을 솔직하게 적으려고 시작한 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답하자면 나는 요즘 유쾌와 소심의 끝을 찍고 있다. 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감격스럽다가도, 사람들에게서 아무 반응이 없는 듯한 두려움에 휩싸인다. 예상치 못한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와서 책 쓰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책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끝없는 고민에 빠진다. 사람들은 알까?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웃다가 울고 울다가 웃는다는 것을!


 책을 낸 다른 작가들의 기분도 궁금해지는 밤이다. 내 책을 세상에 내놓고는, “난 할 만큼 했다. 잘 가라!” 쿨하게 떠나보내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골판지처럼 아주 작은 꿀렁거림에도 흔들리는 나를 쿨하게 적어본 것으로 오늘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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