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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May 11. 2023

2023년 상반기 불안일기 모음 ①

2023년 3월, 4월, 5월 일기 발췌

꼭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는 건 너무 어설픈 바람 같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어제보다 더, 조금만 더 나아지자.


오늘도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있어야 할 곳이 너무 가혹하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새 글이 써지지 않아 불안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또 오늘 하루를 해내보겠습니다. 오늘도 해내겠습니다.


금의환향은 너무 어려워. 죽을 만큼 노력해도 아주 조금은 안 되는 게 인생이니깐. 평소에 잘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언제 잡아먹힐지도 몰라.


졸업 못할까 봐 두렵고 입학 못할까 봐 걱정되고 나는 걱정이 많습니다. 집도 구해야 하고 이사 갈 방법도 알아야 할 텐데 정말 걱정됩니다.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하고 속상하다. 집도 문제이고 이사도 문제이고 떠나고 싶지 않은 내 마음도 문제이다. 더 노력해야지, 그렇게 좋아하는 글쓰기도 싫어지는 날이다.


글을 너무 썼나? 다시 글 수정해서 논리 구조 다시 잡고 문단 하나하나 섬세하게 살펴봐야겠다.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삶의 걱정을 타파하고 이 불안감과 함께 한 번 더 성장하는 중입니다.


기분이 좋지 않다. 다가오는 졸업 덕분에 그렇다. 하늘 끝까지 날아올랐다가 다시 땅으로 추락한다. 추락하는 속력 속에서 나는 다시 반동할 준비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졌다.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마저도 나에게 버겁다.


사람들의 불친절에 좀 상처받았지만 내 탓이라는 마인드로 해내겠습니다. 모든 건 더 잘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조금씩 해내겠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어제 누가 나한테 왜 이렇게 최선을 다하냐고 물어봤다. 그 질문 자체가 나에겐 너무 친숙하다. 그래서 더 짜증 났다. 왜 그런 걸 물어보지?


오늘을 끝으로 한 번은 완결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합니다. 그래도 해내겠습니다, 지금 시작해 보겠습니다.


몸이 고장 난 것 같다. 몸 감기, 몸살, 그리고 눈다래까지 나서 몸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앞으로는 절대 무리하지 말야지, 몸도 생각해야지, 몸이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말자.


어제 친구의 이별 소식을 들어서 내가 더 속상했다. 속상해, 그렇지만 잘 일어날 거야. 그녀는 강하니깐, 나는 정말 잘 응원해 줄 거야.


몸이 아파온다. 몸을 한계치까지 쓴 것 같다. 고통 속에 너무 오래 몸을 방치한 탓이다. 앞으로는 최대한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방어적으로 살아야겠다. 나는 내가 제일 소중하다.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무척 어렵고 힘들다. 나는 지금 기운이 없다. 그래서 거기에서 더 이상은 못하겠다.


나도 연애는 좀 하고 싶지만 귀찮음이 더 크다. 지금 이 순간이 좋기도 하고 더 이상의 인간관계 확정엔느 물음표가 찍히기도 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더 이상의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건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지 자꾸 몸에 좋지 않은 행동들을 한다. 몸을 좀 더 생각해야겠다. 나는 잠에 들다가도 어제 꿈에서 맡은 악마의 체취에 떠올랐다. 내가 그리워하는 건 온기 같다.


진짜 하기 싫어도 한 번 더 노력하자. 노력하기 싫어도, 그냥 하면 언젠가는 된다. 그냥 하자, 하면 된다.


내 주변엔 마음과 몸이 아픈 사람들이 많다. 이들도 나와 같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역경을 뚫고 일어나서 남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Go to college, and come back to save us." 떠난 자들은 고요합니다.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겨진 고통은 그들의 일이 아닙니다.


대체 텍스트: 좌측에 병뚜껑 재질의 원형 금속이 있고 거기에서부터 파생되어 나온 긴 줄들이 얼기설기 엮여서 그물망을 만들고 있다.

상황 설명: 매일 아침에 불안 일기를 쓴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일단 끄적이고 나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 불안감을 잡기 위해선 그저 내가 왜 불안한지 써내면 된다. 나의 불안함은 대체로 그날 하루의 할 일을 해내면 저절로 살아지는 것 같다. 불안일기를 쓰다 보면 꼭 뒤에 한 마디를 붙이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나의 하루를 살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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