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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Jun 29. 2023

여행일기① 2022 뉴욕시티, 라스베가스, L.A.

2022년 1월 24일 일기 발췌

2021년 12월 21일 저녁 비행기로 언니가 한국에서 비행기 타고 날아와 우리 자매의 여행은 뉴욕주 대학 기숙사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언니랑 나와의 여행은 내가 한국에서 날아와 뉴욕주에 정착한 그곳에서 시작되었더. 언니는 내가 좋은 곳에 산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고 나는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너무 호화스럽게 산다고 내 모든 일상들을 더 청승맞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깐 미국에 와 고생한다고 눈물 흘리며 꿍쳐 놓았던 쌈짓돈이라도 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언니에게 주고 싶었다. 언니는 한국에서부터 한국 음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양념키트를 캐리어 한가득 짊어들고 왔고 우리는 첫 끼니로 국수와 삼겹살을 먹으며 배를 채웠다. 내가 언니를 위해 처음으로 요리를 해준 셈이었으니, 나는 마음이 포근해졌다. 언니의 뼈와 살에 이제 내 지분이 좀 생겼다.


우리는 한 겨울에 꽁꽁 얼어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오리지널 버펄로윙도 먹고 23일 아침엔 뉴욕시티로 넘어갔다. 이날 예약한 뉴욕시티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취소되었고 나는 뉴욕시티에 있는 기한 내내 영영 보지 못하게 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 유령은 다행히도 볼 수 있었다. 오페라 유령은 내가 중학교 때 본 오페라 유령 영화판과 매우 흡사해서 놀라웠고 언니는 공연 십 분만에 풍신한 의자에 앉아 어두운 조명 아래에 곯아떨어졌다. 언니는 쉬는 시간에 깨어나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 다시 잠들었다가 총성과 폭주 터지는 소리에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나는 티켓값이 아까워졌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는 엘리베이터 앞에 모네 그림을 걸어두는 사치스러운 곳이었고 피카소 작품도 잔뜩 있었고, 그러니깐 내가 아는 미술사에 나오는 화가들이 총출동한 곳이었다.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은 현대 미국 예술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고 외투를 맞아주는 등 모마에 비해 특권적이었다. 필름 카메라로 찍어서 바로 흑백사진으로 현상해 주는 기계에서 언니랑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건 내 것이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은 오리엔탈리즘이 현재에도 서양인들 사이에서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었던 이유를 보여줬다. 어떻게 가져왔는지 모를 동양적인 유물들을 가득 전시해 두었다, 구분 없이. 중국, 일본, 티베트, 그러니깐 각기 다른 양식의 불교문화유산을 한 곳에 때려 박아 전시했는데 정말 묘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는 드가의 발레 그림을 보고 굿즈샵에서 발레리나 브로치를 샀고 고대 유물에서 영감 받은 귀걸이를 샀다. 굿즈가 최고였다. 맨해튼에 있는 나이키에서 현지 적응을 위해서 운동복 셋업을 구매했으며, 우연히 들어간 향수집에서 잔향으로 장례식장에서 피우는 향 냄새가 나는 일본 말차티에서 영감 받았다는 향수를 샀다. 내 몸에서 향 냄새가 나면 좋을 것 같아 거금을 들인 셈이다.


뉴욕시티에서 다시 라스베가스로 가는 1월 1일, 전날에 뉴욕 볼드롭을 멀리서 구경했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라고 우리는 2022년 새해 계획 이탈리타운과 차이나타운에 경계에 있는 호텔에서 세웠다. 엠파이어 빌딩 꼭대기층에 올라가 야경도 구경하고 유람선을 타고 꽤 가까이에서 자유의 여신상도 보았다. 이쯤 하면 뉴욕시티 관광객 명소는 거의 정복했다고 볼 수 있다.


대체 텍스트: 건물들 사이로 터지는 폭죽과 꽃가루들


라스베가스에 도착해서 싸구려 카지노 호텔에서 잠시 하룻밤 머무르다가 태양의 서커스 O쇼를 보고 그랜드 캐년 투어를 1박 2일 다녀왔다. 고요한 화성에서 언니랑 둘이 남기도 했고 마시멜로도 먹고 인디언 가이드가 알려주는 협곡도 다녀왔다. 한인 가이드님께서는 그랜드캐년에서 라스베가스를 가는 도중에 말 그대로 은하수 별을 잔뜩 볼 수 있는 장소에 데려다주셨다. 몇 해전 언니와 나는 아빠와 함께 200년 만에 오는 우주쇼를 구경하기 위해 어느 상가 옥상에 갔다. 우리 셋은 돗자리를 깔고 나란히 누웠다. 아빠가 잠깐 맥주를 마시러 일어날 대마다 별똥별이 떨어져 아빠는 그날 결국 별똥별을 못 봤고 무척이나 서운해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시 별똥별을 보며 아빠와의 기억을 추억했다. 거기서 우리 둘만 별똥별을 보았다. 올해는 아주 잘 될 모양이다.

대체 텍스트: 붉은 모래 사이에서 선명하게 찍혀 있는 발자국

1월 5일 다시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L.A. 한인타운은 거의 한국이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갔는데 할리우드 스튜디오 특유의 액션과 효과에 연신 감탄이 나왔다. 너무 재미있어서 호그와트 놀이기구만 세 번을 탔다. 정말 내가 해리포터 세계관에 속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야경도 보고 해변가도 걸었다. 디즈니랜드는 거의 천국이었다, 백설공주가 내 눈앞에서 살아 있었다. 나는 내 어린 시절 보던 공주와 실제로 사진을 찍고 그들과 가히 말을 섞었다. 어린이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어린아이들과 공주를 기다리다면서 벨라, 백설공주, 숲 속의 오로라, 재스민, 뮬란을 보았다. 나는 여한이 없다. 디즈니랜드는 더 이상 백설공주 굿즈를 팔지 않았다. 서운했다.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에서 엘사와 안나를 보긴 했지만 첫날 백설공주만큼의 감흥이 있진 않았다. 그러다가 엔카토 미라벨을 만났다, 그녀는 기운이 좋았다. 그녀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내 최애 캐릭터가 변경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호텔로 돌아와 엔카토 영화를 디즈니플러스로 보았다. 나는 멕시칸 거리에서 멕시칸 전통의상을 샀다. 콜롬비아 공주 의상은 구하기 어려웠다.


대체 텍스트: 나무 뒤로 회색 이층 주택이 보인다. 어느 갈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서있다.

빈민가에 있는 코로나 무료 검사소에 갔다가 미친 사람과 인종의 선명한 경계와 가난을 보았다. 내가 살고 있는 칼리지타운에서 본 적 없는 홈리스 군집들이 가득했다, 미국의 또 다른 면모를 본 셈이다. 호텔에 같이 머무르는 동안 나도 언니도 부모님 꿈을 꾸었다. 나는 엄마, 아빠와 같이 여행을 갔고 춤을 추웠다. 우리는 작별했다, 아주 급하게. 잘 가, 언니. 나의 공간에 놀러 와줘서 고마워. 나는 비행시간이 변경된 줄 모르고 공항으로 가 12시간 넘게 대기했다. 그 사이 한국에 도착한 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대. 분명 15일에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를 떠났는데 17일 돼서야 내가 사는 뉴욕주에 도착했다. 아빠,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근데 내 이름은 아빠네 가문에서 사라졌어. 나는 불명예스러운 손녀딸이야. 디즈니랜드에서 곰돌이 푸 인형을 사 왔다. 나는 곰인형을 껴안고 곰돌이 푸 영화를 보았다. 테디 베어, 푸. 너는 생각하기엔 뇌가 너무 작아. 언젠가, 거기서. 그것만으로 충분히, 친구는 언제나 통해, 실리 베어. 다시 돌아가도 언제나 있을 거야. 기억해.


But some people have really smally families.
You can be a family with just two people.


세상엔 다양한 가족이 있어요. 나는 아주 작은 가족을 가졌어요. 나랑 언니뿐이에요. 나는 그뿐입니다. 캘리포니아 어느 지역 서점에서 다양한 가족을 소개하는 동화책을 샀다. 동화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나는 여경을 이겨낸 여자 이야기가 제일 좋다, 디즈니는 나의 유년 시절이었다. 뉴욕시티 9.11 기념관은 죽음에 관한 사회적 장례식인 것 같아 마음에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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