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간 윤종신 Nov 18. 2018

첫차를 뽑던
그날의 기분으로 만든 노래

2018 <월간 윤종신> 10월호 'Night Drive' 

2018 <월간 윤종신> 10월호 ‘Night Drive’는 윤종신이 선보이는 본격적인 드라이브 음악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드라이브를 떠나는 한 남자의 설렘과 들뜬 마음을 담았다. 윤종신이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열심히 흡수했던 80년대의 음악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는데, 특히 영국 팝과 미국 흑인 음악의 장르적 뉘앙스가 도드라지며 그 아래 낭만적인 분위기가 짙게 배어 있다. 80년대 특유의 화법과 감각이 노래를 시종일관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제가 10대를 지나 20대에 접어들 때쯤 전국이 호황이었어요.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크게 부흥했죠. 저는 운이 좋게도 그 활황 속에서 데뷔할 수 있었고, 또래보다 비교적 빨리 차를 샀어요. 그게 유년시절부터 꿈꿔 왔던 로망이었으니까요. 사실 그때는 저뿐만 아니라 제 또래라면 누구나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차를 가지려 했거든요. 집집마다 승용차를 마련하는 게 목표였던 시절이죠. 다들 유년 시절을 보냈던 80년대에 보고 듣고 배웠던 것들을 성인이 된 90년대에 실현해보고 싶었던 거죠. 자동차와 드라이브는 80년대가 만들어낸 로망 중의 로망이었으니까요.”

윤종신은 이번 노래를 통해서 80년대를, 그 시대가 만들어낸 낭만성을 복원해보고 싶었다. 처음 차를 샀을 때의 뿌듯함과 좋아하는 사람을 태웠을 때의 두근거림, 그리고 어디든 떠날 수 있었던 그 젊음을 곱씹어보고 싶었다. 덕분에 이번 가사에서는 80년대의 정수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80년대에 제작된 광고 속 한 장면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가장 로맨틱한 순간들이 묘사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운전 실력을 뽐내면서 괜히 뿌듯해하고, 그 사람이 나를 믿고 나를 따라왔다는 사실에 가슴 벅차하는 한 남자의 마음을 관통하면서 젊음과 드라이브, 연애와 여행이 하나로 묶여 거대한 낭만을 일구던 그 시절로 질주한다.


“사실 지금도 이러한 로망이 유효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차를 사고 좋아하는 사람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는 게 예전처럼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하지만 저와 비슷한 시기를 거쳐온 중장년층에게는 어른이 되고, 차를 갖고, 액설러레이터를 밟고, 시원한 바람을 맞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달리는 그 일련의 과정이 그 시절을 상징하는 낭만 그 자체였다는 것을 기억할 거예요. 그리고 이 노래의 전주나 간주만 들어도 제가 어떤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알아차리실 것 같고요. 제목에 ‘Night’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밤이건 낮이건 드라이브를 할 때 한 번쯤 이 노래를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기댈 수 있었던 ‘의자 같은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