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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도 수능 영어 칸트 문제

34번 문제 소개와 해설

by 코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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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수능 영어 34번 문제 해설합니다. 간단하게 해설할게요. 이번 수능에 칸트 곳곳에서 나옵니다. 칸트주의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지요. 왜 칸트가 나오겠습니까? 어째서 칸트가 중요합니까? 칸트 철학으로 사실상 현대 사회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국어 문제 지문으로 나온 칸트는 '임마누엘 칸트'가 아니라 '무함마드 칸트'일 정도로 엉터리였음은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http://youtube.com/post/UgkxQDohKBRT8cY_OmHmeScvIyQTbTuGnheH?si=gEhwHvf2C_tljK32)을 통해 밝힌 바 있고요. 영어문제는 그 정도 아니고요. 아주 훌륭한 칸트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칸트 철학을 직접적으로 해설하는 지문이 아니라, 칸트 철학을 간적접으로 해석하는 지문이라 하겠습니다.



Kant was a strong defender of the rule of law as the ultimate guarantee, not only of security and peace, but also of freedom. He believed that human societies were moving towards more rational forms regulated by effective and binding legal frameworks because only such frameworks enabled people to live in harmony, to prosper and to co-operate. However, his belief in inevitable progress was not based on an optimistic or high-minded view of human nature. On the contrary, it comes close to Hobbes’s outlook: man’s violent and conflict-prone nature makes it necessary to establish and maintain an effective legal framework in order to secure peace. We cannot count on people’s benevolence or goodwill, but even ‘a nation of devils’ can live in harmony in a legal system that binds every citizen equally. Ideally, the law is the embodiment of those political principles that all rational beings would freely choose. If such laws forbid them to do something that they would not rationally choose to do anyway, then the law cannot b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① regarded as reasonably confining human liberty

② viewed as a strong defender of the justice system

③ understood as a restraint on their freedom

④ enforced effectively to suppress their evil nature

⑤ accepted within the assumption of ideal legal frameworks


정답은 무엇일까요?

제시문은 다음과 같이 대강 번역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칸트는 법률 규칙을 안보와 평화뿐 아니라 자유(freedom)까지도 보장하는 궁극적인 안전 장치로서 강력하게 옹호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인간 사회가 더욱 이성적인 형태로 나아고 있다고 믿었는데, 이는 효과적이고 구속력 있는 법적 체제에 의해 규정되는 형태입니다. 오직 그러한 체제만이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고, 번영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필수적인 진보에 대한 그의 믿음은 인간 본성에 대한 낙관적이거나 고상한 관점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는 홉스의 관점과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즉, 인간의 폭력적이고 갈등을 일으키기 쉬운 본성(nature) 탓에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법적 체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자비심이나 선한 의지에 의존할 수 없지만, 심지어 ‘악마들의 국가’라도 모든 시민을 동등하게 구속하는 법률 체계 안에서는 조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상적으로 볼 때, 법은 모든 이성적 존재가 자유롭게 선택할 정치적 원칙들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법률이 모든 이성적 존재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비이성적으로 선택해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 법률이 _________________________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답은????


이 제시문은 칸트의 도덕법에서 핵심이 되는 자유의 법칙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적으로 칸트를 해설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철학을 공부할 때 Nature라는 개념을 확 틀어쥐고 있어야 합니다. 흔히 자연으로 번역하지요. 그런데, 인간이 자연의 일부일 때에는 자연적인 본성입니다. 이 자연적인 본성은 생물학적 법칙에 지배를 받고 욕망과 본능의 충동에 순응하게 됩니다. 선과 악을 떠나서 그렇다는 거지요. 이것을 억누를 수 있는 게 바로 이성입니다. 이성적 존재는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는 본성의 명령(충동)을 거부하고 이성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성적인 존재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본성(nature)의 속삭임에 자주 굴복하고 악한 행동을 선택하기 일쑤잖아요? 그래서 이성적인 존재에게는 자유를 위하여 보편적인 법이 필요하고, 그 법에 구속되는 의무가 생기게 됩니다. 이해하시겠죠?


칸트에게 모든 이성적 존재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은 인간 본성(nature)의 욕망과 취향을 억제하되 스스로 선한 의지를 낳는 자유의 법칙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칸트 철학에 대한 제시문의 이러한 ‘낯선’ 해석이 칸트의 자유의 법칙을 제한하지 않는 것임을 나타낼 필요가 있습니다다. 즉 “만약 그런 법률이 모든 이성적 존재로 하여금 비이성적으로 선택해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 법률이 이성적인 존재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즉 법을 통해 nature의 충동을 억제한다고 해서 인간의 자유가 억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 nature를 억제해야 freedom의 영역이 생겨납니다.


따라서 정답은 3번. 2, 4, 5번은 cannot과의 관계에서 넌센스. 1번의 human liberty는 사회적 자유를 가리키는데, 정답으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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