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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seongi Kim Dec 31. 2018

마지막 남은 자존심

"오늘 교환한 새로운 '장루'가 마음에 안 들어요.. 영불 편해"

꼿꼿한 내 환자는, 새로 교환한 장루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았다.

'이 장루는, 이전 것보다 더 '똥'이 많이 보여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져도, 내 똥은 보여주고 싶지를 않아,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거든'  

의료진이 생각하는 환자의 편의성보다, 어떤 때는 환자의 주관적인 만족감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솔직하게 드러내 놓고, 말씀하시는 것이 고마웠다.


환자분은-지금의 아내분과 결혼식을 못하셔서, 이번 주 주말에 완화병동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한다.


그때까지, 증상 악화 없이. 
용기 있고 꼿꼿한 모습을 유지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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