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자랑 우리 포포의 모든 순간들을 응원할게
나는 한때 누군가의 자랑이었다.
입학사정관제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을 때,
대학 졸업 전 정규직 입사 소식을 알렸을 때,
프로젝트를 잘 끝내거나 승진할 때,
그 외의 작고 큰 순간순간들마다 가족과 친구들은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더 열심히 살아왔다.
늘 ‘잘한다’, ‘멋지다’, ‘대단하다’는 말 속에 살아왔던 나.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자랑으로 존재했다.
그런 나는 이제는 누군가의 자랑으로 자리하기보다, 누군가를 매순간 자랑스러워하는 한 엄마가 되었다.
매일같이 아기의 트림 소리에 안도하고, 이유식 잘 먹어주면 신나서 박수치고, 하루하루 새로운 발달 과정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그런 평범한 엄마가 되었다.
이제 누군가에게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기보다는, 이제는 내 아기의 매 순간이 자랑임을 잘 안다.
어제부터 우리 아가 포포는 엎드려 있다가 혼자 힘으로 줄곧 앉는다.
엄마, 라고 부르는 정확한 옹알이 횟수가 늘어가고 있다.
나를 빤히 보고 웃어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이 조그마한 생명이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져,
하루에도 몇 십 번씩 휴대폰 카메라를 들게 된다, 이 작은 몸짓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서.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SNS에 자랑한다.
우리 아가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웃고 잘 크고 있어요, 하고.
예전에는 나 이렇게 책도 열심히 읽고 글도 열심히 쓰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어요, 하고 자랑했던 내가 말이다.
한때는 누군가의 자랑이었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의 엄마로서,
세상의 중심에 나라는 존재를 내려놓고 대신 내 소중한 아가의 하루를 중심에 놓는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박수 받을 일이 예전만큼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누군가의 첫 경험을 지켜보며,
그 모든 순간을 온 마음으로 자랑스러워하는 지금의 내 모습도 난 충분히 자랑스럽다.
이는 일생에 쉽게 오지 않은 순간이며, 그리 오래 있을 순간도 아닌 찰나일테니 더 만끽해보자.
나의 사랑, 나의 자랑 우리 포포의 모든 순간들이 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있는 그대로를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