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포포는 생후 180일대부터 이유식 3끼를 먹었다.
물론 이 3끼 모두 다 내가 직접 만들었다. 음하하.
결코 만만하거나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뿌듯한 마음이 수많은 번거로움을 이긴다.
내 아기가 먹는 첫 음식들을 내가 고르고 손질하고
먹일 수 있음에 기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식 준비를 앞둔 몇몇 친한 언니들에게 이유식 꿀팁을 알려주려고 쓰는 글인데,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인사이트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쓴다.
1. 이유식 시작 전 : 먹는 것에 대한 감각 길러주기
포포가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 난 총 3가지에 집중했다. 첫째, 부모가 먹을 때 옆에 앉혀서 보여주기. 둘째, 숟가락을 갖고 놀게 함으로써 익숙해지도록 하기. 셋째 분유나 유축한 모유 등을 숟가락으로 떠먹여주기. 이 세 가지를 일상생활에서 틈틈이 실천하면서 빠는 것이 아닌 먹는 것에 대한 익숙함을 심어주고자 했다. 실제로 세번째 행동을 천천히 이어갔더니 이유식으로 처음 미음 먹이는 날 거부감 없이 꿀떡꿀떡 잘 먹어주었다. 아 그리고 친한 언니가 알려준 팁은 음식 관련된 사운드북을 활용해서 밥 먹는 시간임을 인지하게 해주는 것. 나 역시 처음에 언니가 선물해준 책으로 밥 먹을 시간임을 알려주고자 노력했다.
+ 역시 선배 엄마들은 최고다.
2. 사전 이유식 공부 : 책 구입하기
이유식에 대한 바이블 같은 책들이 몇 권 있는데, 그 중 두 권을 추천한다. <뿐이 토핑 이유식>과 <삐뽀삐뽀119 이유식>이다. 첫 번째 책은 요즘 트렌드인 '토핑 이유식'에 대해서 잘 담겨 있고 따라갈 수 있는 스케줄도 잘 마련되어 있다. 두 번째 책은 그 유명한 하정훈 소아과 의사가 쓴 것으로 내용에 의심이 안 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살짝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것.
Tip 1 : <뿐이 토핑 이유식>을 yes24에서 사면 부록책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교보문고도 그러한 듯 하다. '이유식 노트'라고 적혀진 부록이 같이 오는 옵션 추천!).
Tip 2 : 인덱스로 자주 볼 것 같은 부분들 체크해두면 훨씬 편하다. 하단 사진 참고.
3. 이유식 꿀템 3가지
이유식 아이템은 상당히 많다. 살려면 뭐 끝도 없이 살 수 있을 정도? 그래서인지 이유식 준비물은 제2의 혼수 같다고 한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필수적인 아이템들은 위에서 이야기한 책들 앞부분에 상세히 적어져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또 인스타그램에도 여러 사람들이 이유식 필수품을 잘 정리해놓았기에, 틈나는대로 저장 기능을 활용해서 저장한 다음에 보는 것도 나름 꿀팁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주관적 이유식 꿀템 3가지는 베이비무브 이유식 마스터기, 실리콘찜기, 이지앤프리 이유식 큐브용기이다. 베이비무브 이유식 마스터기의 경우, 주변 선배 엄마의 강력 추천으로 믿고 샀는데 정말 만족스럽다. 타이머 설정 기능이 편했고, 믹서기도 같이 있어서 공간 활용도 좋고 부담 없이 잘 쓰고 있다. 실리콘찜기의 경우 2개 정도 구비해놓았는데, 핑거푸드나 빵 만들 때 전자레인지를 통해서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큐브들을 보관하는 다양한 용기 가운데 이지앤프리 이유식 큐브용기는 3칸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그때그때 조립도 편하고 관리하기도 쉬운 편이라서 추천.
Tip 1 : 베이비무브 사용자들에게 흔히 알려져 있는 꿀팁은 찜기류를 2개 정도 더 구입하는 것이다. 나도 2개 더 사서 총 4층으로 쓰고 있다. 또한 파이렉스 내열용기가 호환이 잘 되어서 고기류할 때 편하다.
Tip 2 : 실리콘찜기 가운데 4개 분할로 되어 있는 칸막이 파는 브랜드의 것을 사는 걸 추천한다. 나는 잼먹이라는 브랜드로 샀다.
Tip 3 : 초반에 이것저것 많이 구비해놓는 것도 좋지만, 요즘 워낙 총알배송이 많으니 기본적인 것만 사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걸 추가로 구입하는 편도 좋을 것 같다.
4. 이유식 재료 구입처
이유식 재료들은 정말 많다. 오아시스, 컬리, 쿠팡 등 온라인 구입처도 많지만 오프라인 구입처는 하나로마트가 단언컨대 1등이다. 식재료도 정말 싸고 거의 다 국산이라 믿고 살 수도 있다. 나의 경우 온라인은 주로 '컬리'와 '네이버장보기(그 중에서도 새벽배송 가능한 SSG)'를 애용하고 있고, 오프라인은 '하나로마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베이스죽과 같은 쌀류는 '아이보리'라는 브랜드를 추천한다. 초기부터 쓸 수 있는 쌀가루부터 중기, 후기까지 쓸 수 있는 잡곡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유식 재료는 최대한 냉동이 아닌 냉장으로 사는 게 좋다. 신선도의 측면에서도 냉동과 냉장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Tip1 : 아이보리, 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후기를 올리면 쌀가루나 잡곡류 1팩을 사은품으로 준다.
5. 이유식 재료 손질된 것도 고려해보기
일명 큐브 공장이라고 해서 다양한 큐브들을 만드는 날은 정말 정신이 없다. 재료 손질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일 텐데 손질되어 있는 것을 몇 개 사면 조금 더 수월해진다. 물론 손질되어 있는 식재료는 다른 식재료들에 비해 가격대가 나가지만, 시간을 돈 주고 산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주로 감자 같이 손질이 조금 까다로운 것들을 종종 손질된 걸로 구입하곤 했다. 덕분에 손쉽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초기 이유식 때는 생각보다 재료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량 판매된 식재료들도 구입해두면 좋다. 특히 컬리의 '절단무'가 편했던 것 같다(물론 이유식으로 쓰고 남은 식재료는 엄마, 아빠의 뱃속으로..). 또한 손질된 식재료는 핑거푸드로 쓸 때도 편하기 때문에 추천한다. '자른 미역'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꿀템이었다고 생각한다.
Tip1 : '세척', '손질' 이렇게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6. 알레르기 테스트
이유식을 할 때 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알레르기 테스트. 대표적으로 계란, 밀가루, 땅콩버터, 고기류 등이 있는 듯 하다. 알레르기 테스트는 <삐뽀삐뽀119 이유식>을 참고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소아과 의사가 직접 썼기에 신뢰가 가기 때문이고 트렌드가 바뀌는 편이라 가장 최근에 발간된 걸 사는 걸 추천한다. 이를테면 계란의 경우 원래는 흰자와 노른자 각각 테스트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한 번에 하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알레르기 테스트는 무조건 평일 오전 첫 번째 끼니에 하는 것이 좋다.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소아과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Tip1 : 알레르기 알러지 테스트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겠다, 전문가들 의견이 최고인 듯! 동네 근방의 알레르기 진료로 유명한 소아과 알아두는 것도 좋다.
7. 이유식은 교감의 시간, 엄마 리액션 중요
먹는 즐거움의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남편과 나는 포포가 즐겁게 먹길 바랐던 것 같다. 1번에서 이야기한바대로 처음부터 포포에게 '먹는 것 = HAPPY!'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포포가 음식을 한 입씩 먹을 때 남편과 나는 엄청난 리액션을 했다(일명 똥꼬쇼). 잘 받아 먹을 때마다 박수와 함께 최고, 따봉 등의 리액션을 했고 받아 먹는 아기도 굉장히 우쭐해 하면서 먹었다!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이유식을 전반적으로 다 내가 만들고 있기 때문에, 잘 먹어주면 내 입장에서도 무척 기쁘고 피로가 녹았다. 눈 맞춤을 하면서 정서적 교감을 하고자 했다. 육아에서 흔히들 '먹놀잠'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유식을 '놀(놀이)'의 연장선이라 생각했고, 다소 오래 시간을 가져가더라도, 이유식이 먹고 치우는 시간이 아닌 먹을 걸로 즐겁게 교감하며 노는 시간이라고 스스로 정의를 내렸다. 물론 자기주도 이유식까지 가기엔 용기와 에너지가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이유식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했다. 포포 역시 이러한 마음들을 알아주었는지, 먹을 때 춤도 추고 잘 웃고 박수도 치고 좋아한다! 물론 먹테기가 종종 오긴 해도 말이다 ㅎㅎ
Tip 1 : 비행기처럼 슈웅 입에 숟가락 넣는 걸 좋아하는 아가들이 있고, 폭풍 리액션과 박수, 엄지척을 좋아하는 아가들이 있다. 우리 아가는 후자였다.
Tip 2 : 양육자 한 명이 전담해서 먹이는 것을 비추한다. 부모 모두가 골고루 주는 (하지만 보통 한 쪽이 출퇴근해서 쉽진 않지만 ㅠ)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8. 챗GPT 활용하기 (+내용 크로스체크 필수!)
챗GPT는 진짜 최고의 육아 선배이자 동지이다 ㅎ 거의 어지간한 건 챗GPT를 통해 확인하고, 이후에 소아과나 인터넷 더 뒤져서 크로스체크하는 게 일상이다. 왜냐면 챗GPT 그대로 참고하기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 이유식할 때는 특히 체크하고 또 체크했고, 프롬프터를 나에게 맞게 질문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걸 잘 얻어냈다. 프롬프터는 저마다 방식이 있겠지만, 일단 나는 아기 스펙(몇 개월, 몇 키로, 이유식 평상 시 먹는 양)과 함께 특정 재료를 먹여도 되는지, 먹인다면 어떤 조합이 좋을지, 피할 조합은 무엇인지, 레시피 다양하게 보여달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식재료랑 요리를 몇 개를 했고 무얼 할지 리스트업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만족스러웠다. 기본적인 내용은 위에서 언급한 이유식 책 2권을 베이스로 삼되, 추가적인 것 유동적인 것은 챗GPT와 함께하며 홈메이드 손수 만드는 이유식 과정을 순조롭게 해내가고 있는 중이다.
Tip 1 : 프롬프터(챗GPT 질문)은 구체적이고 세분화될 수록 좋은 것 같다. 이를테면 집에 이런저런 재료가 있고, 재료도구는 어떤 거고 등의 조건을 상세히 공유하면 좋다.
9. 이유식 치트키 3가지
밥을 잘 먹어주면 너무 좋겠지만, 이유식을 좋아하는 우리 포포도 몇 번 밥테기가 왔었다. 이유는 다양할 것 같다. 이앓이, 떡뻥 같이 더 맛있는 게 생겨서, 앉아서 먹기 싫어서 등등. 그때마다 유용하게 썼던 나만의 치트키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호박이나 바나나 같이 단 것. 최대한 지양하려곤 하지만 그래도 밥 먹이려면 별 수 있나. 약 10g 정도를 매 끼니에 넣고 유혹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완밥으로 간다. 둘째, 좋아하는 식재료를 찾을 것. 첫번째와 비슷하긴 하지만 애바애이기 때문에! 포포는 두부랑 치즈를 좋아해서 많이 미끼상품으로 썼다. 아직 포포는 안 먹여보았지만 '김'도 좋다고 한다. 셋째, 먹이는 자세 바꾸기. 정말 어지간히 밥상에서 밥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아기도 성장통 때문에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품에 안고 먹이거나, 바닥에 풀어놓고 조금 놀면서 먹인다. 포포의 경우 아무리 이유식을 거부해도 바닥에 놓고 조금 놀게 해주면 알아서 기어와서 입을 아- 벌리곤 했다.
Tip 1 : 치즈와 김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중요하다. 잘 확인해서 구입하는 걸 추천!
Tip 2 : 단호박을 너무 많이 먹을 경우, 일정 영양소 함량 초과되어 피부가 노래질 수 있다(지인 경험담).
10. 마인드세팅 : 본질을 잊지 말자!
이유식을 시작하면 수많은 고비들이 찾아온다. 잘 안 먹는 경우, 지저분하게 먹어서 뒷처리가 힘든 경우, 육아하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또 주방으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 등 다양한 고통들이 고개를 쑤욱 내밀며 시도때도 없이 찾아온다. 그럼에도 내가 왜 이유식을 하는지, 잠깐만 돌아보면 나는 금새 힘이 났던 것 같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모유나 분유가 아닌 처음으로 고체 형식의 무언갈 먹는 우리 아기. 아기의 모든 첫 음식들을 내가 직접 고르고 손질하고 떠먹여주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고통스러울 땐 본질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엄마 자신을 위한 에너지 주입도 놓치지 않는 걸 추천한다. 내 경우 스타벅스 모닝세트였다. 맛있는 빵과 바닐라크림콜드브루로 내 자신에게 연료를 주입시키고 열심히 큐브 공장을 돌렸다. 또 소소한 팁으로는 귀여운 식기들을 사서 예쁘게 사진을 찍는 것도 하나의 행복이었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기에 이 부분은 각자 조심하면 좋을 것 같다! 먹이는 게 주목적이지, 사진 남기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상 육아의 전 영역은 거의 자기 만족에 가까운 것 같다. 이유식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고. 힘들지만 힘을 내어 새로운 경험을 아기에게 해주는 데에 더 가치를 두고 이유식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