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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옫아 Feb 27. 2024

영화 <파묘> 리뷰 (스포주의) : 세 가지 단상

파묘, 한일귀신, 치유, 가족 그리고 사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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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뜻은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낸다는 뜻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되는 것도 바로 '파묘'라는 행위에 있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파묘를 진행하고, 그 이후에 따라오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그냥 땅도 아닌 무덤을 파낸다는 것은 보통의 계기로 이뤄지긴 어렵다. 

그 행위를 할 정도만한 묵직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파묘는 그 자체로 엄중한 무게감을 갖고 있다. 

무덤을 판다는 것은 곧 과거를 들추는 것. 

덮고 넘어갔던 일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하는 것. 

이 부분에 대해서 짚고 간다면 영화가 더 풍부히 읽힐 것이다.



1

영화가 1부와 2부로 나누어지고(내용 흐름 상)

1부와 2부에는 일명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이 등장한다. 

화림(김고은)의 대사를 빌려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미 둘의 차이가 내용상으로도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 귀신은 원한을 가지고 자신과 관련된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고, 화림과 봉길 등의 일명 스태프(?)들에게는 별다른 해를 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 귀신인 도깨비의 경우-사실 한국 정서의 도깨비는 이런 친구가 아닌데ㅜㅜ 라고 하면서 봄- 가축부터 관계없는 사람 모두에게 해를 가한다. 

이 차이는 이 글 뒤에 들어갈 링크에도 적용되겠으나, 어떠한 문화적 코드 차이에 기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하나는 맞고, 어느 하나는 틀리다라는 관점을 전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즉 예전부터 이어져온 문화적 코드 그대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물론 나는 한국인이라 일본의 정서가 와닿지는 않았지만! 

+ 어느 영화 평론가의 글에서 본 것 같은데, 영화는 시작한 동시에 2분 이내로 그 영화의 흐름 및 메세지를 얼추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나는 영화가 시작되고 그 2분에 집중하는데, 영화 <파묘>의 경우 화림이 "그리고 전 일본인이 아닙니다."라는 부분이 뭔가 묘-하게 들려왔다.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이 영화에는 '일본'과 관련된 것이 등장하고, '일본의 정체성'을 부정한다는 측면으로 미루어 보아 해당 내용이 또 한 번 되풀이 될 것 이라는? 실제로 어느 정도는 맞은 듯하다. 



2

음양오행과 풍수지리의 토속적인 문화코드를 빌려 '치유'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영화 <파묘>.

삶과 죽음을 오래 지켜보아 죽음에 두려움은 없으나 '딸의 결혼식'으로 인해 정신을 차리는 풍수사 상덕(최민식).

영화상 정확히 서술되지는 않으나, 일본 귀신은 우선 피해야 한다는 금기를 어렸을 때부터 내재화해왔으나 자신의 제자 봉길(이도현)을 위해 움직이는 화림(김고은).

직업 특성 상 어떤 고인이든지 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고, 망자가 가는 길에 예의를 정중히 갖춘 장의사 영근(유해진).

비록 교촌 치킨을 좋아하지만 굿용으로 희생되는 닭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10대 무당 박자혜 (김지안). 

등 인물들에게는 인간적인 면모를 품고 있다. 그런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영화가 어느 지점을 향해 갈지는 쉽게 감지될 것이다. 

+ 화림에게 든든한 힘인 할머니라는 존재가 부럽고 멋져보여따.. 



영화 말미에 이르러, 일본 귀신인 도깨비 오니를 잘 처리했음에도 화림, 영근, 상덕은 그의 잔상이 계속 남는다. 

그 충격을 아직 제대로 흡수하고 소화시키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은 영화적 메세지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해당 부분은 아래 영상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그들이 엔딩 장면에 이르러, 상덕의 딸 결혼식에서 가족 사진을 함께 촬영하며 하나의 사진으로 박제되는 것이다. 

영화 파묘에서 사진이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자신의 조상이자 아버지가 친일파의 일부임을 설명할 때도 사진이 활용되고, 

이에 반해 친일파들이 남긴 흔적들을 제거하는 단체 '철혈단'을 드러낼 때도 사진이 활용된다. 

영화에서 사진이 갖는 의의는 하나의 목표를 같이 하고 있는 이들임을 설명함과 동시에 박제되어 미래에게 전해질 무언가이다. 

그렇다면 화림, 영근, 상덕, 봉길이 '가족 촬영'이라는 목적 하에 '하나의 사진'으로 박제됨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먼저 표면적으로 그들은 마치 '가족'과 같이 친밀한 관계라는 것, 그리고 그들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같이 수행한 공동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추가적으로 파생되는, '가족'과 관련된 여러 의미가 있겠으나 해당 논의에서는 우선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 상덕은 핏줄, 즉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 초반부에서 한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는데, 핏줄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정신과 육체를 공유하는? 그만한 무게감을 가진 것이 바로 핏줄이고, 넓게 본다면 핏줄과 가족의 의미는 비단 실제 혈육만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 상덕의 사위는 독일인이고, 한국인과 다른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등장이 갖는 의의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수출용이라서 글로벌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아니면 이 영화는 한국 그리고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위 아더 월드.. 생각이 산으로 가는 중^^!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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