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 내게 말한다. 퇴사하라고..

by 차의 시간

1박 2일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다. 마침 워크샵 일정이 월경 시작일과 겹쳐 생리대를 잔뜩 챙겨갔었다. 워크샵 중에 혹시 생리가 흘러나와 바지에 묻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워크샵 동안은 다행히 월경이 시작되지 않았다.


금요일 밤에 워크샵이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아기와 같이 잠에 들었다. 토요일 아침이 되니 평온한 내 집에 내 가족과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 드디어 이번 달 월경이 시작되었다.


핸드폰 달력에 월경일을 기입하다가 문득 지난 월경일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문득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이직을 하고부터는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 월경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월경이 여성 건강의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몸이나 마음이 힘들면 월경이 미뤄지거나 생리통이 심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 있는 동안은 몸이 잔뜩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월경이 시작되지 못했었나 보다.


이직을 한 지 6개월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내 마음은 너무 지쳤다. 대표님의 말이 자꾸 바뀌고 회사 문화가 군대식이라 혼돈스럽고 숨이 막혔었다. 그래서 다시 이직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기도 했고 그냥 퇴사해버릴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버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월경이 버티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내게 말을 건넨다. 왜 이렇게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냐고.. 왜 그렇게 괴로워하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냐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네 인생 소중하니까 이제 그만하고 나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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