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거실에는 티비가 없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거실의 서재화를~' 이라고 겉으로 얘기하지만 실상은 티비 한 번 틀면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내가 주요 원인이었기에 환경적으로 못 보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티비는 안방에 자리잡게 되었고 그 이후 난 정말 티비를 안 보게 되었다.
그 대신 티비 리모컨 채널을 돌리면서 마구잡이로 보던 시절에서 벗어나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거나 엄청 인기를 끄는 드라마를 선택해서 날을 잡고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되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 좋았고 그만큼 한 번 볼 때 심사숙고하게 되기도 했다.
고르고 골라 재미있게 봐왔던 드라마들을 한 번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겠다.
-일단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왔던 드라마들(이 배우들이 나온다고 하면 일단 무조건 본다.)
조인성이 나온 '무빙, 공효진 나오는 '동백꽃 필 무렵', 공유의 '도깨비', 아이유&이선균이이 나왔던 '나의 아저씨'(이선균은 이번 사건으로 많이 실망스럽게 되었지만 ㅠ) 현빈&손예진이 나온 '사랑의 불시착', 조승우&배두나 나온'비밀의 숲', 김태리 나오는 미스터 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등...
-작품적으로 좋았던 드라마들
눈이 부시게, 우리들의 블루스,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의 해방일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해 우리는, 이태원 클라쓰, 재벌집 막내아들 등등...
꽤 많은 드라마를 적은 거 같은데 여기 어디에도 '정우성' 이 나오는 드라마는 한 편도 없다. 그는 "잘생김=정우성" 이란 사실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비주얼을 가졌지만 나에게는 별 감흥이 없었던 배우였고 그동안 딱히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생각을 해 본적도 없는 듯 하다.
최근 개봉한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를 통해 그에게 아주 푹~ 빠져버렸다.
1979년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작품속에서 정우성은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이태신 장군은 군인의 본분에 충실하며 자신이 가진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기 위한 의무를 저버리지 않고 항전하는 정의로운 인물로 나온다.
어느 기사에서 김성수 감독이 이태신을 고민하는 정우성에게 그의 'UN난민기구 친선대사 때 인터뷰영상'을 보내주며 '이게 이태신이야' 라고 했다는 내용을 봤다. 정우성은 난민 이슈 때 제주상황이 펼쳐지면서 엄청난 공격과 비난을 받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서 의연하고 꼿꼿이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줬었고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이태신이 이런 태도와 자세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자기의 굳건한 신념과 소명이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이 모습에 내가 반해 버린것이다.
'서울의 봄' 영화 홍보를 위해 최근에 계속 유튜브에 나오시는 정우성 배우님 ~ (마음이 가니 존칭이 절로 나온다 ㅎ)
홍진경, 나영석PD, 신동엽, 성시경 유튜브 등 나오시는 대로 열심히 챙겨 보고 있는데 어디 유튜브에 나오든 진행자를 대하는 자세나 선택하는 단어에 진정성과 위트가 있고 아주 나이스한 태도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만 뒤적거리다 이번에 멜로물을 찍었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도 11년만에... 제목은 '사랑한다고 말해줘'
1~2화 요약본을 살짝 봤는데 꺄~~~~ ...50대에 그런 비쥬얼은 반칙 아닌가요??
나이든 40대 아줌마에게 설레임이란 가슴 깊이 묻어둬야 하는 옛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50대의 그대를 보면서 깊숙이 묻어뒀던 설레임을 느낄 수 있게 해 줘 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