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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든 Dec 08. 2020

출간 후 이야기 #4

탈고와 출간 사이


퇴고도 만만치 않았다. 집필 일정을 짤 때 퇴고는 금방 끝날 줄 알고 방심했는데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다 마감일에 겨우 맞춰 탈고할 수 있었다. 초고를 보낸 후에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교정, 교열, 윤문 작업이 완료되고 내지와 표지 디자인이 확정되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실제 책을 손으로 만지면 어떤 느낌일지 무척 기대되었다. 긴장 섞인 설렘을 안고 출간일을 하루하루 기다리던 어느 날, 출판사에서 드디어 만나자는 요청이 들어왔다. 바로 유튜브 홍보 영상 때문이었다.


헐!! 


그랬다. 가끔 꼭꼭 숨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꾸 핸드폰을 의미 없이 만지게 돼서 인스타그램도 블로그도 닫은 내가 유튜브 영상을 촬영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진도 아닌 영상을 먼저 찍을 생각에 속이 울렁거렸지만, 앞에 언급했듯이 인스타그램도 블로그도 닫은 내가 책을 홍보할 방법은 하나도 없었기에 출판사가 요청하는 홍보 영상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수밖에 없었다. 책이 나왔는지 아무도 모르면 아무리 재밌어도 아무 소용없는 법! 김포행 비행기표를 끊고 출판사에서 요청한 축소주의 아이템을 선택하고 신랑과 함께 인터뷰를 연습했다. 신랑이 찍어 준 영상 속의 내 눈은 좌우로 위아래로 왜 이렇게 산만하게 움직이던지! 마치 면접을 준비했던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촬영 당일, 합정역에서 출판사 분들을 처음 뵙게 되었다. 다들 마스크를 끼고 계셨고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신기하게도 어렴풋이 편집자님, 마켓터님, 디자이너님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각자의 축소주의 라이프를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의 꽃을 피웠고, 어떻게 보면 실제 독자분들인 이분들과 나누는 소소한 축소주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코로나만 아니면 혹시 독자분들을 더 만날 기회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촬영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영상 촬영이 시작되자 내 땀샘은 폭발했고 입과 얼굴 근육은 수시로 굳거나 파르르 떨리는 듯했다. 인터뷰는 달달 연습해왔지만 축소주의 아이템을 소개할 때는 대사를 준비해오지 않아서 (대사가 그냥 술술 나올 줄 알았다) 무척 당황하고 계속 NG를 냈다. 그래도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촬영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잘한다고 용기를 계속 주셨는데, 나중에 편집된 영상을 보니 편집을 정말 잘해주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나온 내 모습에 안도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 때문에 책 출간이 한 차례 미뤄졌는데, 바로 추천사 때문이었다. 출간 바로 직전에 추천사가 결정되었던 것이다. 추천사를 해주기로 한 사람의 이름을 듣자마자(아니 읽자마자) 눈을 비볐다. 이거 내가 아는 그분 맞지? 예전에 인스타그램을 했을 때 그를 팔로우하며 가족과 아내를 주제로 쓴 그의 피드가 좋아 열렬히 '좋아요'를 누르곤 했었다. 출간된 그의 에세이를 모조리 읽었으며 그가 출연한 <방구석1열>과 <리턴>을 즐겨보았다... 무려 그가 내 책의 추천사를 써주신다니.


봉태규 배우님. 추천사 감사합니다. 언젠가 영화에서도 꼭 뵙고 싶습니다!



- 다음 화에 계속 -



<아직도 손에 땀이 다 나는 유튜브 촬영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FqIZVCFotg&list=LL&index=5



<축소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구매 링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2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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