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주택, 고택, 주택 인테리어 경험
오랜 시간 공간에 관심을 가지면서 주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인테리어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생겼었다. 그때마다 흔쾌히 프로젝트에 임하게 되면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 아파트, 야탑 오피스텔, 멋쟁이사자처럼 사옥, 멋쟁이사자처럼 교육장, 잔잔스테이 이렇게 총 다섯 곳의 인테리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진행이라 하기엔 인테리어 업체가 다 하긴 했다...)
다섯 프로젝트들을 열정, 영혼, 노력, 에너지, 시간, 비용을 투자한 정도로 순서를 매긴다고 한다면, 잔잔스테이 → 멋쟁이사자처럼 사옥 →멋쟁이사자처럼 교육장 →분당 아파트 → 야탑 오피스텔 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분당 아파트와 야탑 오피스텔은 인테리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가볍게 진행했던 사례였다.)
강릉 잔잔스테이, 삼성동 멋쟁이사자처럼 (구)사옥은 리모델링을 할 때부터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솟은 프로젝트였다. 두 공간 모두 구옥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공간의 용도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큰 변화를 줄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이제 잔잔의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가는 시점, 다섯 번의 인테리어를 경험하고 난 후 느낀 몇 가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래 이야기 나눈 부분 중 상당수는 고택이나 주택을 리모델링 하면서 느낌점이 크다.
말해 뭐 하겠냐만 셀프 인테리어가 아닌 이상, 인테리어 업체의 선정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심지어 최악의 인테리어 업체는 사기꾼일 확률도 있다.(사기꾼을 만난게 바로 나!)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격요건들과 직접 진행했던 다양한 포트폴리오 등 여러 가지로 좋은 업체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참 중요하다.
나의 경우는 잔잔스테이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인테리어 업체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노션과 PDF 파일로 잘 정리하여, 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 방향성 등 내 뇌 속에 있는 공간에 대한 다양한 파편들을 던져드리는 것으로 처음 컨택을 진행했다. (서울, 강원도, 강원도 가는 길(가평) 등에 있는 열 곳 이상의 업체에 컨택을 보냈다.) 나도 스몰비즈니스의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기에, 클라이언트가 에이전시에게 전달해야 하는 정보들은 잘 정리되어진 무엇이라기 보다 생각하고 있는 모든것들 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오늘의집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견적 비교, 포트폴리오 확인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멋쟁이사자처럼 삼성동 교육장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오늘의집을 통해 추천받은 4군데 업체를 직접 만나보고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형태로 최종 업체를 선정하였다.)
다양한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업체별의 특징이 확연하게 다르다는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업체들이 좀 더 전문적인지, 어떤 업체와 이야기를 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이 편한지 등의 감이 오기 시작한다. (지인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의 퀄리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업체를 가장 우선순위로 했는데, 스스로가 다양한 인테리어 요청을 하는 것이 어려워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여성 대표님의 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내가 경험했던 인테리어 업체들은 동기간에 평균적으로 2~3개의 공간을 인테리어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실장님 혹은 대표님이라고 불리는 인테리어 업체의 현장지시자들이 내 인테리어 현장의 모든 장소, 모든 순간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예산이 무지막지하게 크지 않은 이상 보통 그러신 듯하다.)
그랬기에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들에서는 꼭 현장에 있으려고 했다. 타일 디테일, 페인트질 디테일 등은 내가 너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었다. (전체 시공 스케쥴 표를 확인하고 내가 꼭 현장에 있어야 하는 날은 모두 휴가를 사용하여 현장을 지키려 했다.)
초기 잔잔 공간에는 작은 샤워실 내에 작은 조적 욕조를 만드는 것을 아이디어로 했었는데, 실제로 조적을 쌓는 시기에 방문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사이즈의 공간감을 확인하고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라 직접 조적을 털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아마 조적이 다 쌓아진 후에 결정을 내렸다면 시간도 돈도 더 드는 상황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현장을 감독 및 지시하는 인테리어 업체에 의견을 묻거나 진행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디자인 및 실행에 대한 많은 부분을 컨펌한 상태에서 이런 형태로 방향성을 바꾸는 것은 인테리어 업체에서 많이 기분 나빠하실지도 모르고, 더 큰 일을 만들 수도 있지만 아마 그대로 완공이 되었다면 계속해서 후회가 되었을 거 같다.
인테리어를 하게 되는 일반인들의 대부분은 나처럼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테이블과 의자는 몇 cm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게 편한지, 일체형 변기의 단점은 무엇인지, 변기가 들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은 어느 정도 인지 수 많은 경험치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예쁜 공간을 디자인하다 보면, 가끔은 사용성이 놓쳐지는 경우가 존재하기도 한다. 문이 열리면서 계속 벽에 닿으면서 창문의 칠이 벗겨지거나, 벽지가 벗겨진다던지의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문이나, 창문 등 이동이나 변화가 발생하는 공간은 이 부분이 움직일 때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지, 사람이 있을 땐 움직이기 편할지 등의 깊은 고민과 상상이 꼭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 탓에 어떤 문들에는 스토퍼를 설치했어야 했고, 어떤 창문에는 시트지를 바르는 후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전문가인 인테리어 업체에서 많은 부분을 조언을 주시는데, 잔잔을 만들 때 함께하는 강릉의 예스인테리어와 진행하면서 놓칠뻔한 많은 부분 보완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다양한 공간을 다니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고, 몇 건의 인테리어를 진행했기에 나름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나는 일반인이었다.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도면, 3D시안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간이 어떻게 구현될지 가늠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공감의 크기나 공감감 등이 한 번에 와닿지 않았다. 그때마다 새로운 레퍼런스를 찾아보면서 상당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렇기에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콘셉트의 공간들을 많이 방문해 보고, 어떤 형태로 마감을 하는지, 재료와 재료들이 만나는 부분은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는지 등 다양한 부분을 뜯어보고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레퍼런스를 많이 본다고 해서 어떤 질감과 자재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들이 많지 않을 수 있기에 어려울 수 있다. 그 레퍼런스들을 가지고 인테리어 업체와 이야기한다면 충분히 더 좋은 방향으로 인테리어 방향의 싱크를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테리어를 하는 상황이 모두 다르겠지만, 내가 가장 신경을 썼던 두 건의 인테리어에서는 건물 내 외부의 리모델링 뿐만 아니라 가구들을 맞추는 것들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텅 빈 공간을 하나씩 채우기 위해서는 각 공간의 실제 크기에 대해서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했다.
벤치의 길이를 알아야 딱 맞는 맞춤 방석을 구매할 수 있고, 공간과 공간 사이를 정확하게 메꿀 수 있는 크기의 수납함이나 박스를 구매할 수도 있었다. 스토퍼를 잘 설치하기 위해서는 열린 문과 벽 사이의 길이 또한 알아야 한다. 블라인드 혹은 커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천장가지의 높이 혹은 창문틀의 크기 또한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추후에 가구나 소품 등이 놓일 공간을 미리 고려하고 있다면,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해당 우치에 들어갈 가구나 소품의 크기에 대해서 미리 공유한다던지의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이 미리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인테리어 완성 후 많은 공간을 다니면서 실측을 하여 공간의 크기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직접 치수를 측정했던 경우는 내가 직접 시공 및 설치를 해야 하는 순간이었는데, 허니콤블라인드 설치, 네스트 온도조절기(IOT 온도조절기) 설치, 스토퍼 설치, 맞춤 소파 방석 주문제작, 맞춤 이불/베개 제작 등등이 있다. 이 과정들과 업체들도 기록해 두면 좋을 것 같으니 관련한 이야기는 따로 기록으로 남겨두어야겠다.
내가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는 굉장히 입체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매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인테리어를 할 때마다 느끼고 있다. 인테리어를 하면 10년은 늙는다는데, 이번 잔잔을 만들 땐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다시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하면 더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결혼하면 꼭 내가 만든 주택, 혹은 리모델링한 주택에서 살고 싶다. (연애부터,,, 결혼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