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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Dec 31. 2023

스타트업의 마케팅

마케팅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4대 보험이 가입되어 일이라는 것을 시작했던 건 2014년부터였다. 중학생부터 꿈꿔왔던 광고회사에 겨우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인턴발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스스로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느끼며 팀장님 앞에서 질질 짜던 코찔찔이가 벌써 10년 차의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종합광고대행사에 광고기획자(AE)라는 커리어로 시작했고, 이후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을 맡았다가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함께하는 브랜드팀 파트장으로 일하는 경험을 가졌다. 그리고 코스닥 상장사 내부의 신사업 조직 PO를 거쳐, 현재는 대표라는 포지션으로 회사와 프로덕트가 잘 되기 위한 모든 일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스몰비즈니스들의 마케팅과 브랜딩을 돕는 일들을 간간히 하고 있다.


누가 일을 잘했냐고 물어본다면,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했고 꽤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을 해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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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신입 마케터분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테크 스타트업에서 혼자 마케팅을 하고 있었고, 비즈니스 방향을 B2B에서 B2C로 전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을  맡고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부터 마케팅을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마케팅 업무를 혼자 담당할 신입 마케터를 뽑고 있었기에 대화를 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고, 좋은 조언을 해주고 싶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통해 내가 해왔고, 앞으로도 하게 될 마케팅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마케팅과 마케터의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글에 앞서 경력과 상관없이 나보다 더 훌륭한 마케터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어떤 일이던지 업무의 방법과 성과는 각자의 방법이 있기 때문에 한 명의 마케터의 생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을 들었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라는 답변으로 대화를 이어나갔었었었었다. 최근에 생겨나는 다양한 스몰브랜드들, 스타트업의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특히나 마케팅에 정답은 없다고 느껴진다. 다만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일들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트업의 마케터는 파운더가 아닌 사람이 마케터로 합류했을 때에 적절하다.)


1. 브랜드/제품에 대한 이해, 브랜드/제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모든 브랜드와 제품은 모두 그럴싸한 계획들을 가지고 생겨난다. (뭐하기 전까진?) 그 계획은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 일수도 있고, 기존의 제품보다 더 큰 가치를 주기 위함 일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를 위해 가치들이나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충분한 고민의 결과로 해당 제품과 브랜드가 론칭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와 다르게 다른 방식으로 제품이 소비되거나 매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첫 회사인 광고대행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SNS를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페이드미디어를 직접 집행하는 셀프서브 경험을 빠르게 접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두 번째 회사인멋쟁이사자처럼에 처음 합류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일단 SNS 계정들을 만들고 운영하는 작업이었다. 물론, 페이드미디어 집행의 여력이 크지 않은 초기스타트업에서 온드미디어 운영은 할 수 있는 마케팅 중 가장 쉽고 좋은 선택지임이 확실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고민이나,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고민했던 게 아니라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SNS들을 운영하는 일들을 했었었다.


만약 스타트업 초기마케터가 브랜드나 서비스의 파운더나 초기 멤버가 아니라면 파운더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제품이 지향하는 바, 브랜드가 왜 만들어졌는지, 창업가가 바라보는 비즈니스 방향이나 미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PM이나, BM과 충분히 대화를 하여 그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브랜드 마케터는 제품이 기획되고 소비되고 판매되는 모든 단계에서 과정을 충분히 보았을 때 마켓에서 제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을 더 잘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다.


론칭부터 브랜드마케팅을 도왔던 여성 수영복 브랜드는 초기에 생활 수영을 하는 유저들을 타깃으로 제품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제품 소구점을 기능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카피라이팅으로 광고를 집행했었다. 광고 성과가 크게 상승되지 않자, 기능적인 소구와 함께 디자인적인 소구를 중심으로 광고 소재를 추가 제작하여 광고를 집행했고 그동안 볼 수 없는 광고 성과를 볼 수 있었다.


운동복인 만큼 기능적인 측면이 중요하지만 결국 유저가 느끼는 소구점이나 브랜딩은 매력적인 수영복 디자인에서 좀 더 많은 매력을 느꼈던 것이었다. 그 이후로 해당 수영복은 꾸준히 시즌비주얼을 찍을 때 해당 포인트가 강조된 이미지를 촬영하고 있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브랜드가 바라보는 유저들이 느끼는 소구점과 실제로 느끼는 소구점이 달랐다는 점이다. 유저들의 시선으로 이 제품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UT, 유저서베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테스트 해보길 바란다. 이름이 거창해 보이겠지만 제품을 처음으로 구매했거나, 구매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 이유나 구매하지 않았던 이유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 다양한 마케팅 (삽질하는 용기)

세상에는 수많은 마케팅 방법이 존재하는데, 그중 우리 브랜드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이 무엇인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떤 브랜드는 우연히 노출된 커뮤니티를 통해 발전이 되기도 하고, 어떤 브랜드는 브랜드 자체만의 스토리로도 매력적일 수 있고, 어떤 브랜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유명해질 수도 있다.

멋쟁이사자처럼에 처음 합류했을 때, 나는 혼자서 마케팅을 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운영하는 운영매니저의 역할,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 마케팅을 하는 일 등 당야 한 일을 해야 했다.

일단 모르니 우리 기사를 써줬던 기자님들한테 다 메일을 돌려보고, 전화를 해봤던 시절

생전 처음 하는 PR도 직접 경험했고, 클럽하우스가 유행하자 유명한 대표님을 활용하여 회사를 홍보하는 일도 했었다. 브랜드와 서비스가 마켓에 노출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괜찮다. (불법적인 일은 말고,,,) 


현재 일하고 있는 퓨쳐다임에도 마케터는 공석이다. 그래서 마케팅은 내가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쿠폰을 만들어서 카페에 뿌리기도 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요청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제는 서울숲에서 입점해 계신 상담사분들을 모시고 무료 상담을 하는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했다.


멋지고 화려하거나, 기술적이지 않아도 좋다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나/제품을 알게 되고 한 번이라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 어떤 삽질이라도 시작해도 좋다.


3. 회사에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

모든 비즈니스의 목표가 그러하겠지만 스타트업은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 [생존]이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생존이다. 마케터는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방향, 그중 특히나 숫자, 매출을 만들어 내는 것들에 집중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돈이 되는 클래스도 만들고 광고도 하고 운영도하고 다하고 그랬더랬다

멋쟁이사자처럼은 IDE기반의 실시간 프로그래밍 학습 플랫폼 코드라이언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생각보다 늦어지는 회사의 첫 프로덕트를 론칭시기 때문에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비용은 줄어들고 있었고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 수 있는 어떠한 일이라도 해야 했다. 

다양한 커뮤니티 행사, 독서 모임이 열리고 있는 시기였기에 우리는 멋쟁이사자처럼 Meetup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인 수업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노코드 플랫폼 노션으로 가볍게 페이지를 만들고, 구글의 설문지 툴을 활용하여 강의를 듣고 싶은 사람들의 리드를 수집했다. 팀원들과 우리가 생각하는 강의 환경의 모습을 촬영하고 바로 광고를 집행했다. 가볍게 시작한 수업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차 진화되었고 멋쟁이사자처럼 직장인이라는 수업으로 멋쟁이사자처럼의 B2C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멋쟁이사자처럼의 첫 프로덕트가 점차 윤곽을 보이면서 마케팅 목적과 초기 구매자 확보를 위해 펀딩이라는 방법을 제안했다. 두 번의 펀딩을 통해 서비스 론칭 전 5,000만 원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론칭준비부터 론칭 후 펀딩 기간 내내 팀원들과 초조했던 펀딩 프로젝트

글을 쓰고 보니 초기 스타트업 마케터가 해보았으면 하는 것들 그리고 가져야 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내 경험에 토대로 작성해 본 것 같다. 돌아보면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터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해보고 싶은 모든 걸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만약 그런 걸 막는 대표님들이라면 많은 것을 위임하고 권한을 주시길,,,)


퓨쳐다임에서도 비대면 타로/신점/사주 상담 앱 출장도사를 팔리게 하는 주니어 마케터를 뽑고 있다. 출장도사라는 프로덕트를 어떻게든 팔리게 하고 싶고, 내 힘으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마케터들이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 당신의 삽질을 응원하고 함께 할 준비가 되어있다.


사실 지원은 당장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에 앞서 우리 회사와 출장도사라는 프로덕트에 대한 조금의 관심이라도 생기는 분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관심이 간다면 언제든 편하게 커피챗을 요청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어쩌면 재미있는 일을 함께 하게 될지도?


y@futuredig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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