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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n Mar 26. 2024

첫 이직을 준비하다 (2)

떠날 때 to-do list

저번 포스팅 '첫 이직을 준비하다 (1)'을 마치고 결국 이직하게 되어 벌써 새 회사에서 일한 지 2주일이 지났다. 퇴사하고 1-2주 정도 break을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양쪽 요구조건을 맞추기 위해 실패했다 (아직 심리적 '을'이라 베짱있게 나가질 못함..). MBA 졸업하고 첫 FT을 시작했을 때는 걱정이 정말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느정도 직무/회사에 대한 감이 와서 그런지 맘 편안히 첫 출근을 했고 현재까진(?) 매우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 참 다행이다.

새 직장 출근 첫 날. 미국에서 두 번째 하는 Onboarding이다 보니 훨씬 심적으로 편하고 좋았다.

첫 이직인 만큼 사소한 부분부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지난 회사에 어나운스하는 시기부터 팀과 마무리 인사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대할 필요가 있어 나름 긴장되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기우일 뿐, 큰 변수는 없었으며 차근차근 "회사 그리고 나에게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 선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사에 대하니 큰 어려움없이 애매했던 상황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1) 어나운스 타이밍: 가장 고민됐던 부분이다. 수많은 리서치를 해봤는데 (reddit, Quora등) 결국은 '케바케'였다. 어떤 회사는 2주 전 어나운스했는데도 바로 terminated됐다던지 (이건 좀 최악의 회사인듯), 어떤 곳은 1달 전 어나운스를 권장한다던지 수많은 극단적인 사례들을 볼 수 있었는데, 거듭 찾아볼 수록 가장 합리적인 선은 'Two weeks notice'였다. 고민이 여기서 끝난 건 아니었다. 그럼 과연 '언제'를 last day로 할 지 정해야했는데 이는 아직 지난 해 성과급이 나오기 전인 상황이라 그 시기를 가늠할 수 있어야 했다. 대부분 알겠지만 성과급 귀속연도인 해에 속해 일했다하더도 실제 지급일 전에 퇴사한다면 성과급 지급조건을 qualified하지 못한다.


(2) 금전적 요소: 위 고민의 연장선으로 HR에 그나마 '정서적 친밀감'이 있는 주니어급 한 명에게 연락해 2주 후가 성과급 지급날 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맞춰 지급 다음 날을 공식적 퇴사일로 혼자 정했고 역으로 2주 전을 어나운스 날로 정했다. 성과급 이외에 401k, 주식, 그리고 건강보험등을 고려해봐야하는데 이번에 알게 된 팁은 퇴사 해당월 중 한 번이라도 건강보험료를 회사에서 냈으면 그 달은 그 전에 퇴사하더라도 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이왕이면 월 초에 퇴사하는게 이득이다.


(3) hand-over stuff: 아무리 떠날 조직이어도 '끝'이 중요하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이기도 한데, 퇴사는 잠깐 동안의 안녕이지 절대적 안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현 직장 사람들 얘기만 들어보더라도 function이 같을 경우, 퇴사 후 다른 직장에서 종종 자주 볼 수 있을 뿐 더러 reference check을 하게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내 나갈 때 뒷모습 인상은 같이 일했던 동료의 유일한 기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접근해야 좋다. 아무리 근무기간 동안 잘했어도, 결국은 사람-사람의 일이라 '감정'이 평판에 개입되기 쉽다. 이를 염두해 두고, 이미 후임자가 정해졌다면 성실히 인수인계하고, 더불어 하던 일의 process를 모두 문서화해두고 가는 것이 좋다.


(4) Last day: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팀원들 중에도 특히 가깝게 일했던 동료들과 1on1 미팅을 잡아 (대게 먼저 잡아온다) 깔끔하게 인사하고 나오면 된다. 이떄 유의할 점은 되도록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쨋든 나는 떠나는 사람인데, 남겨진 조직에 대한 비판은 직장동료들에 대한 평가로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담담히 동료로서 서로의 앞 날을 응원해주며, 후에 다시 만날 일을 기원하며 마무리하면 된다.


전 포스팅을 보니 '이직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전 직장에 대한 불만도 있긴 했지만, critical하진 않았다. 그냥 단순히 새로운 직장의 offer 조건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전 직장에 남아서 일했다면 적어도 2-3년은 걸렸을 일을 이번 이직으로 한 번에 직급 상승과 이에 맞는 연봉인상을 얻었으니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division에서 일한다는 점 또한 성장욕구를 충족시키에 좋아보였다.

마지막 날 직속 Sr. Manager와 Director와 미팅을 했는데, 물론 그들의 헐리웃 액션일 수도 있다곤 생각하지만(ㅋ) 약간 축 늘어져보이고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표정에 난 적지않게 감동 받았다. 별에별 일을 같이 겪으며, 해결해왔던 사이었기에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보니 마냥 신나진 않았고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던 것 같다.


"늘 나는 변화를 원하지만, 막상 내게 일어나면 두려워진다." 두려움 없는 성장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힘들고 버겁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내가 그만큼 성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잘 서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저 끈기있게 인내하며 즐기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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